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심포니 송 창단연주회

▲ 함신익 씨가 지휘하는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 뒤 커튼 콜을 외치는 청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베토벤 ‘합창’ 선택, 삶의 아름다움 찬양

왜 함신익은 창단공연에 베토벤의 ‘합창’을 들고 나왔을까? 솔직히 그를 만나고 나서 든 첫 번째 의문은 곡 선택을 잘못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기우였다. 늘 진취적이고 열정적이지만 그에게도 상처는 있었다. 그러나 그는 환희의 송가라 불리는 ‘합창’을 통해 2500여 명의 청중은 물론 방송으로 공연을 보는 시청자에게 기쁨과 벅찬 감동을 선물했다.

합창교향곡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고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치열하게 고뇌하며 쓴 그의 후기 작품이다.

베토벤의 헌신과 열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이 곡을 함신익은 ‘자기화’하여 “모든 사람들아 서로 포옹하라. 온 세상을 위해 입맞춤하라. 환희여! 신의 찬란한 아름다움이여!”라고 노래했다. 합창곡의 피날레 가사를 반복하며 승리의 송가를 보여 주었다. 그가 진정으로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삶을 이긴 승리자였다.

백혜선의 피아노 ‘황제’를 얘기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가 음악적으로 연주하지 못하는 분야는 없는 것 같다. 그의 전매특허인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하늘을 우러러보는 자세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넘쳐났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알레그로로 시작한 1악장에서 그는 폭발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피아노의 건반을 강렬하게 터치하며 청중을 향해 곧바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연주를 선보였다. 역시 영웅의 포스는 남달랐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을 공연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었다.

심포니 송 창단 연주에서 가장 산뜻했던 것은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의 조화였다. 플롯은 물론 클라리넷과 오보에 거기다 트럼본의 조화는 기가 막혔다. 적절한 순간에 피아노시모로 나왔다가 포르테로 연결하는 연주는 일품이었다. 단원들을 쥐락펴락하는 지휘자의 강렬한 표현력은 음악적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키는 요소였다. 거기다 한 악장, 한 음절도 놓치지 않으려고 진지하게 몰입하는 단원들의 자세를 정말 간만에 볼 수 있어 흥분되었다. 한 마디로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2악장 중 현악파트의 부조화는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창단연주회의 옥의 티였다.

“이 일을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긴 숨을 몰아쉬며 오늘을 준비했습니다. 동행자가 되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연주는 이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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