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끝내 삶을 되묻게 했다
영화는 끝내 삶을 되묻게 했다
[객석에서] 영화 <레미제라블>
  • 송상원 기자
  • 승인 2013.01.07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대한 원작 명성 걸맞은 연출·연기 감동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 반추, 진한 여운


▲ 각각 장발장과 판틴으로 분해 최고의 연기와 노래를 선사한 휴 잭맨(왼쪽)과 앤 해서웨이.
감동은 장벽을 타고 피어올랐다. 그들이 쌓은 바리게이트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감동의 축복은 커져만 갔고, 영혼을 울린 눈물이 넘쳐흘렀다. 그렇게 영화 <레미제라블>에게 걸작이라는 훈장이 수여됐다.

“한 인간의 작품이라기보다 자연이 창조해 낸 작품”이라는 칭송이 아깝지 않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 그가 반평생을 바쳐 완성한 위대한 원작이 위대한 뮤지컬을 거쳐, 이제 뮤지컬영화의 새 역사를 연 순간을 우리시대 맞이했다는 데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우선 영화 <레미제라블>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첫 번째 실험은 노래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인 ‘송 스루’(Song-Through) 전개에 있다. 소설보다는 뮤지컬에 바탕을 두고 있다지만 대사가 거의 없이 99% 이상 노래로 전개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특히나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랬다.

여전히 송 스루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양상이지만, 계속해서 영화를 찾는 관객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감독 톰 후퍼의 선택은 옳았다고 평가할 만 하다.

톰 후퍼는 적절한 보완장치도 마련했다. 그것이 바로 두 번째 실험인 라이브 녹음이다. 기존의 뮤지컬영화는 배우들이 미리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녹음한 후 상대 배우와 연기를 펼치며 립싱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때문에 연기하는 순간의 감정을 노래에 담을 수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레미제라블>은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뮤지컬영화 사상 최초로 라이브 녹음을 시도한 것이다. 촬영 시 배우들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을 꼈고, 피아니스트와의 절묘한 호흡과 더불어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반주가 합쳐져 배우들의 감정을 한층 더 진하게 전달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라이브 녹음은 보완장치가 아니라, 히든카드가 된 셈이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노래실력을 믿지 못한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라는 초호화 캐스팅은 이름값에 머물지 않고, 노래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 결과 영화 역사상 가장 처절한 절규라고 꼽을 수 있는 판틴(앤 해세웨이 분)의 ‘I Dreamed A Dream’과 장엄한 혁명가 ‘One Day More’를 얻는 희열을 맛보게 된다.

더불어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영화가 크리스천들의 이야기라는 거다.

19년 동안의 지옥 같은 감옥살이 후 새롭게 거듭난 장발장, 비운의 여인 판틴, 법을 무조건 믿는 법치주의자 자베르, 판틴의 딸이자 장발장의 양녀인 코제트, 돈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는 테나르디에 부부, 혁명을 위해 싸우는 마리우스 등 등장인물 모두가 크리스천이고, 그들의 노래는 주님을 향한 간구로 통일된다. 그리고 사랑과 용서, 구원과 희망이라는 가치를 그린 대서사극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의 우리네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과연 당신이 크리스천을 빙자해 물질을 탐하려는 사람인지, 법만 앞세우다가 자비를 잃은 사람인지, 그렇지 않다면 약한 자에게 따스한 손을 내밀며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걸작이 남긴 여운 속에서 크리스천이라면 꼭 생각해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