김관선 목사(주필)

지난 주간, 우리 교회 교역자들과 일본에서 수련회를 했다. ‘나라현’에 위치한 선교사를 통해 세운 교회에서 진행했다. 그런데 함께 자유로운 대화를 하는 중에 아내가 “당신은 나의 로또”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다 아는 이 조크를 알지 못하는 선교사는 “사모님 참 스윗하다”고 반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는 다시 “당신은 나와 평생 안 맞아”라고 응수했다. 그제야 ‘로또’의 뜻을 알고 폭소했다. 그렇다. 우리는 참 안 맞는 사람이다. 서로 다른 사람인데 맞는다는 것이 오히려 기적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하게 잘 사는 이유는 서로 사랑하는 상대에게 맞추기 위해 애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서로 잘 맞는다는 것을 느낀다.

여기서 문득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생각했다. 하나님께서도 나에게 ‘넌 나의 로또’라고 하시지 않을까 싶다. ‘넌 목사임에도 나에게 잘 맞추지 못하는구나’라며 한탄하실 것 같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분의 뜻에 맞추기 위해서 애쓰는 것도 아실 것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맞춰 주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달라도 너무 달라서, 하늘이 땅에서 먼 것처럼 하나님과는 매우 다른 내가 그분께 맞추려고 몸부림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시는 것 같다.

음악으로 말하면 다른 음정과 목소리가 기가 막힌 화음을 이루듯 난 종종 다른 소리를 내지만 주님이 내게 잘 맞춰 주시는 것이다. 재즈 연주를 볼 때마다 감탄하곤 한다. 즉흥적인 연주가 대부분인데 어쩜 저렇게 잘 맞출까, 서로 다른 악기에, 서로 다른 주법을 쓰는데도 뛰어난 음악가들은 서로에게 잘 맞추며 듣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것이 재즈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교회도 어느덧 30년, 내 능력보다는 주님께 순종하기를 기뻐하는 교회가 목회자인 내게 맞추기 위해 애썼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 덕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러니 고마울 수밖에. 까다로운 목회자를 존중하고 따라오기 위해 얼마나 애썼을까를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돈다. 고마운 분들 가운데 이미 천국에 가 계신 분들도 많다. 마지막 순간까지 모자라고 까다로운 내게 맞추기 위해 애쓴 많은 이들이 눈앞을 스친다. 고마운 그들이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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