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익봉 목사(청평교회)

장익봉 목사(청평교회)
장익봉 목사(청평교회)

요즘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사용하기 좋아한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예전 것도 리메이크해서 새롭게 사용하기도 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70년대에는 예배드리는 장소를 ‘예배당’이라고 불렀는데, 80년대 들어서는 ‘교회’라는 고유명사로 부르다가 요즘은 ‘성전’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건축할 때도 성전건축, 강대상 꽃꽂이도 성전장식, 예배장소 이름도 예루살렘성전이나 실로암성전 등 성전이라는 용어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한다.

‘성전’이란 말은 문자대로 ‘거룩한 집’이기에 하나님께 예배하는 장소나 하나님을 위해 사용되는 장소를 뜻한다. 그러나 아무리 뜻이 좋고 의미가 좋아도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해서는 안 되는 단어들이 있고, 빼앗긴 단어들도 우리에게는 존재한다.

‘가톨릭’(Catholic)이란 원래 ‘보편적’이란 뜻으로 교회를 표현하는 좋은 단어이지만 천주교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됐기에 우리 개혁교회들에서는 더 이상 가톨릭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동무’라는 말도 어린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정감이 깃든 순수 우리말이지만 북한 사람들이 사용하므로 더 이상 남한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 교회들에서도 ‘성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예수님 생전에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적이 있었다. 이 예루살렘에는 헤롯왕이 백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46년에 걸쳐 건축한 성전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그것을 가리켜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말씀하셨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다 이루었다” 선포하시고 돌아가실 때, 성전 안 성소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졌다.

구약의 제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완성된 것이며, 이제 짐승의 피로 제사하는 시대는 지나갔고 오직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기에 짐승의 피로 제사 지내는 장소인 성전은 필요치 않다.

우리가 건물이나 사물을 성전이라고 하며 거룩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행위요, 복음의 은혜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까?

반면 바울 사도는 성도를 가리켜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했다. 즉 복음을 따르는 성도 자신이 ‘성전’이라는 것이다. 이제 교회는 진짜 성전을 세워야 한다.

“교회의 사명은 하나님의 사람, 예수님의 통치를 받는 사람, 성전을 세우는 것입니다.”

건물이 아닌,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치유하며, 사람을 돌보며, 사람을 세우는 성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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