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기관 함께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밤’
공로상·단체상·다음세대상 시상하며 축복

광복 80주년과 분단 80년을 맞은 올해, 한국교회 통일선교 단체들이 처음으로 이름을 모아 사역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연합과 축복을 통해 통일선교의 사명을 다시 확인하는 은혜의 축제로 진행됐다.

2025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밤이 11월 13일 서울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교회 통일선교계가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는 선교통일한국협의회(대표회장:황성주 목사, 이하 선통협)가 주최하고,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통일선교사역교회연합, 통일소망선교회 등 6개 단체가 공동 주관했으며, 기독교통일학회를 비롯한 40여 단체가 협력해 한국교회 통일선교 연합의 의미를 더했다.

광복 80주년이자 분단 80년을 맞은 해, 통일선교계는 위기와 침체 속에서도 먼저 사역자들을 격려하자는 취지로 올해의 주제를 ‘당신을 격려합니다’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수 심수봉 권사가 실향민 어머니를 위해 작곡한 ‘조국이여’를 부르며 문을 열었다.

선통협 대표회장 황성주 목사는 환영사에서 “통일선교의 밤은 사람이 높임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단체들이 하나 되어 세계복음화를 향해 나아가는 뜻깊은 연합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평화의 씨앗이 되기를 자처한 여러분의 헌신이 한반도 평화공존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며 “정부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격려했다.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밤에서는 먼저 세 가지 시상 부문이 마련됐다. 통일선교의 길을 걸어온 이들을 기리는 ‘통일선교공로상’, 현장에서 묵묵히 사역하는 단체를 축복하는 ‘우리가 축복하는 단체’, 통일선교의 미래를 이끌 다음 세대 사역자를 격려하는 ‘우리가 응원하는 다음세대’가 그것이다. 수상자 선정은 선통협뿐 아니라 함께한 40개 단체가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1년간 협의와 공정한 투표를 통해 진행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통일선교공로상은 고(故) 대천덕 신부와 벤 토레이 신부에게 돌아갔다. 대천덕 신부는 1965년 태백에 예수원을 설립해 40년간 수도공동체를 이끌며 한국교회 지성인들에게 통일비전을 심어준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월남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북한선교의 신학적 통찰을 제시하며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기반을 놓았다. 그의 아들이자 현 예수원 대표인 벤 토레이 신부 또한 ‘삼수령 프로젝트’를 통해 북한선교와 통일 이후 북한 지역을 위한 준비와 비전을 품고 사역해왔다. 부자(父子)에 걸쳐 이어진 이러한 사역은 화해의 영성과 평화통일의 열망을 대대로 전해줬으며, 한반도 평화의 토양을 다지는 귀중한 자산으로 높이 평가됐다. 고인을 대신해 수상한 큰딸 옌시(대명자)는 “아버지는 통일은 교회가 하나 될 때 하나님께서 이루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지금도 하늘에서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하고 계실 것”이라고 밝혔다. 벤 토레이 신부도 “북한의 해방을 위해 남한 교회가 먼저 하나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경쟁 없이 겸손히 하나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사역하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한 ‘우리가 축복하는 단체’상은 광주 NK비전센터(대표:박우철 목사)가 받았다. 이 단체는 호남 지역에서 탈북민·고려인들을 세워 ‘작은 통일’을 이루는 지역 사역을 펼치고 있다.

올해 처음 신설된 ‘우리가 응원하는 다음세대’에는 탈북민 출신 작가 조경일과 통일을 주제로 창작 활동을 하는 찬양 작곡가 김한별이 선정됐다. 두 사람은 청년층의 통일 관심을 환기하고 지지를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행사의 중심 순서였던 ‘축복의 시간’에는 모든 수상자와 참석자들이 함께 무대와 객석에서 서로를 축복하며 기도했다. 선통협 공동대표 조기연 목사는 “이 시간은 우리의 사랑과 축복을 담아 드리는 가장 중요한 순서”라며 하나님의 은혜가 사역자들에게 더욱 깊이 임하기를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아주 먼 옛날’을 함께 찬양하며 장미꽃을 전하는 퍼포먼스로 격려를 전했다. 이어 상임대표 박동찬 목사의 인도로 한국교회와 북한 땅을 위해 합심 기도했고,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함께 찬양하며 복음통일의 비전을 선포했다.

이 밖에도 행사에서는 새중앙교회 뉴드림 어린이합창단이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했으며, 색소포니스트 박광식이 축하 무대를 꾸몄다. 이날 ‘통일선교의 밤’은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전 세대가 함께 참여한 통일선교 축제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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