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영 목사(동행교회)

김일영 목사(동행교회)
김일영 목사(동행교회)

존경하던 목사님 한 분이 지난 2월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분은 미국 시애틀에 본부를 두고 있는 GSM(선한목자선교회)의 설립자이신 황선규 목사님이시다. 황 목사님은 65세 때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으나, 하나님의 기적 같은 역사로 회복되셔서 91세가 되기까지 26년동안 선교후원사역에 힘을 쏟으신 후에 하나님께로 가셨다.

그분의 지론은 ‘일대일 동역선교’다. 한 가정이 한 선교사와 결연을 맺고, 매월 10만 원씩 후원해 세계선교를 위해 동역하자는 것이다. 황 목사님이 70세에 15명의 선교사들을 개인적으로 도우면서 시작했던 선한목자선교회는 지금 230여 국가 1500여 명의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선교단체로 성장했다. 그 선교회에서는 선교현장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을 ‘전방선교사’, 후방에서 기도와 물질로 지원하는 이들을 ‘후방선교사’로 부른다. 우리 동행교회에도 후방선교사 가정이 100가정에 이르고 있다.

일대일 동역선교는 주먹밥 한 덩어리의 가치를 깨달은 데서부터 출발했다. 황 목사님은 6.25 한국전쟁 때 백마고지전투에서 중대장으로 싸워 큰 공을 세운 분이다. 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후방에서 누군가가 전달해 주는 주먹밥 한 덩어리의 위력을 생생하게 체험했다고 한다. 그 주먹밥 한 덩어리를 먹고 그 힘으로 싸워서 결국 백마고지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다음세대 신앙교육의 현장에서도 이 주먹밥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성도들의 기도와 물질적 후원이다. 지금 한국교회 주일학교 교육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해졌다. 저출산 현실 속에서 정부의 입시위주의 교육정책, 안티 크리스천 부모들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교회교육은 큰 장벽에 부딪혀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교회들이 많다. 부모세대와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문화적인 차이도 큰 우리의 다음세대가 이제는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선교의 대상이 되어버린 그런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믿음의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을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예전보다 더 많은 기도가 요청되고, 더 큰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때다. 전방에서 승리하려면 후방에서 물자를 공급해 주는 보급로가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영적 전쟁의 승리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각 교회가 교육부서 여름행사를 앞둔 중요한 시점이다. 교역자들과 교사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후방에 있는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공급하는 일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줄로 믿는다. 영적 전쟁이 더욱 치열해진 지금은 주먹밥 한 덩어리의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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