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산정현교회 부임 10년이 될 때 스스로 사역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를 칭찬하며 상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게 비싼 손목시계를 사주었다. 시계를 선택한 이유는 ‘때’를 잘 분별하자는 의미였다. 그것은 내 자신에게 주는 첫 선물이었다. 지금도 그 시계를 볼 때마다 즐겁다. 참 잘한 일이다 싶다.

목사 안수 1년 만에 89년이 된 전통적 교회에 부임해 10년을 섬겼다. 그냥 버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꽤 괜찮게 목회했다. 스스로 평가해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교만이 아니라 정말 나에게 상을 주고 싶었고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던 것이다. 이런 칭찬, 정말 필요하다.

또 가끔은 내 자신에게 비싸고 좋은 음식을 대접한다. ‘넌 이런 거 먹을만해’라며 내가 나에게 밥을 사주는 것이다. 이런 대접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칭찬은 인색한 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칭찬을 이상하게 여길 뿐 아니라 잘난 척한다며 재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다. 내가 잘했는지 못 했는지는 누가 뭐래도 내가 가장 잘 안다. 그러기에 박수 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 난 스스로에게 박수칠 수 있다. 또 박수 소리가 요란해도 스스로 질책하기도 한다. 모두 칭찬해도 그것이 최선을 다한 결과가 아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제 내년이면 한 교회를 섬긴 지 30년이다. 그래서 또 칭찬하고 격려하기 위해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 온천도 가고 좋은 음식도 먹었다. 맛있고 유명한 먹거리를 찾아 다녔다. 꽤 즐거웠다. 그리고 내년을 기대한다. 30년 섬김의 해를 잘할 것 같아 설레었다. 그리고 멋진 퇴장도 기대된다.

난 목사 되기를 참 잘했다. 그 좋아하는 일을 참 잘했다. 이제 날 칭찬하다 보니 나를 위해 애쓴 주변에 대한 존경심도 한층 높아진다. 날 지켜준 아내, 30년 세월을 좋아해 준 공동체에 속한 나의 형제, 자매들. 고마움을 표하고 또 칭찬하고 싶다. 내 스스로 칭찬하다 보니 당신에 대한 칭찬도 진지해진다. 가장 위험한 일은 타인 칭찬도 인색한데다, 자기 칭찬도 못 하는 것이다. 그러다 자기 소멸로 가며 함께 패배자가 되지 않을까? 오늘, 거울에 비친 내가 유난히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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