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코리아, 22~23일 글로벌 콘퍼런스
“자녀 신앙 교육 주체는 부모” 강조하며
견고한 신앙 가진 조부모 세대 역할 당부

“자녀 교육에 있어서 좋은 학교에 보내고 좋은 직업을 갖는 등 최고만을 강조하는 사회적 현상이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돼 ‘하나님 앞에서 무언가를 잘 보여주고 잘해야 한다’로 연결되는 것 같다. 그러나 성경은 행위를 통해서 구원 받는 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부모는 자녀를 바라볼 때 진실됨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존재 자체에 가치를 둬야 한다. 얼마나 많이 성경 보고 기도를 잘 하는지 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아이로 세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6월 22~23일 서울 이촌동 충신교회에서 D6코리아(대표:김치남 목사) 주최로 열린 글로벌 콘퍼런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D6인터내셔널 총 디렉터 론 헌터 대표의 말이다. 그는 한국교회의 기독교 교육의 방향성을 지적하며 다음세대 신앙 전수에 있어서 “부디 40년 전 미국교회가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진심으로 당부했다. 미국교회는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들의 등장 이후 부모들이 신앙 교육의 책임을 그들에게만 전가시킨 결과 결국 다음세대를 잃는 결과를 낳았다. 헌터 대표는 한국교회를 향해 “대부분의 기독교 교육이 교회에서 정해진 시간에 부모와 아무런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지고 있지는 않은가. 자녀들의 교회 교육에 부모가 얼마나 함께하고 있는가”를 질문하며 “부모가 자녀를 제자 삼지 않으면 세상이 자녀를 제자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D6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강의한 론 헌터 대표는 교회에만 의존해 다음세대 신앙 전수의 실패한 미국교회의 실수를 한국교회가 반면교사 삼아 각 가정이 주체의식을 갖고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D6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강의한 론 헌터 대표는 교회에만 의존해 다음세대 신앙 전수의 실패한 미국교회의 실수를 한국교회가 반면교사 삼아 각 가정이 주체의식을 갖고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문제는 자녀들을 제자 삼을 부모세대가 준비돼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3040대의 현장예배 이탈자가 무려 43%에 이른다는 통계(2022년 12월 ‘3040세대 개신교인 신앙의식 조사’)에서 볼 수 있듯 다음세대 부모들은 현재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다. 부모세대가 흔들리면 다음세대는 당연히 신앙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콘퍼런스에 강사로 나선 이들은 입을 모아 “교회는 부모를 제자 삼아야 하고,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를 첫 제자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모가 먼저 가정의 제사장으로서 예배를 회복할 때, 자녀를 제자 삼는 신앙의 전수도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교회가 가정을 지원하는 동역자가 되어 모든 부모세대를 제자 삼아 가정으로 파송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천명했다.

하나님의 교육 명령인 신명기(Deuteronomy) 6장의 말씀대로 교육하자는 목표에서 출발한 D6는 신앙 교육의 주체는 가정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닌 가정을 이야기한 것은 단지 한 세대 만이 아닌 조부모까지 모든 세대가 신앙을 공유하며 계승해나가야 함을 역설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D6의 커리큘럼은 전 세대를 학령 전과 학령 후 그리고 청장년의 3세대로 나눠 그 안에서 △태아·영아·유아·유치(학령 전) △유년·초등·중등·고등(학령 후) △청년·부모·조부모(청장년) 등 11연령대로 구분해 교육을 진행한다. 담임목사의 예배 설교에서부터 11부서가 매주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연령대에 맞게 말씀을 배운다. 동일한 내용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주중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신앙교육을 지속할 수 있다. 말씀 안에서 온 세대 간의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콘퍼런스에서는 특별히 믿음과 예배를 지키는 세대로서 조부모세대의 역할이 부각됐다. 인생의 풍부한 지혜와 견고한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 깊이있는 신앙을 가진 조부모들을 훈련시켜 세움으로써 흔들리는 부모세대의 믿음을 붙잡고, 손자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회가 이들을 신앙전수의 사명으로 인도한다면 다음세대의 삶은 교회-부모-조부모의 강력한 세 겹줄이 형성되는 것이다.

신형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는 “믿음의 조부모세대가 영적 멘토이자 종교 교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손자녀의 삶에 매우 지속적이고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영향력을 멈춘 창고의 세대가 아니라 그들의 심장에 신앙과 지혜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강력한 다음세대 신앙전수의 비밀병기 세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터 대표 역시 “어린 세대가 신앙생활을 잘 못하고 있다면 원인은 어른 세대에 있다. 좋은 모델을 못봤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먼저 다음세대와 관계를 잘 맺는다면 그 다음세대로의 계승도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가정이 사역의 현장으로 강조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교회와 가정이 함께하는 신앙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성경적 원안이자 유일한 대안임을 알게 된 것”이라면서 전통적으로 가족문화를 중시해온 한국에서 교회와 가정을 연결한 D6 사역이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D6 커리큘럼과 이를 바탕으로 한 설교를 강의한 김형백 목사(광명교회)와 김순원 목사(예인교회)를 비롯해 사랑누리교회(이문범 목사) 반야월서부교회(두인균 목사) 박창식 목사(참아름교회) 등 적용사례 발표 등 예장합동 소속 목회자와 교회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본 행사 후 24~25일에는 수원 풍성한교회(김병호 목사)에서 리더십 세미나가 이어져 여러 교회의 담임목사와 사모들이 현장에서의 연령별 실제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실무를 총괄한 사무총장 김병호 목사(풍성한교회)는 “콘퍼런스는 교회와 가정이 고민하는 것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고 부분적인 힌트를 제공하는 자리일 뿐”이라며 “실질적으로 어떻게 세대 안에서 변화를 이뤄나갈 것인지는 현장으로 돌아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로 고민하고 통찰해 각자의 답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교회와 가정, 연결 넘어 동역 필요해”

D6코리아 대표 김치남 목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내 다음세대 교육의 ‘가정과 교회의 연계’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D6코리아 대표 김치남 목사(토론토 예수촌교회·사진)는 “‘연계’라는 표현은 여전히 교회가 중심인 상태에서 가정도 관심을 갖고 연결만 시킨다는 의미”라면서 “단순히 연결 차원으로는 약하다. 가정에서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교회와 가정은 동역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는 “목회자들도 부모를 동역자로 볼 때 그들을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 건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가정이 깨지고 기독교 세계관이 위협 당하는 세상 속에서 전방에 있는 부모가 자녀 신앙 교육에 승리하도록 화력을 지원하는 것이 후방에서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제언했다.

결국 다음세대 신앙 교육에 있어서 가정은 교회와 연계하는 존재가 아닌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교회와 동역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교회가 부모들에게 자녀를 제자 삼는 사명을 일깨우고 훈련시키면 부모의 마음과 자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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