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영 목사(동행교회)

김일영 목사(동행교회)
김일영 목사(동행교회)

얼마 전 결혼식에서 주례 목사님의 ‘솔베이지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감명받았다. ‘솔베이지의 노래’는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작가 입센의 부탁으로 그리그가 작곡한 아주 서정적이고 슬픈 선율의 노래다.

‘솔베이지의 노래’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큰 울림의 메시지를 준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지금 여기에 있으며, 가정의 소박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교훈 말이다. 페르귄트는 솔베이지를 행복하게 해 주겠노라고 먼 나라로 돈을 벌기 위해 떠났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잘못됐다. 솔베이지에게 필요한 행복은 페르귄트가 벌어오는 돈이 아니라, 사랑하는 페르귄트 자신이었다.

메테를링크가 쓴 <파랑새>를 읽어봐도 역시 같은 주제가 엿보인다. 찌르찌르와 미찌르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떠돌아다녔지만, 결국엔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토록 찾던 파랑새는 자신들의 집에 있었다. 이처럼 가정은 행복을 맛보기 가장 쉬운 곳이다.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면 행복을 멀리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자기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한다. 행복을 즐겨야 할 시간은 지금이고, 행복을 누려야 할 장소는 여기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던 것이리라.

우리 주변의 가까운 가족과 정든 이웃들, 신앙 안에서 형제자매 된 교우들을 더욱더 소중하게 여기자. 그들과 좋은 관계를 통해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오늘도 행복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특히 가정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러하기에 나는 목회하면서 가정사역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해야 교회생활도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교회란,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사람들이 형제자매로 모여 사랑을 나누는 하나의 큰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과 교회는 우리의 몸과 영혼이 쉼을 얻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안식처다. 나태주 시인도 ‘행복’이라는 시에서 집과 가족들의 소중함을 이렇게 노래한다.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나태주는 그것이 행복이라고 노래한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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