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되물어온 ‘성경적 금융’
내게는 최고의 ‘영업 노하우’였다

신앙 정체성 지키며 정직을 자산으로…기독교 가치관 뿌리 둔 금융비즈니스 진력
외국인 노동자 보험 출시, 청지기 사명 고민의 결과물…돈은 생명나눔 뿌리되어야

 

“궁극적으로 말해 돈은 경건함과 형통의 측정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돈은 오로지 간증거리나 사람을 테스트 하는 수단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 과정은 생략한 채 일반인은 물론 그리스도인들조차도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하나님께 복을 받았다고 여깁니다.”

그는 돈은 근본적으로 영적인 문제에 해당한다며, 무조건 많이 가진 자가 축복을 받은 양 치부하는 것은 돈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공동체의 의미를 부여하여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돈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돈은 선악과의 뿌리가 아닌 생명나무의 뿌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내셔널(National) 파이낸셜 플래닝(Financial Planing) 박갑윤 대표이사(46·샘물교회)가 하는 말이다.

 

박 대표가 돈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는 ‘어떻게 돈을 많이 벌까’ 보다 ‘어떻게 바르게 사용할까’로 십 수년을 고민해 온 재무설계사다. 재무설계사이기 때문에 응당 돈에 대한 관심이나 집중도가 남보다 뛰어나겠지만, 그가 돈에 대해 의문을 품은 것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았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봤을 청지기론, 거기서 그의 돈 문제 고민은 출발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의 문을 두드렸으나 지독하게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특별히 할 일도 없이 이곳저곳 이력서를 내는 것이 일과였다. 그렇다고 백수처럼 시간만 죽이지는 않았다. 직장을 열어달라고 매일 기도하고 준비하면서 혹독하게 1년을 기다렸다. 결국 하나님의 임재를 뜨겁게 체험하고 위안을 얻은 그 다음날, 5명이 전부인 소기업에 기적적으로 입사했다.

그래도 즐거웠다. 그러다가 1년 뒤, 직원이 20명인 이탈리아 금융회사로 이직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기획을 하는 외국계 회사였다. 결혼을 하고 다시 새로운 문이 열렸다. 외국계 보험회사였다. 하지만 그의 빈약한 경력을 보고 담당자는 이력 란에 4년으로 고쳐 쓸 것을 요구했다. 아내와 상의하고 난 뒤, 도저히 신앙인으로서 양심을 속일 수가 없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 의외였다. 본부장은 그를 채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그렇게 정직한 사람인가? 맘에 드네. 함께 일해 보세.”
그러나 그는 잘 나가는 외국계 회사에 입사해서 기쁘기도 했지만, “네가 합격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 것이 아니라 네가 입사를 포기했을 때 이미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났음을 잊지마라.”고 일깨워준 고 배형규 선교사의 말이 평생 가르침으로 남았다. 배 선교사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당시 순교했다.

 

입사를 하고서도 삶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회식이나 해외 출장을 가면 으레 접대부가 낀 이상한 술집에 가고, 심지어 성 매매업소까지 찾는 것은 다반사였다. 무척이나 싫었다. 그때마다 그는 무조건 근처에 있는 교회에 가서 회개기도를 드렸다. 동료들로부터 욕설을 듣고 왕따를 당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기도하고 나면 꼭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실적 1위를 하고, 고소득 영업군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동료들은 영업 노하우를 묻기 시작하더군요.”

그는 다른 동료들이 영업을 하기 위해 술집이나 노래방 등을 전전하며 흥청거릴 때 오히려 신앙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기도하면서 전도하는 영업 방식을 택했다. 그가 신우회를 조직하자 처음에 20명이 참석했다. 그런 다음 우후죽순 격으로 200명이 넘고, 각 지점에서도 신우회가 생겨났다. 전 직원이 모인 강당에서 영업 관련 발표를 할 때 그는 “여호와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를 외치고 왔다.

그리고 그는 1999년 내셔널FP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금융비지니스를 시작했다. 재정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회사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쉬지 않겠다는 고백을 드리고, 기독교 가치관에 뿌리를 둔 금융회사를 출범시켰다.

“남의 돈을 관리하기 전에 내 돈처럼 생각하고, 청지기적 관점에서 조언하고 계발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크라운재정사역의 돈에 대한 성경공부를 매주 진행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르심에 부합한 삶을 어떻게 살아갈 지를 고민하며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그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도 13년 동안 안산에서 외국인노동자 영어예배를 인도해 왔다. 손가락이 잘리고, 불법체류자로 남아 인공위성처럼 떠도는 형제들을 보면 늘 마음이 아렸다.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폭력과 폭언으로 시달리는 노동자들도 부지기 수 봤다.

그런 일을 목도하면서 그는 “하나님 나에게 맡는 일을 주십시오.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허락하여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던 중 독일에서 출시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보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가 결국 국내에서 <아름다운 보험>을 내놓았다. 이익을 따지자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비즈니스가 아닌 미션으로 알고 외국인 노동자 보험을 추진했다.

“예전에 비해 고용주들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법률보험증서를 들고 가면 그럭저럭 협조해 주는 편입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보면 됩니다.”
박 대표는 주말이나 외국인 노동자 행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아름다운 보험>을 소개한다. 그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잠시 머무르는 ‘나그네’들에게 최선을 다해 보살피는 임무라고 알고 동부서주하고 있다.

 

“돈이 악은 아닙니다. 그러나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지배를 당한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하나님이 말하는 지혜로운 청지기는 돈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내어드림으로써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보화를 이 땅에 쌓아 둘 것이 아니라 하늘에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돈을 자녀에게 상속하는 것도 신중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면서 아름다운 퇴장이란 주님이 얼마나 많은 재물을 모았느냐고 물으실 때 하늘나라에서 어떤 청지기로 임명될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충성된 종으로서 어떤 임무를 상급으로 받을지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금융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소득기준 상위 5%에 해당하는 100만 달러 원탁회의 회원과 밀리언 달러 테이블 멤버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금융 영업을 하면서 원칙과 기준은 확고합니다.

성경적 금융은 무엇입니까? 보험, 투자, 부의 이전, 상속과 증여, 인생설계 등과 관련하여 성경은 2350구절을 돈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돈은 하나님의 관점인 영원성에 기초하여 말씀합니다. 이 땅에서의 부만 한정해서는 안됩니다.”

그는 내 안에 부자가 되고 싶은 강렬한 열망이 있다면 먼저 하나님의 소유권을 임시로 맡은 책임자로서 어떻게 관리해야 될지 심사숙고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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