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서 목사(세곡교회)

박의서 목사(세곡교회)
박의서 목사(세곡교회)

코로나19 이후 교회학교를 점검하면서 갖게 되는 느낌은 ‘참담하다’는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2년 반의 시간, 그러나 교회학교가 허물어진 현장은 안타까움 그 이상이다. 세상과 학교교육이 신앙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엄청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 와중에 차별금지법이 교회에 미칠 영향은 핵폭탄 같을 것이다. 서구교회는 이미 이런 전철을 밟으면서 무너져 내렸다. 개혁주의 신앙이 무너지고, 자유주의가 대신 차지할 그 자리는 여름 가뭄에 마른 땅 같을 것이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은 교회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무너진 예루살렘 성을 중건하기 위하여 발 벗고 나섰던 느헤미야와 같이 교회의 어려운 상황을 인식하고 그 일에 헌신할 지도자가 필요해 보인다. 무너진 곳은 어디며 불타버린 성문은 어느 것인지 은밀하게 상황을 파악했던 그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있기를 소망한다. 일보다 우선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라면 우리 눈앞에 펼쳐진 교회의 현 상황과 사회문화적인 환경을 보면서 탄식할 수 있는 영적인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불타고 무너져 내린 예루살렘 성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던 느헤미야의 심정을 가진 지도자들이 일어나야 할 때이다.

여호수아는 요단강을 건너면서 열두 지파의 족장들에게 강바닥에 누워있던 돌을 하나씩 메고 건너가게 하였다. 그리고 길갈에 이르러 그 열두 돌을 기념비로 세워 두고, 후대의 자손들이 와서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하나님이 하신 일을 설명할 근거를 마련해 두었다. 가나안을 눈앞에 두고 요단강을 건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죽음의 자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자들이었다. 불순종과 죄로 얼룩진 광야의 유산을 강물 속에 흘려보내고, 새로운 심정으로 가나안 땅을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죽기까지 복종하며 순종한 자가 메고 올라온, 범람했던 강 한가운데 있었던 돌이 증거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과 그것을 믿고 순종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주님이지만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의 믿음과 순종에 문제가 있다면 어디서 기념비로 세울만한 돌들을 구해올 수 있을까?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순종했던 자들이 메고 올라온 돌들은 그곳에 있었지만, 그 강 한가운데로 내려가는 죽음을 각오하지 못한 자는 그 돌을 메고 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순종한 자가 기념할만한 돌비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우리의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무너진 곳을 다시 수축하는 일꾼이 될 것인가? 다시 한 번 더 자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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