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천 목사(새성복교회)

이재천 목사(새성복교회)
이재천 목사(새성복교회)

우리나라의 계절 구조상 모진 싹풍이 부는 겨울이 지나면 당연히 봄이 오고 꽃이 핀다. 그럼에도 총신의 봄은 언제나 올 것인가? 앞서 재단이사들의 불법적인 운영으로 인하여 관선이사가 파송된 지금, 교단 신학인 총신대학이 정원감축 문제로 또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직전 김영우 총장 체제에서의 오판으로 2018년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받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총신은 내년도 27명의 정원감축안을 결정해 오는 4월 30일까지 교육부에 보고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을에 구성된 구조조정위원회는 3월 26일 사범계학과를 제외한 5개 학과 △신학과 입학정원 82명에서 72명으로 10명 감축 △아동학과 19명에서 18명으로 1명 감축 △사회복지학과 36명에서 35명으로 1명 감축 △교회음악과 58명에서 53명으로 5명 감축 △중독재활상담학과 10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중독재활상담학과의 10명 감축은 100% 정원감축에 해당돼 사실상 폐과나 다름없다. 수치상으로 보면 중독재활상담학과만 불이익을 당하는 것 같다. 학생들의 반발은 당연하며 반대집회를 벌이기까지 했다.

물론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공부하던 학과가 사라지는데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정원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비효율적인 학과를 감축 대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지만, 결정 과정에서도 충분히 반발을 예상하고 소통과 설득이 필요했다고 본다. 정원감축이 불가피한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공청회 같은 최소한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또 다른 문제는 정원감축 의결권을 갖고 있는 ‘대학평의원회’에서 “총신이 학생들 설득할 시간이 부족했다. 만일 이로 인하여 재학생들이 1년 내내 시위를 하게 되면 정이사체제로 회복되어야 할 총신이 계속 임시이사 체제로 묶여 있을 것”을 염려하여 2차례 연기하다가 결국은 부결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을 했다고 할지라도 부결이 가져올 파장도 생각을 했어야 했다. 오히려 학내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어차피 정원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역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본다.

물론 서로가 최선을 다했다고 하겠지만 이해 당사자가 있는 사안이니 만큼 갈등도 불가피하다면 ‘구조조정위’나 ‘대학평의회’ 양측이 당사자들과 대화를 통해 설득을 했어야만 했다.

지금 총신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재단이사들의 법정 소송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성희롱 논란 문제도 안고 있다. 하루 빨리 관선이사 제도가 끝나기 위해서는 학교정상화가 필수적이다.

지금의 총신은 관선이사가 파송된 상황에서 학내 문제를 발생시켜 학생들의 시위를 관망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기존 구조조정위원들이 사임했다는 소식이 있다. 새롭게 구성될 구조조정위원회가 합리적인 정원감축안을 마련해, 최소한 이 문제로 총신이 내홍에 휩싸이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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