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현장에서의 '챗GPT' 활용
우려와 기대 사이 '신앙 교육' 중요성

AI(인공지능) 기술이 갈수록 고도화되며 우리의 일상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특히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GPT의 등장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분별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챗GPT를 쥐여주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오히려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고 가르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미 교회 안에도 널리 퍼져 있는 챗GPT에 대해 주일학교 활용을 고민하는 작업도 시작됐다. <편집자 주>

미래목회전략연구소 대표인 서경원 목사는 최근 <챗GPT 주일학교는 어떻게 사용할까?>라는 책을 펴냈다. ‘챗GPT로 주일학교 보조교사 만들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단순히 챗GPT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주일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교사용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했던 저자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과 그 중심에 위치한 챗GPT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것이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 걸쳐 변화를 가져올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교회 또한 성도들의 일상 변화에 따른 목회 형태는 물론, 다음세대 아이들에 대한 주일학교 교사들의 교육 방법까지도 큰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게 될 것을 바라본 그는 “주일학교 교사들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개념을 습득하고 챗GPT의 활용 방법을 익히는 것이 미래 세상에서 다음세대가 경쟁력을 갖고 영향력을 끼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키우는 길”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됐다.

챗GPT를 비롯한 AI 기술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주일학교의 핵심 사역에 집중하고,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활동을 만드는 도구로써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챗GPT를 비롯한 AI 기술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주일학교의 핵심 사역에 집중하고,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활동을 만드는 도구로써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서 목사는 책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중점으로 다룬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의 어려움을 언어능력이 뛰어난 ‘챗GPT’를 통해 각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적합한 언어와 의사소통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반 아이들과 친밀해지는 동시에 성경 내용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개별 맞춤 심방 질문도 추천받을 수 있다고 유익을 소개한다.

또한 공과공부 팀별활동 계절 성경학교 등 행사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후속 평가와 피드백 전략도 제시한다. 챗GPT와 더불어 이미지 생성형 AI ‘미드저니’(Midjourney) 등을 활용해 성경 동화나 드라마 등 각종 시청각 자료를 제작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특별히 부족한 인력으로 고생하는 주일학교 교사들, 늘 새롭게 아이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추천한 서 목사는 “다양한 일을 적은 인원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효율적인 시간 사용이 중요하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면 불필요한 소비 시간을 줄이고 다른 핵심적인 사역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은 어렵다.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활동을 만드는 도구로써 주일학교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데 사용되기를” 기대했다.

물론 전문가인 만큼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종속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챗GPT의 답변이 항상 정확하거나 최신이 아닐 수 있는 만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판단해야 함을 피력했으며,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한 도구로서의 활용을 넘어서 생활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경계를 당부했다.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만큼 챗GPT를 활용한 신앙 교육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총회교회자립개발원 교육팀장 김태훈 목사(한주교회,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 박사 과정)는 “입력되는 정보 자체가 포스트모던의 영향으로 인한 다양성을 강조하는 등 반기독교적인 내용이 많아서 그로 인해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정보 역시 그러한 성향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이러한 내용에 대한 사전 교육의 필요성을 밝혔다.

총신대 함영주 교수(기독교교육과)는 더 나아가 “검증되지 않은 신학적인 지식이나 성경적인 지식, 이단 사상과 관련된 성경 해석 등 잘못된 정보는 물론, AI가 신학적인 지향성이 없는 만큼 자유주의적인 내용의 신학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도 농후하다”라면서 그렇기에 리터러시(문해력)를 개발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함 교수는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정보가 옳은지 그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라며 “인공지능이 점점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그것들이 주는 정보를 분별,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교사들이 개혁신학에 근거한 탄탄한 기반을 갖춰야 하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이 같은 기초 성경 지식은 질문의 질에 따라 답변의 질이 결정되는 챗GPT의 특성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전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챗GPT에 신앙 교육을 맡기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다만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데이터를 충분히 입력시킨 교단적 차원의 대화형 인공지능을 개발하게 된다면, 그때는 교사들이 보다 학생과의 관계적 측면에 더욱 시간과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총신미디어연구소장 김수환 교수(총신대 기독교교육과)는 과거 한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챗GPT 시대를 맞은 교육자들이 스스로에게 ‘우리는 무엇을 계속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질문하기를 권했다. 그는 이어 그 답변으로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을 계속해야 하며,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해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을 그만두고,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마찬가지로 주일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사들 역시 자신들이 맡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질문에 답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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