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사랑의 힘이 죽음 이기는 능력
암 환자와 관련된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유방암 판정을 받은 뒤 병마에 굴하지 않고 암 기금 모금 활동을 해 왔던 제인 톰 린슨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상급 훈사(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소아과 방사선 기사인 톰 린슨은 1990년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2000년 유방암이 재발, 폐와 뼈로 전이돼 6개월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대표적인 암 기금 모금 운동가로 변신, 이전보다 더욱 치열하게 삶을 살았습니다.
톰 린슨은 운동선수들도 쉽지 않은, 힘든 육체적인 도전들을 통해 150만 파운드(약 27억 5000만원)의 암 기금을 모았습니다. 2005년엔 수영 4km, 자전거타기 180km, 마라톤을 포함하는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여 완주했으며, 화학요법 항암 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마라톤에 도전해 수차례 완주했습니다. 지난해에는 9주 동안 자전거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미국 대륙 6780km를 횡단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그녀는 기금마련 활동을 중단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 여름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마지막 여름휴가가 될 수 있다고 그녀는 영국 GM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녀는 “병이 퍼졌기 때문에 이번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마지막 여름일 것이란 게 현실”이라면서 “그것을 인식하고 살아가기는 아주 어렵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렵지만 이번 여름을 즐기기 위해선 그것을 잊어야하며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암이라는 불행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긍정의 삶을 살았습니다. 자신의 실패나 아픔을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사명으로 승화시켜 위대한 일을 이룬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처럼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아름다운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녀의 삶이 암 환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얼마나 오래 사느냐 보다 ‘현재’를 어떻게 긍정할 수 하는지에 대해 좋은 모범을 보여 준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끝이 있습니다. 그것은 결코 피한다고 해서 멀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떻게 맞이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이 끝을 긍정적으로 맞이하는 데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진 자는 저 끝 너머에 있는 세상을 바라봅니다. 또 다른 생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삽니다. 이 세상의 끝을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출입구로 생각합니다. 즉 죽음은 소망의 문이라는 인식을 합니다. 그래서 끝까지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의 암 환우들은 이 고비를 조금만 넘기면 풍성한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 중에 살고 있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눈물로 이 골짜기를 찾아 왔으나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생명의 비밀을 배우고 깨닫게 됩니다. 일반 병원에 입원해있는 여느 암 환우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활기찬 모습들입니다. 꺼져가는 희미한 불꽃을 사랑의 힘으로 감싸 안으며 치유하는 공동체를 건설해가고 있습니다. 사랑의 힘은 죽음을 이기는 능력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암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 중대한 위기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위기’라는 단어 속에 담긴 의미도 그렇습니다. 하나는 위험(危)이며, 위험 다음은 기회(機)입니다. 지혜로운 삶을 사는 사람은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암은 사람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몸으로 깃듭니다. 지금까지의 생활을 반성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려는 가르침입니다. 많은 암 환자가 “암은 나에게 일어난 일 중 가장 귀중한 체험이었다”고 말합니다. 새로워진 목적의식과 감사와, 인생에서 진정으로 기억할 만한 것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