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신 목사 〈씨앗들의 노래〉출판
성도의 자기 성찰 일깨우는 메시지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가 최근 설교집 <씨앗들의 노래: 떨어져, 엉겨붙어, 약속을 틔우는>(고민스)을 펴냈다. 수많은 설교 가운데 100편을 엄선해 한 편마다 핵심 문장만을 압축해 수록하고, 독자들이 그 아래 부분에 직접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한 독특한 형식이다. 설교집이라기보다 말씀 묵상 노트에 가까운 이 책은 말씀을 ‘읽고, 쓰며, 되새기게’ 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에는 제 평생의 설교가 응축돼 있습니다. 저는 말씀을 통해 신자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이미 이루신 하나님의 승리 위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하길 바랐습니다. 우리가 이미 은총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신앙의 시작입니다.”
정 목사는 책에 담긴 메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신앙생활을 ‘무엇을 해야 복을 받는’ 조건부 순종으로 오해하는 태도를 지적하며, “그리스도께서 이미 다 이루셨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면 신자는 끊임없는 조바심 속에 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리하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믿는다면, 우리는 자유롭고 관대한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책의 제목인 ‘씨앗’은 정 목사가 오랫동안 목회 현장에서 강조해온 주제이기도 하다. 떨어지고 썩는 듯한 고난의 순간이 오히려 새 생명을 틔우는 과정이라는 신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우리의 삶도 때로는 겨울 밭처럼 메마르고 어두워 보이지만, 하나님은 그 속에서도 생명의 씨앗을 자라게 하십니다. 성도들이 그 은총의 손길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정 목사는 이번 책이 단순한 위로나 감상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란다. “저는 이 책이 고난 중에 있는 성도들에게 실제적인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 한복판에서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그 은총을 잊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의 여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씨앗들의 노래>는 정 목사의 설교 철학인 ‘말씀의 실제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화려한 수사나 심오한 신학 대신, 삶의 자리에서 체험된 복음의 현실을 담담히 전한다. 독자는 여백 속에 자신의 믿음을 적어 내려가며, 말씀 안에서 다시 자라나는 ‘씨앗’이 된다. 정 목사의 바람처럼, 이 책은 오늘도 누군가의 손끝에서 잊혀진 은총을 다시 피워 올리는 노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