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의정생활 통해 그리스도의 나라 이뤄갑니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 대안 내놓고 취약계층과 청년들에게 희망 주는 정책 제시
어려서부터 철저한 신앙훈련으로 쌓은 내공도 다음세대를 섬기는데 한껏 발휘

“안녕하세요, 저 지혜인데요!”

서천군청이나 군의회 담당직원들은 이런 인사로 시작하는 이지혜 의원의 전화 음성에 아직 다 적응하지 못했다. “네, 의원님!”하고 곧바로 응대하는 이들은 지금도 많지 않다. 일단 “어…”하며 말을 더듬게 된다. 무심코 사무적인 음성으로 답하기에는 그녀의 목소리가 워낙 앳되고 다정하기 때문이다.

서천군의회 이지혜 의원은 초선이자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넘어서. 왕성하고도 참신한 의정활동으로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 바탕에는 하나님사
서천군의회 이지혜 의원은 초선이자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넘어서. 왕성하고도 참신한 의정활동으로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 바탕에는 하나님사

이지혜 씨는 지난해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천군나선거구에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 후보로 출마해 유일한 30대 당선자가 됐다. 초선임에도 현재 서천군의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젊고 쾌활한 그의 캐릭터는 동료의원들은 물론 세대 차가 한참 나는 공무원들까지 순식간에 무장 해제시키기 일쑤이지만, 업무에서만큼은 똑 부러지고 야무지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의정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이제 반년을 조금 더 지난 상태이지만 청년 군의원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지방소멸 위기 앞에서 정착인구들을 늘리고자 서천군내 가업계승자들이나 고려인이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았고, 서해안에 자리 잡은 지역특성에 맞춰 갯벌에 보존된 탄소를 활용하는 블루카본 사업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장애인이나 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깊은 관심을 담아 관내 공공시설들에 장애인화장실이나 수유실과 기저귀교환대 등을 확충하도록 사회 환경을 개선시켰고, 고위험 임산부들이 높은 수준의 건강관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또래 청년들을 위해서도 각종 직업 및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하고, 관내 각종 위원회에 청년들의 참여비율을 높여 본인들의 의견을 군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주었다.

감성과 이성이 어지간히 조화를 이루며 발달하지 않고서는 발휘되기 어려운 이런 활동상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교회를 통해 이루어진 신앙교육 덕분이라는 게 이 의원의 고백이다.

충청도 출신 아버지와 경상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맏딸로 때어난 이 이원은 어머니 고향인 부산에 태어나, 2살 때 아버지 고향 서천으로 이사했다. 비록 가진 게 없어 교회 창고를 개조한 방에서 온 식구가 기거하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청소년기 열심히 키워왔던 음악가의 꿈 또한 가난으로 포기해야 했지만 신앙적 지원만큼은 누구보다 풍성하게 누렸다고 자부한다.

부모님은 각자 집안에서 가장 먼저 기독교에 입문했고, 결국 온 가족을 전도해 교회에 출석하게 할 만큼 독실한 신앙을 가졌다. 학교공부보다 성경공부를 더 중요시하고, 식사시간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기도시간은 건너뛰지 못하게 했던 가정교육 덕분에 지혜 씨에게는 모든 인생의 해답을 말씀묵상과 기도생활에서 찾는 습관이 형성됐다.

그 결과 대학 진학을 앞둔 고3 때 음악가의 길을 포기하는 아픔 속에서도 곧바로 다시 일어나, 불과 1년도 안 된 사이에 외국어 분야로 새로운 방향을 정해 열심히 공부한 결과 동덕여대 독일어학과에 진학하고 연이어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까지 수료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섬기는 교회와 예수전도단 등의 선교단체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여러 선교지에서 장단기 자비량 선교사역들을 경험하고, 기독교NGO인 피난처에서 난민들을 위한 언어교육과 통역활동으로 자원봉사도 했다. 관련 직종에서 근무하다 귀향한 것은 2년 전이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서천읍도시재생센터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고, 그 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그녀의 역량이 그곳에서도 빛나기 시작했다.

이를 눈여겨본 주변 사람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 서천군수로 당선된 김기웅 후보의 적극적인 권유로 갑작스레 군의원 출마를 하게 됐고, 치열한 경쟁 끝에 당선의 영예까지 안게 된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아무리 바쁜 일정에 쫓기더라도 반드시 기도로 일과를 시작했다는 후문은 지역 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일주일 내내 성실하게 의정을 수행하던 이지혜 의원의 신분은 주일이면 기산교회(이효섭 목사) 청년 집사와 찬양대 지휘자로 바뀐다. 어린 시절부터 키웠던 기도의 영성도, 풍부한 음악성도, 교회를 향한 깊은 애정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사용하고 계시는 것이다.

군의원으로서 그녀의 비전이 “다음세대 살기 좋은 서천군을 건설하는 것”인 것처럼, 집사로서의 그녀의 비전 또한 “다음세대들의 영적 부흥을 일으키는 것”이다.

분주한 의정생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청년살롱’ 형태의 공동체 형성을 추진하고, 젊은 기독실업인들을 중심으로 ‘Young CBMC’ 창립을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셩경묵상(QT) 모임을 개설해 믿음의 세대로 키우고자 기도하는 중이다.

“더 좋은 동네, 더 좋은 교회를 저보다 더 어린 세대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누구라도 저와의 만남을 통해 편한 쉼을 얻도록 벤치의자와 같은 존재가 되고픈 마음입니다.”

이지혜 서천군의원
이지혜 서천군의원

충청CE 재창립 앞장, 면려운동 정신 담은 노래도 발표

이지혜 의원과 CE운동

이지혜 의원에게는 2년 전부터 또 다른 활동무대가 생겼다. 바로 기독청장년면려회(CE)이다.

작년에 충청노회CE가 재창립할 당시, 이지혜 의원은 기산교회 대표로 참석해 일원이 되었고 정기총회를 통해 덜컥 서기의 직함까지 맡았다. 사실 CE나 면려운동이라는 이름이 이 의원에게는 낯설지 않다.

어린 시절 CE활동에 열심이었던 아버지 이우길 장로를 따라, 여러 차례 관련 모임과 행사를 구경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와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해 온 이우길 장로는 지금도 CE동지회 멤버로 그 정신을 간직한다.

아버지로부터 “복음을 위해 헌신하다 죽는다면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이지혜 의원에게 CE의 강령과 3대 결의는 마치 자신의 인생 좌우명처럼 익숙했고, 처음 만난 사이의 CE맨들과도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 마냥 금세 격의 없이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 이지혜 의원과 CE 사이를 단단하게 이어주는 끈 하나가 더 생겼으니, 바로 CE의 정신을 담은 노래 <고백>제작에 전국CE 직전회장 차충환 장로와 함께 작사가로 참여한 일이다.

‘주님의 심장이 내 심장되어/주님의 사명을 이루리/나의 생명을 나의 영혼을 주님께 드립니다/거룩한 말씀과 교회의 삶으로/주님의 뜻을 이루리’라는 노랫말에는 이지혜 의원 본인의 인생과 신앙고백도 진솔하게 담겨있다. 

이지혜 의원은 앞으로도 CE의 정신을 구현한 또 다른 노래들을 만들어내는 작사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는 한편, 갓 출범한 충청노회CE도 회원 결속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독소조항 철폐운동 등을 통해 튼튼하게 세워가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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