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에 이 땅을 찾아온 선교사들은 복음전도의 사명만 수행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인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공감으로 우리 겨레가 자주독립의 열망을 향해 나아가도록 돕고, 문화 교육 예술 등 더 넓은 세상의 지평으로 젊은이들을 안내했다.

뮤지컬 '일 테노레' 포스터.
뮤지컬 '일 테노레' 포스터.

오디컴퍼니의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는 바로 그 이야기를 축약한 작품이다. 이탈리아어로 ‘테너’를 뜻하는 작품명에서 드러나듯이, 이 극의 스토리는 1930년대 일제를 향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아 서양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려는 한국인 학생과 선교사의 분투를 그리고 있다.

특별한 테너의 목소리를 지닌 의대생 윤이선, 열정적인 독립운동가이자 무대 디자이너인 이수한, 항일운동 모임인 ‘문학회’의 리더이자 연출자인 서진연, 그리고 이들을 아우르며 인도자 역할을 하는 선교사 베커 여사 등의 배역들이 생생하게 어우러진다.

이 캐릭터들을 활용해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그려낸 대사와 노래들이 박진감 넘치면서도 감동적인 장면들을 객석에 선사한다.

특히 윤이선의 경우는 세브란스의전 출신의 의학도면서, 선교사로부터 음악을 배워 훗날 자신이 직접 주연을 맡아 출연한 서양 오페라 <춘희>를 국내 첫 상연했던 실제 인물 이인선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뮤지컬 <일 테노레>는 2월 25일까지 CJ토월극장에서 상연된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저녁 7시 30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2시와 7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3·1절의 의의를 생각하며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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