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경통독카페, 9호점까지 확산
아이부터 장년까지 〈가족성경〉읽어
영적 갈급함 채워줄 새로운 운동

코로나팬데믹이라는 어두운 터널이 끝없을 것 같았던 동안, 인내로 성경 통독을 하며 마음의 빛을 잃지 않았던 이들이 있었다. 한 전도사가 성경읽기운동을 하고자 천안에서 시작한 작은 모임은 전국에 9개의 지회를 냈다. 성경카페 5호점에서 여성도들이 성경을 읽고 있다.
코로나팬데믹이라는 어두운 터널이 끝없을 것 같았던 동안, 인내로 성경 통독을 하며 마음의 빛을 잃지 않았던 이들이 있었다. 한 전도사가 성경읽기운동을 하고자 천안에서 시작한 작은 모임은 전국에 9개의 지회를 냈다. 성경카페 5호점에서 여성도들이 성경을 읽고 있다.

코로나팬데믹 시대는 기독교인들의 신앙형태를 크게 바꾸었다. 변화를 느끼게 해준 현상 중에 본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플로팅 크리스천’이 늘었다는 등 부정적인 결과가 다수였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바로 성경공부와 성경읽기를 이전보다 더 한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올해 7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들은 1주일에 64분 성경을 읽고 하루 24분 기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성인 10명 중 3명은 매일 경건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성경읽기는 가톨릭(38.9분)이나 불교(32.1분)와 비교할 때 2배 가량 많다. 또 기독교인의 성경읽기가 2017년 48.7분이었던 것과 견줘봐도 코로나팬데믹을 거치면서 확장됐다. 전문가들은 영성 관리에 위기를 느낀 기독교인들이 성경읽기의 소중함을 재발견한 것이라고 말한다.

성경카페 1호점에서 중학생들이 모여 통독에 도전하고 있다.
성경카페 1호점에서 중학생들이 모여 통독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성경읽기운동 확산에 일역을 감당하고 있는 곳이 ‘가족성경통독카페’다. 통독카페는 2021년 처음 개설된 이래 큰 호응을 얻어 현재 9호점까지 개설되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통독카페는 <가족성경>(한국컴퓨터선교회 간)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교제하는 모임이다. 카페마다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거나 교회를 중심으로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제1호 통독카페는 천안에서 시작했다. 한국컴퓨터선교회(회장:이영제 목사) 중부지회장인 이연숙 전도사(주앙교회)는 오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2019년 지회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영제 목사가 편찬한 <가족성경>을 보급하고 선교회의 여러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지회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를 만났고 이로 인해 사역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이 때 고민하던 이 전도사를 지켜보던 지인의 초등학생 자녀가 “코로나19가 무서워서 모이지 못하나요? 전도사님과 저라도 성경 읽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성경통독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이연숙 전도사. 이 전도사가 함께 모여 성경을 소리내어 읽는 기쁨이 크다며 통독을 권유하고 있다.
성경통독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이연숙 전도사. 이 전도사가 함께 모여 성경을 소리내어 읽는 기쁨이 크다며 통독을 권유하고 있다.

이 전도사는 “아이의 말은 큰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성경읽기 사역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카페에 나온 아이와 함께 성경을 읽고 카페에 마련한 간식을 먹고, 보드게임이나 여러 놀이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버텼다. 관망하던 아이의 친구들도 하나둘 카페에 얼굴을 비치고 성경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카페는 작은 교회요, 아이들의 놀이방이 되어갔다. 카페를 통해 다음세대가 성경을 읽고 변화되는 모습은 부모들을 감동시켰고 이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카페를 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왔다. 논산, 아산, 춘천, 인덕원, 목동, 수원 등지에 카페가 만들어졌다.

카페 개설을 인정받으려면 뜻있는 이들이 3개월 이상 성경읽기를 꾸준히 해야 한다. 카페가 개설되면 모일 때마다 5장 이상, 50분 이상은 성경 통독을 하는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1호 카페 주인인 이 전도사는 한 주에 한번 카페 주인들을 만나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또 성경통독에 도움이 되는 성경공부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가족성경통독카페를 시작한 1호점 모습.
가족성경통독카페를 시작한 1호점 모습.

카페에서 읽는 <가족성경>은 한국컴퓨터선교회 대표 이영제 목사가 2018년 발간한 것으로, 성경을 전세대가 읽을 수 있도록 쉽게 번역하고 편집했다. 지명과 인명이 눈에 잘 띄게 색을 입혔고 모든 대화체는 따옴표를 사용해서 묶었다. 대화에도 색깔을 칠해 한 눈에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분명히 알게 했다. 문장의 종류에 따라 글꼴을 달리했고,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했으며, 줄바꿈도 과감히 했다. 

수많은 성경공부 교재와 방법이 한국교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여서 성경만을 읽는 모임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 이런 저런 성경공부에 참여하지만 정작 성경읽기에는 집중하지 못할 수 있는데 가족성경통독카페는 통독을 통해 하나님이 하신 ‘그 말씀’을 붙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연숙 전도사는 “성경은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다. 거듭 읽다가 이전에 깨닫지 못했던 진리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별히 다음세대가 말씀을 읽고 암송하고 신앙의 대화를 나누면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가족성경통독카페는 조만간 제10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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