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서 목사(세곡교회)

박의서 목사(세곡교회)
박의서 목사(세곡교회)

음악이라는 아름다운 선율로 계절의 아름다움과 그 변화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작품이 그 유명한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의 ‘사계’이다.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할만한 작곡가였던 비발디는 자연과 일상이나 주관적인 정서를 음악으로 묘사하는 데 탁월했다. 음악을 통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작품의 부제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계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의 풍경과 특징을 음악에 담아, 듣는 이들로 상상력과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음악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사계절의 각 장르마다 거기에 어울리는 짧은 시로 구성된 소네트가 붙어있어 듣는 이들로 그 음악의 풍성함과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봄이 오면 새들이 노래하고 산들바람이 불고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다시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고, 새들이 노래하는 광경에서 무르익어가는 봄기운을 노래한다. 여름이 되면 찌는 듯한 더위 아래서 활기를 잃은 사람과 동물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거기에 다양한 새들의 울음소리, 폭풍우와 천둥 번개가 풍부함과 긴장감을 더한다. 가을이 오면 춤과 노래로 수확의 기쁨을 축하하며, 먹고 마시고 흥이 오른 사람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겨울에는 차가운 눈과 거친 바람이 불어오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의 모습과 실내에서 벽난로에 몸을 녹이는 광경도 음악에 담았다. 자연을 노래하는 음악이 이렇게 풍성한 감동을 준다면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은 얼마나 놀랍고 감격스러운 것인가.

신록의 계절이라는 5월을 맞으며 어린이주일을 지켰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성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사이 훌쩍 커버린 아이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어린이주일에 북적대는 아이들을 보면서 새로운 감동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고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도 생겨난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하늘의 햇살처럼 쏟아지는 은총을 누리며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아름다운 자연이 아닐까? 어린이 찬송가 중에 ‘어거스틴의 시’라고 알려진 찬송시에는 이런 노랫말도 들어있다. ‘온 천하 만물은 그림책 같으니 그 고운 그림 보아서 그 사랑 알아요. 저 고운 꽃밭에 비 오다 개이면 하늘에 뻗친 무지개 참 아름다워요. 저 푸른 하늘의 수많은 별들도 주 하나님의 사랑을 늘 속삭이지요’ 부를수록 아름다운 시이다.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 앞에서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노래하고 싶은 계절이다. 오늘 따라 가까운 남한산성이라도 가서 아름다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를 노래하며 어린아이의 순전함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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