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탕 초지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

“몽골에 한국 선교사 영향 지대해”
한국 내 몽골인교회에 관심 요청

몽골은 한국과 지리적으로나 인종적, 문화적으로 가깝다. 1991년 선교의 문이 열렸을 때, 수많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복음을 들고 그 땅으로 향했다. 그 결과 복음의 불모지였던 몽골에는 현재 700여 개의 교회가 세워졌고, 교회들은 이제 자립을 넘어 선교 이양을 준비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몽골교회 최대 연합단체인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 알탕 초지 목사가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초청으로 방한했다. 몽골복음주의연맹에는 전체 몽골교회의 80% 가량이 소속돼 있다. 알탕 초지 목사를 만나 몽골교회 현황과 한국교회와의 동반자 선교에 대한 기대를 들었다. 통역은 이대학 선교사(국제풀뿌리선교회 몽골 대표)가 맡았다.<편집자 주>

 

▲코로나 팬데믹이 몽골교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몽골교회 현황은 어떤가?

=몽골교회는 2010년 이후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개신교 사역자가 1178명이고, 개신교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2% 정도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은 몽골교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20∼30% 가량 성도가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작년 9월 빌리그래함전도협회가 울란바토르와 도청소재지들에서 ‘기쁨의 축제’라는 이름의 전도집회를 열었고, 몽골교회에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이 전도운동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확대할까 고민하고 있다.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 알탕 초지 목사는 몽골 선교에 누구보다 한국교회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속적인 선교협력을 요청했다.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 알탕 초지 목사는 몽골 선교에 누구보다 한국교회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속적인 선교협력을 요청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회들이 큰 성장을 도모하기보다 한 명 한 명을 제자 삼는 전략에 더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회들이 새롭게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전도법으로 매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전도도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몽골에서 유명한 기독교인들, 연예인들, 목회자들이 TV에서 광고 형식으로 복음을 전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영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길거리 현수막에 큐알코드를 넣어 복음을 전하기도 한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종교정책이 강화돼 교회에 대한 검열과 통제, 핍박이 커지고 있다. 몽골 정부의 종교정책은 어떤가?

=공개적으로 교회를 핍박하지는 않는다. 대통령 자문위원 가운데 기독교인도 있고, 의원들 중에도 기독교인들이 있다. 전반적으로 기독교인들의 실체를 조금씩 인정하는 분위기고, 인구 비율에 비해 기독교인의 영향력도 큰 편이다.

다만 교회 등록 허가를 해주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기독교에 대한 통제가 있는 상황이다. 2018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등록을 허락한 교회가 한 군데도 없다. 개방 후 최초로 등록을 했던 5개 교회를 제외하고, 이후 등록된 250여 개 교회들도 1년마다 등록을 연장해야 한다. 나머지 등록이 안 된 교회들도 경찰이 정기적으로 조사를 한다. 몽골복음주의연맹에서 교회 등록을 담당하고 있는 시도 의회에 계속 ‘1년마다 등록을 연장하는 것은 너무 무리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선교 사역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종교 활동을 하려면 정식으로 종교비자를 받으라고 말은 하는데, 근로세도 내야 하고, 갱신도 제때 되지 않는다. 비자 연장이 굉장히 힘들다.

▲한국교회의 몽골 선교가 이제는 동역 단계를 넘어 이양 단계로 들어섰다. 어떻게 평가하나?

=먼저 한국교회가 몽골교회에 끼친 기여도를 말하고 싶다. 현재 전체 몽골교회의 60∼70% 가량은 한국 선교사들을 통해 세워졌다. 몽골교회는 한국 선교사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불가능하다. 특별히 교회 개척이나 복음 전도에 있어 한국 선교사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금도 몽골 내 외국 선교사의 절반 이상이 한국 선교사다.

선교 이양과 관련해, 나도 2∼3년 전에는 몽골교회가 스스로 자립하는 단계라 봤다. 그러나 복음주의연맹 회장이 돼서 활동해보니, 아직은 자립 단계보다는 동역 단계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울란바토르 도시 교회는 자립이 가능할지 몰라도, 지방 도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딱 잘라서 자립 단계다, 동역 단계라 말하기는 어렵다.

한국 선교사를 비롯해 선교사들의 사역은 몽골교회의 해외 선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몽골교회는 기독교가 들어온 지 10년만인 2000년에 러시아 브리야트에 제1호 선교사를 파송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자녀들을 포함해 100여 명이 선교 사역을 위해 해외로 나갔다. 독특하게도 선교를 받는 동시에 선교를 하는 교회였다.

▲이번 방한에서 한국 내 몽골인교회들을 방문해 격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 60여 개의 몽골인교회들이 있다. 이번에도 여러 교회들을 방문했는데, 영적으로 분위기가 좋았고, 리더들도 열심히 사역하고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교회가 이주민 사역을 하고는 있지만 정작 외국인 사역자들은 전임 사역자가 아니라 파트타임 사역자라는 점이다.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이다. 사역자들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목회 사역 외에 다른 일자리를 가져야 하는 형편이다. 주중에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애쓰다가 피곤한 상태로 주일을 섬기게 된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주민 사역을 하는 큰 교회 담임목사들이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분기별로 한 번씩이라도 이주민 예배에 참석해 이주민들을 격려하고, 사역자들의 고충을 들어주면 좋겠다. 담임목사와 당회 차원에서 이주민 사역 현장을 피부로 경험하길 바란다.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 알탕 초지 목사(왼쪽)와 이대학 선교사.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 알탕 초지 목사(왼쪽)와 이대학 선교사.

▲몽골은 여전히 한국교회의 중요한 선교 대상국이다.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한국교회가 몽골선교에 있어 리더십 개발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 몽골교회 지도자들이 상황이 어떻고, 무엇이 필요한지 귀 기울여 리더십이 잘 세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재교육이나 상담, 재정적 도움도 필요하다.

몽골복음주의연맹 회장으로 몽골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기 위해 외부 교회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기도하고 있고, 교류를 넓혀가고 있다. 작년 10월에 아시아복음주의연맹 사무총장이 몽골을 방문해 대화를 했고, 올해 KWMA 강대흥 사무총장도 몽골을 방문했다. 내년 8월에는 아시아복음주의연맹 총회가 몽골에서 열린다. 몽골에서 최초로 아시아 지역 회의가 열리는 것이다. 몽골교회가 한국교회는 물론 아시아교회들과 협력하는 장이 열릴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도 한국교회가 적극 협력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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