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사람들이 요즘 별도로 모으기 시작한 것이 있다. 멸균팩이다. 두유팩, 주스팩, 아몬드음료팩 등 내부에 첩합된 종이팩으로 크기 상관없이 모두 따로 모으고 있다.

멸균팩, 종이팩은 양면 코팅이 되어 있어 종이와 섞이면 재활용이 어렵다. 현재 종이팩 멸균팩 재활용률은 20% 이하인데, 분리수거를 해도 종이팩(살균팩)과 멸균팩이 섞이면 이 또한 질 높은 재활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별도로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모아진 멸균팩의 비닐과 은박지는 파이프로, 나머지 펄프는 종이 타월로 재활용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멸균팩 재활용 공정에는 시간당 1500kg의 멸균팩이 필요하지만, 국내 수거량이 부족해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 공간 한 쪽에 빈 팩을 펼쳐서 씻은 뒤 말려서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보내보면 어떨까? 결국 회수는 재활용업체가 와서 하겠지만, 교환 단가가 크지 않으니 적정한 양을 모아놓을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수집하되, 만약 모이는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에는 지역 내 몇 교회가 협력하고 지역주민들까지 함께 참여하도록 하여 한 곳에 수집하는 것도 방법이다. 할 수만 있다면 적정량을 모아 직접 수집업체에 가져다주어도 될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 곳에서 수거해 직접 재활용하는 곳으로 보내고 있고, 해당 수거공간은 다음 멸종위기 참여공간 지도(http://bit.ly/2021_tetra_map)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거하는 멸균팩은 두유팩, 주스팩, 아몬드음료팩 등 내부에 은박 첩합된 종이팩으로, 크기 상관없이 모두 가능하다. 주의할 점은 멸균팩의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물로 잘 행군 후 윗부분을 잘라서 펼친 후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말린 멸균팩을 크기별로 10~15장씩 겹쳐 모으면 좋다.

이렇게 멸균팩 종이팩을 잘 분리배출만 해도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의 숲을 지키고 돌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숲이 사라졌고, 또 사라지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의 숨은 점점 더 가빠지고 있다. 숲은 태초부터 ‘지키고 돌보라’(창 2:15)고 하셨던 지구의 일부이니, 음료팩만이 아니라 복사지 한 장, 종이컵 혹은 신문지와 골판지 그리고 화장지 하나를 쓰더라도 ‘창조의 숲’을 의식하면서 사용해보자.

이제라도 교회가 앞장서 창조의 숲을 기억하며 종이팩 재활용에 힘을 모을 수 있다면, 성도들이 종이가 곧 나무요, 창조의 숲임을 자연스레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 이면지 사용하는 행동, 양면복사를 하는 행동, 재생 복사지와 재생화장지를 사용하는 행동을 즐겨하게 될 것이다. 일회용 종이컵 사용도 자연스레 삼가게 될 것이다. 

숲을 ‘지키고 돌보는’ 일!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지구 온도를 늦추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교회가 창조의 숲을 기억해내고, 필요한 만큼 종이를 사용하되 쓴 만큼 나무를 심고, 한 번 쓴 종이제품은 최대로 재활용하게 된다면 아직 지구를 지킬 수 있다.

버려지는 종이팩을 교회가 앞장서 정확히 분리 배출하며, 우리 모두가 기후위기로 신음하는 피조물 앞에 당당해지고 골고루 창조의 숲을 누릴 수 있게 되길 기도 드린다.

※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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