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줄어들자 택배·막노동 내몰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사역 중인 GMS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총회적 관심이 요청된다. 

1월말 현재 코로나19로 귀국한 GMS선교사들은 선교사자녀(MK)를 포함해 985명에 이른다. 코로나19 감염자도 계속 증가해 19개국에서 50명이 확진됐다. 선교지에 남아 있는 선교사들의 경우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 어렵고 불안전한 치안, 사역 제한, 후원 중단에 따른 재정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귀국한 선교사들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로, 당장 주거와 생계부터 곤란을 겪고 있다. 일시에 많은 수의 선교사들이 귀국한 탓에 선교사들은 선교관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어려웠고, 부득이 가족이나 친지 집에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후원 감소로 인한 재정 문제도 당면과제다. 많은 교회들이 대면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헌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선교사들 후원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상당수 교회들은 선교사가 선교지를 떠나 귀국했다는 이유로, 후원을 아예 끊기도 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전철영 선교사무총장은 “선교사들은 대부분 기저질환을 앓거나, 사역 중단, 치안 불안, 동양인 혐오, 비자 제한 등의 이유로 비자발적으로 철수했다”며 “그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선교사들이 귀국하면 당장 후원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다보니 후원이 줄어드는 사례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귀국한 선교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택배나 대리운전, 막노동 같은 일자리 찾기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리고 있다.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선교사는 “선교사가 이중직을 하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당장 가족 생계가 어려운 상태에서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냐”며 고충을 토로했다.

선교사들의 심리적 고통도 크다. GMS에 따르면 많은 귀국 선교사들이 국내 장기거주에 대한 불안감, 현지 사역에 대한 고민, 한국교회의 시선, 현지와 국내 주택과 생활비 이중 지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들은 선교지로 재귀임을 고려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2월 1일 기준으로 167명의 선교사들이 귀임했거나 귀임할 예정이다. 전체 귀국 선교사들 대비 17% 수준이다. 나머지 대다수 선교사들은 현지항공 단절, 입국 제한, 코로나19 상황 불안정 등으로 재귀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교사들은 국내에 머물기도, 그렇다고 선교지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말 그대로 진퇴양난 처지다.

선교사자녀(MK)들 역시 재정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비 후원이 줄고,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탓에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철영 선교사무총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MK들 가운데 정신질환이나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매년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건수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MS는 이사회(이사장:이성화 목사)를 중심으로 선교사들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GMS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총회임원회(총회장:소강석 목사)가 총회 차원에서의 GMS선교사 지원을 검토키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GMS 이사장 이성화 목사는 그동안 총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GMS선교사들을 지원하는 일에 총회임원회와 총회실행위원회, 그리고 교단 산하교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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