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

십자가 승리를 확신하며 예수 공동체와 은혜 나눕시다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19:30)

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

전해 오는 루터의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루터는 심한 병에 걸려 생사를 오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악마 하나가 그의 침대 쪽을 향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악마는 자신만만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긴 두루마리를 한 번에 펼쳤습니다. 그리고 진중한 목소리로 두루마리 안의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그가 지금까지 지었던 모든 죄의 목록이었습니다. 부끄러움이 그를 덮쳤습니다. 얼굴은 붉어졌고, 목이 메였습니다. 악마에게 더 이상 반발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루터는 망설이지 않고 악마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네가 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 우리의 죄를 씻어 주셨다는 사실이다.” 그러자 악마는 당황하며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즉시로 평온과 빛이 루터를 감싸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구속 사역을 완전하고 온전하게 이루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통하여 주시는 승리의 은혜의 능력을 증언하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은 하나님의 구원 사역의 완전한 성취이며, 언약의 백성을 위한 완전한 대속의 은혜입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는 죄와 사망에 대한 승리입니다. 하나님의 구원 사역과 구원받은 자녀들의 영광스런 삶, 곧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생활을 훼방하며 공격하는 사단과 그 악한 세력에 대한 완전한 승리입니다. 이 승리의 은혜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탄이 우리의 죄를 추궁하여 절망에 빠뜨리려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한 은혜로서 완전한 승리를 선포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가상 제 육언인 “다 이루었다”(테텔레스타이)입니다. 이 말씀은 십자가 대속의 죽음을 통하여 하나님 아버지의 모든 구원 계획을 완벽하게 이루셨다는 뜻입니다. ‘다 이루었다’의 헬라어 원동사인 ‘텔레오’가 신약성경에서 사용된 몇 가지의 뜻을 따라 그 의미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사역을 끝마쳤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죄인인 우리의 죄를 대속하여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심으로 우리를 거룩한 백성되게 하신 것을 의미합니다. 사탄은 죄책과 유죄 판결을 빌미로 우리의 마음에 끊임없이 죄책감을 심어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십자에서 죽으심으로 우리는 죄책이 해결되고 유죄 판결이 종결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예수님이 ‘다 이루셨다’는 선포에 따라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고, 승리하며 살아야 합니다.

둘째는 ‘값을 지불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십자가 대속의 죽음으로 우리가 잘못한 죄 값을 완전히 갚아 주셨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사탄은 우리를 정죄하거나 따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로마서 기자는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롬 8:1~2)라고 증거합니다.

셋째, ‘조건을 충족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죄 값을 조금이라도 부족하게 지불하면 율법은 우리를 향해 사망을 선언합니다. 모든 사람이 율법 앞에서 의인이라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으로 율법의 조건을 넉넉하게 이루셨습니다. 예수님이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마 5:17)고 하신 말씀처럼,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순종하여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율법을 완전히 충족시키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살 때 승리하신 주님의 은혜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넷째, ‘목적을 성취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성육신으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죄를 위해 고난을 받아 죽으심으로 목적을 이루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피 흘리심의 속죄는 우리에게 죄와 사망에 대한 승리이며, 구원이고, 생명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승리하신 예수님을 증언하며 승리하는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십자가와 함께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붙들고 가야 합니다.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주의 십자가를 붙잡고 전심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십자가 복음의 승리의 은혜를 누리며 선포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다음을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승리의 지도를 그리며 살아야 합니다.

모든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다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승리로 인해 성령님께서 우리를 담대하게 죽음의 문턱을 넘어 영원한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든 인생의 싸움을 십자가에서 이미 완벽하게 이긴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축구경기는 손에 땀을 쥐고 보지만, 녹화로 중계하는 이미 승리한 경기는 결과를 알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만세 전에 택하신 모든 백성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고, 그 이후 누리게 될 영화로운 영생의 삶까지 확정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의 계획은 주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심으로 이미 이기셨기 때문에 결코 실패함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안에 ‘승리의 지도’(victory mapping)를 그려야 합니다. “십자가의 예수로 인하여 구원받은 내 인생은 이미 이긴 인생이다”라는 고백과 함께 주님의 승리를 붙들고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승리의 그림을 그리며 산다고 할지라도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울은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고 증거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현실이 넘어질 것 같아도 예수님의 십자가 승리로 인해 우리의 인생도 완전히 승리했음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8~39)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질 수 없고 패배할 수 없습니다. 오직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7)는 말씀처럼 계속되는 승리가 우리 인생 전체에 나타나게 됩니다.

둘째, 예수를 의지하며 교회와 함께 해야 합니다.

어두운 세상에서 승리의 개가를 부르며 십자가의 예수를 증언하기 위하여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며 의지해야 합니다.(히 12:1) 예수님은 우리를 향해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을 의지하여 승리를 경험하며 살되, 그런 삶을 살아가는 모든 성도들 곧 교회와 함께해야 합니다. 함께 예수님의 승리를 노래하며, 그 승리의 경험을 나누고 돕는 예수 공동체를 사랑하며 전심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전도서는 이와 같은 성도의 삶을 세 겹줄로 비유합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 십자가의 승리의 은혜로 구원받고 승리하며 살아가는 성도들이 서로 함께할 때 승리는 계속되며 승리의 복음은 계속 전파되게 될 것입니다. 함께함에 있어서 특히 우리는 모여 기도해야 합니다.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19~20) 이 말씀은 우리 성도들이 함께하며 기도할 때 승리가 계속된다는 의미입니다.

셋째, 부지런히 경건의 연습에 힘써야 합니다.

십자가의 승리의 은혜를 누리며 증언하는 일군이라는 면에서 우리는 자신을 주님 앞에서 늘 돌아보아 살펴야 합니다. 성경은 이를 ‘경건의 연습’이라 부릅니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딤전 4:7)는 말씀처럼 경건에 힘써야 합니다.

경건에 이르기 위해서는 절제를 해야 합니다.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고전 9:25) 이처럼 절제함에서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며 인내하며 믿음의 경주를 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싫어하시는 것은 부단히 버리고, 좋아하시는 것은 부단히 실천하는 내외적 믿음의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다 이루었다.” 승리의 은혜를 누리도록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로 하여금 승리하신 예수님을 증언하며 천국에 이르기까지 승리하며 살도록 주신 완전한 은혜입니다. 오늘부터 ‘이미 이겼다’는 승리의 확신으로 살아감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가운데 믿음의 사람들과 함께 나눔으로, 그리고 우리 자신이 경건에 이르기를 힘쓰는 가운데 승리의 복음, 승리의 은혜를 누리기를 말씀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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