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그 이후를 준비한 한 해

3년 간 인류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와 내년에는 작별할 수 있을까. 그래도 올해는 9월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우리를 옥죄던 많은 규제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정부는 이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논의하고 있다. 물론 요즘도 하루 7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코로나19를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이 여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이미 위드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코로나 탈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급변하는 시대와 사회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 중 <한국교회 트렌드 2023>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한국교회는 급변하는 시대와 사회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 중 <한국교회 트렌드 2023>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교회 역시 올해 최대의 화두는 포스트 코로나였다. 현장예배가 회복되면서 다시 교회로 성도들이 모였지만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성도들, 코로나와 함께 활발히 전개된 온라인예배의 중단 혹은 활성화 등을 놓고도 고민과 논쟁이 계속됐다. 목회와 신학, 선교, 교육 등 교회 내 모든 활동에 있어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연구와 작업은 1년 내내 이어졌다. 특히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이 펴낸 <한국교회 트렌드 2023>은 한 교회에 정착하지 않고 표류하는 ‘플로팅 크리스천’의 출현, 영성에 관심을 갖지만 종교와 교회에 관심 없는 현상 등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다행인 것은 그동안 코로나로 위축됐던 각종 사역의 재개로 재도약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2023년에는 교회마다 성도들의 영적 회복과 성장을 통해 섬김과 나눔 등 공적 역할에도 보다 활발히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노력 기울였다

2022년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며 중요한 사역을 펼쳤다. 그중 돋보이는 사역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위해 펼친 공명선거운동, 그리고 저출산과 고령화 극복을 위한 노력이었다. 기후위기 대응에 한국교회 전체가 나선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혼란한 대선 속에서도 공명선거 정책선거를 위해 노력했다. 역대 최소 득표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제54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약자를 보듬고 복합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한국교회는 코로나 극복을 꿈꾸며 출발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온 국민이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진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강원도 동해안 산불과 태풍 힌남노 수해 등 재난이 닥쳤다. 국제적으로도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침체 및 금리폭등이 닥쳤다. 혼란한 대선 속에서도 공명선거 정책선거를 위해 노력했다. 역대 최소 득표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제54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약자를 보듬고 복합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대선·지선 정책제안과 공명선거운동

올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선거가 연이어 치러졌다.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6월 13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다. 이번 대선과 지선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고민하고, 전쟁과 환율 등 국제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였다.

선거를 위해 한국교회는 크게 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불법과 타락을 근절하는 공명선거,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사회 안전과 민족 통일을 위한 정책 제안, 혈연과 지연과 이념 및 종교에 쏠리지 않는 지도자 선출에 집중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교계 단체들은 성명서와 자료집을 배포하며 사역을 펼쳤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된 ‘무속’ 문제가 교회를 흔들기도 했다.

20대 대통령선거는 ‘역대 가장 치열하고 혼란한 선거’라는 오명을 안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6만표(0.73%) 득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방선거 역시 대선 승리를 발판으로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운동 등이 주목을 받았다.
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운동 등이 주목을 받았다.

연합으로 대한민국 인구 감소 대응

그동안 한국교회와 사회가 우려하던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이제 국가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재앙이 됐다. 대한민국은 2022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합계 출산율은 0.8명 이하로 떨어졌다. 안정적인 인구유지에 필요한 최저출산율 2.1명에 1/3 수준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다음세대 신앙전수와 결부해 저출산 문제를 고민했다. 그러나 교회를 넘어 국가의 존립까지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고, 지난해 말 한국교회 주요 15개 교단들은 출산돌봄 국민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1주년을 맞아 다시 모인 교회 대표들은 ‘저출산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 선언’을 채택하고, △돌봄과 미래세대 양육, 보육의 대안적 역할 모색 △결혼과 출산, 생명과 가정의 소중함을 지켜내는 가치관 정립 앞장 △생명존중과 자살예방 위한 범교단적 연합 등에 나서기로 했다.

기후위기 대응, 교회 전체의 과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전문용어쯤으로 여겨지던 ‘기후위기’ ‘탄소중립’이라는 낱말들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가 됐다. 파리기후협약 이행 2년 차를 맞아, 한국교회가 온실가스 배출 절감,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이제는 지역교회 차원이나 성도 개인 차원의 대응실천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등 여러 기독교환경단체들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처럼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각종 캠페인과 대응노력을 전개한 이들이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하겠다.

올해 특히 주목할 부분은 그간 기후환경 문제를 미온적으로 다루어온 보수교단들의 움직임도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년 2월 출범한 기후위기기독인연대는 지구촌 전체가 처한 공멸위기에 그리스도인들이 침묵하거나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며, 각 교단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이에 화답하듯 보수·진보교단을 망라한 한국교회총연합에서 기후환경위원회를 조직해 기후환경 실천캠페인을 실시하고, ‘탄소중립 창조회복교회 만들기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예장합동도 올해 기후환경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결성하고, 내년부터 매년 6월 첫 주를 총회환경주일로 지정해 실시한다고 공표했다. 8년 전 총회 산하에 기후환경위원회를 조직해놓고도 아무런 성과 없이 1년 만에 폐지했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책임자들은 물론 교단 전체의 지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교회 정체성 지키기 위한 투쟁 이어가

오늘날 인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속에서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상대주의와 개인주의 가치관은 IT 기술과 네트워크(SNS)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반도체와 IT 강국답게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정통적인 가치관을 벗어던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성경 중심으로 세운 기독교 가치관의 도전에 직면했다. 그 대표적인 사안이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퀴어 문제이다.

15년 막은 차별금지법, 교육으로 확전

차별금지법은 2007년 제17대 국회에서 등장했다. 그 이름만 바뀌었을 뿐 매 회기 때마다 같은 내용으로 국회에서 발의됐다. 한국교회가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을 벌인 지 15년째다. 한국교회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공개적으로 차별금지법 폐기를 요구할 정도로 강력대응을 하고 있다.

문제는 사회 상황이 교회의 노력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교육 분야에서 동성애를 정당화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고, 군대에서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는 법조항이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계의 반동성애 단체들은 ‘2022 교육과정 개정’에 주목하고 있다. 교과서에 동성애자를 사회적 소수자로 명시해, 동성애를 옹호하고 결국 동성결혼 허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계의 반대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개정안을 수정보완해서 발표했다. 하지만 교계 반대 단체들은 ‘2022개정 교육과정’ 전면 폐기와 집필진들의 교체를 요구하며 계속 반대투쟁을 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반대와 함께 교육과정 개정 문제가 올 한 해를 달궜다.

기독교 가치관을 지키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다원주의와 상대주의 세계관이 범람하는 시대와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옹호 교육과정 반대운동, 퀴어축제 대응 집회를 펼쳤다.
기독교 가치관을 지키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다원주의와 상대주의 세계관이 범람하는 시대와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옹호 교육과정 반대운동, 퀴어축제 대응 집회를 펼쳤다.

돌아온 퀴어축제, 막아선 한국교회

7월 16일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수도 도심 거리는 ‘동성애’라는 이슈에 점령됐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3년 만에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퀴어축제에 한국교회는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를 외치며 맞불을 놓았다. 밤까지 이어진 양 측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무려 7만명에 달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종교단체, 각국 주한대사관 등이 부스를 설치해 홍보활동을 펼쳤다. 무대에서는 지지 및 연대발언이 잇따랐다. 오랜만에 개최된 축제에 수많은 청년들과 청소년, 심지어 가족단위로 찾은 이들도 적지 않아 한국사회에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동성애 동조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러한 흐름을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교회였다. 광장 건너편 거리는 ‘2022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에 참여한 그리스도인들로 가득 찼다. 동성애의 폐해와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린다는 마음으로 함께한 이들은 “동성애 합법화의 물결을 막아서는 방파제가 되자”며 목소리를 높여 기도했다.

퀴어축제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은 비단 교회뿐만이 아니었다. 축제 기간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절반 이상이 개최에 반대했고, 특별히 도심에서의 대형 행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안타깝게도 교회와 사회를 지키기 위한 한국교회의 지난한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픔 함께한 교회, 희망이 되다

2022년은 유난히도 어렵고 힘든 이웃들이 많았다. 모두가 코로나19라는 오랜 싸움에 지친 상태에서 맞닥뜨린 산불과 수해, 태풍 등의 자연재해는 일어설 힘조차 잃게 만들었고, 모든 이들의 아픔이 된 이태원에서의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슬픔에 함께하는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한 순간, 한국교회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히 따랐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 10개월째 전쟁의 참혹함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을 돕기 위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과 지역 교회들이 힘을 모으기도 했다.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을 돕기 위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과 지역 교회들이 힘을 모으기도 했다.

연이은 재난에 위로와 회복 전하다

올해도 큰 재난들이 닥쳤다. 3월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 일대가 대형 산불에 휩싸였고, 9월 경북 포항과 동해안 지역이 태풍 힌남노로 수해를 입었다. 산림과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까지 잃는 큰 재난을 당했다. 한국교회는 올해도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달려갔다.

강원도 산불은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영월 부산기장 등 동해안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무려 11일 동안 불길이 산들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재난 발생 직후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교회봉사단 등 연합기관은 물론 예장합동 총회와 각 교단들, 기독 엔지오(NGO) 단체들까지 피해 지역으로 달려갔다. 산불 피해를 입은 교회와 성도 가정은 물론 이재민들을 지원했다.

9월 5~6일 태풍 힌남노의 피해도 컸다. 태풍 힌남노는 시간당 100밀리미터 이상의 폭우와 강풍으로 남해안과 동해안을 강타했다. 전국에서 폭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태풍의 길목에 있던 포항시가 큰 피해를 입었다.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으로 아파트 주차장이 완전히 침수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을 비롯해 각 교단들은 즉각 수해 지원과 복구에 나섰다. 아름다운 일들도 일어났다. 신포항교회를 비롯한 지역 교회들은 예배당이 태풍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수해 주민들을 돌보는 사역을 펼친 것이다. 재난 속에서도 한국교회의 이웃사랑은 빛났다.

슬픔과 재난 속에서 한국교회는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말씀을 따라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슬픔과 재난 속에서 한국교회는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말씀을 따라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운’ 진정한 이웃

핼러윈을 앞둔 주말 밤 약 10만명의 인파가 몰린 서울 이태원에서 1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라는 말 그대로 온 나라는 슬픔에 빠졌고, 국가는 일주일간의 애도기간을 가졌다.

교회들도 주일 새벽 들려온 가슴 아픈 소식에 함께 기도하며 슬픔을 나눴고, 교계 지도자들은 즉각 현장을 찾아 사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부상자 회복에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과 봉사자들을 위해 음료 봉사에 나선 지역 교회들과 참사 이후 정서적·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해 재능기부에 나선 기독교상담가들의 소식도 감동을 전했다.

그러나 참사 발생 50일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도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고, 당시 현장에서 생존한 한 고등학생의 극단적 선택은 이번 참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교회의 역할도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12월 14일 참사 현장 앞에서 열린 추모기도회는 처음으로 유가족들과 한자리에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혹한의 날씨에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리했다. 한교총과 기윤실 등은 트라우마 치유 등을 위한 상담활동을 계속해서 전개하고 있다. 진정한 이웃, 한국교회가 그들에게는 아직 필요하다.

2022년 한국교회는 코로나 극복을 꿈꾸며 출발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온 국민이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진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강원도 동해안 산불과 태풍 힌남노 수해 등 재난이 닥쳤다. 국제적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기침체 및 금리폭등이 닥쳤다.
한국교회는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 당한 이웃섬김에 최선을 다했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등은 우크라이나와 인근 나라 선교사들과 함께 지금도 지원을 펼치고 있다.

전방위적 침공 맞선 전방위적 지원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 이는 없었다. 그러나 전쟁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그만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나라를 지키며 버틸 수 있는 이유, 바로 국제 사회의 지원 덕분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교회를 위시한 한국사회의 도움은 전쟁 직후부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곧바로 열린 ‘고난 받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회’에 6000여 명의 성도들이 모여 함께 기도한 것을 시작으로 전방위적 활동을 펼쳐왔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세계선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에 ‘긴급 구호 실사단’을 파견, 피란민 구제 및 구호 물품 발송 등을 전개했다. 이후 교회와 교단, 단체, 기독NGO 등 너나 할 것 없이 모금 및 현지 봉사 등이 활발히 이어졌다. 전쟁의 공포 속에 말씀에 의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성경을 보낸 대한성서공회의 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어쩔 수 없이 우크라이나 땅을 떠나야 했던 한인 선교사들은 한국교회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역할에 더해 현지인 및 교회 네트워크를 활용, 지금도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향후 전후 복구 등에 있어서도 한국교회의 역할이 요구된다.

 

반짝했지만 사그라진 기관 통합 불꽃

작년 연말,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의 희망이 가득했다. 불과 1년 만에 그 불씨가 사그라지고 있다. 특히 연합기관 통합을 주도했던 한교총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통합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은 지난해 8월 일제히 연합기관통합추진위원회를 설치하며 통합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세 기관은 10월에 첫 삼자모임을 갖고 <한국교회 기관 통합을 위한 합의문>을 작성하며 협상의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울러 한교총과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세부합의서>를 채택하며 통합의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한기총은 3월 긴급임원회에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세부합의서>를 추인했고, 6월 임시총회를 통해 한교총과 통합을 추진하기로 가결했지만, 정작 한교총의 반응은 냉담했다.

연합기관 통합을 주도해온 소강석 목사에서 류영모 목사로 리더십을 교체한 한교총은 한기총 내 이단문제를 거론하며 미온적인 입장을 취했다. 더구나 한기총이 통합총회 준비 절차에 돌입하자고 제안했으나, 한교총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1년을 허비했다. 그 사이 한교총의 리더십은 류영모 목사에서 이영훈 목사로 바뀌었다. 이영훈 목사는 취임사에서 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으나, 그가 연합기관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또한 한교총 산하에서 연합기관 통합 건을 맡고 있는 기관통합추진위원회가 이번 6회기에도 유지될 때, 소강석 목사가 기관통합추진위원장에 유임될 지도 관심사다.

한편 최근 한기총은 임원회를 열어 전광훈 목사와 김노아 목사를 제명하기로 결의하는 등 연합기관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이단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한기총의 노력에 한교총이 어떻게 반응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기관 통합의 불씨가 살아날지, 그대로 사라질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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