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행 목사(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하늘과 땅의 영성 함께 추구한다
 

제가 암환우들과 함께 머물러 있는 보성 천봉산 골짜기는 에덴의 원시성이 그대로 보존된 곳입니다. 바람 한 자락, 떠도는 구름 한 점이 평화롭기만 합니다. 숙소 앞에 흐르는 작은 시냇물은 자연의 소리를 끊임없이 들려줍니다. 산책길을 따라 산중턱에 이르면 핸드폰도 끊기면서 세상과 완전히 차단되어 전자파에서도 청정한 지역이 됩니다. 이 깊은 산골짜기에서 암을 비롯한 생활습관병 환우들의 재활을 도우면서 지내기를 이십 일 년 째. 그동안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해 사랑의 영성과 자연 그리고 현대의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총체적 전인치유 선교현장을 묵묵히 세워 왔습니다.

경제수준 향상과 평균 수명 연장으로 노인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노인성 질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암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매년 신규 암환우가 20만 명 이상 발생되고 있습니다. 40대 이후 암 유병율은 남자의 경우 2명 중 1명, 여자의 경우 3명 중 1명입니다. 사망률은 암이 단연 1위입니다. 현재 투병 중인 암 생존자가 130만 명을 훌쩍 넘어 섰습니다. 현대인 질병의 주를 이루고 있는 고혈압, 당뇨, 심장병과 같은 만성적인 병이나 암과 같은 만성 소모성 질환은 스트레스와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 운동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에 대해 수술과 약물에 의존한 대증치료만으로는 질병 개선의 만족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울러 문명화된 국가의 환자들 중 60~90%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인성 질환자들입니다. 신경정신면역학이라는 학문은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에서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현상들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질병 치료에 있어서 신체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정신적, 감정적, 영적인 상태를 중시하는 전인적 치료법이 선진국에서부터 강조되기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에 저는 개혁주의 영성에 기초해 천혜의 자연 속에서 영적치유, 심리상담치료, 심신이완요법, 자연식이요법, 운동요법, 온열요법, 예술요법 등 자연치유 면역력을 극대화 시키는 생활의학을 실행했습니다.

그동안 개혁교회는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교리에 기대어 구원받은 성도가 육체의 장막을 입고 있는 동안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소 소홀히 다루었습니다. 하늘의 영성을 열심히 추구했지만 땅의 영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교회생활은 열심히 하지만 생활영성에 대한 훈련과 실천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내세주의와 이원론의 덫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중병을 앓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 전인치유사역은 하늘의 영성과 땅의 영성을 함께 추구한다. 사진은 전인건강체조를 하는 환우들의 모습.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구원의 영역을 개인 차원으로 국한하여 공동체와 모든 피조세계까지 지평을 넓히지 못한 것입니다. 창조주께서는 모든 피조세계를 창조하시고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우리 몸을 흙으로 빚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복을 주시고 창성하여 만물을 다스리라는 창조문화명령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불순종한 죄로 인해 타락하여 자신과 이웃 그리고 자연을 황폐하게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발적으로 순종하셔서 화목제물이 되심으로써 인간이 하나님뿐만 아니라 자신, 이웃,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전인적이고 총체적인 구원이셨습니다. 이는 모든 영역에 창조질서와 사랑의 영성회복을 강조하는 개혁주의 생활영성의 관점과도 일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생명을 살리는 아름답고 거룩한 일을 지금도 행하고 계십니다. 교회는 영적, 정신적, 사회적, 생태적으로 하나님의 총체적 구원을 이루어가는 관제탑입니다. 이에 지도자들은 인간의 생명 전반과 생명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와 자연환경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창조와 사랑의 원리를 성도의 삶에 적용시켜 생명이 살아나는 목회현장을 세워가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의 대부분은 사랑으로 환자들을 치유하셔서 창조 그대로 온전케 하신 사역이셨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전인치유 사역을 통해 그분의 거룩한 영광에 참여하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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