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곤 목사(열린교회)

▲ 김필곤 목사
사람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일단 마음을 결정하고 나면 쉽게 바꾸지 않고 기존의 신념을 유지하거나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증거를 비판, 왜곡, 기각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유머작가이자 사회비평가인 레니 브루스는 1960년에 벌어진 리처드 닉슨과 존 케네디의 유명한 대결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케네디 지지자들과 함께 토론회를 보고 있으면 그들의 논평은 늘 이런 식이었답니다. “닉슨을 아주 골로 보내버렸어.” 닉슨 지지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 그들은 “묵사발이 된 케네디 꼴이 어때요?”라고 말했답니다. 그 때 그는 각 집단이 자기네 후보를 워낙 좋아하니 그 후보는 아주 뻔뻔하게 나아가야 하리라는 것을 깨닫고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고 “난 도둑이요, 사기꾼이오. 알겠소? 대통령감으로 최악이란 말이요.”라고 말할지라도 추종자들은 “아, 저렇게 솔직한 사람이 있다니, 어지간한 큰 인물이 아니고서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기가 쉬운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합니다. <거짓말의 진화>(엘리엇 애런슨, 캐럴 태브리스 외 저)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확증 편향의 종이 되면 자신의 관점과 상충하는 정보를 읽어도 자신이 옳다는 확신은 오히려 더 강화됩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추격할 때였습니다. 사울이 진영 가운데 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오늘 성경에는 이 상황에 대하여 전혀 다른 판단을 하는 아비새와 다윗을 볼 수 있습니다. 아비새가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오늘 당신의 원수를 당신의 손에 넘기셨나이다. 그러므로 청하오니 내가 창으로 그를 찔러서 단번에 땅에 꽂게 하소서” 이 상황은 사울을 죽일 기회로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달랐습니다. 다윗은 “죽이지 말라 누구든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부음 받은 자를 치면 죄가 없겠느냐… 여호와의 기름 부은 자를 치는 것을 여호와께서 금하시나니”라고 말합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그 상황을 해석하는 것은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모든 오류의 아버지인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진실을 향해 개방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편 가르기 사고를 벗어나 전체를 보는 좀 더 합리적 판단을 하여야 합니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겸손으로 확인되지 않는 증거가 숨어있는 특수한 경우를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나의 ‘확증 편향’을 찾아 하나님의 뜻으로 바꾸고 매사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를 결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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