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인물】총신대학교 법인이사장 화종부 목사
두번째 법인이사장직 수행…하나님께 감사
“총회와 맺은 세가지 합의 연내 실행할터”
기숙사 건축 위해 지속적 관심 협력 당부
총신대학교 법인이사장 화종부 목사는 혼란을 겪던 총신대가 빠른 시일 내 안정을 되찾도록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훌륭한 강해설교자이자 모범적인 삶의 태도로 존경받는 인물로, 학교 운영에서도 헌신적인 자세를 보여 교단 교회들로 하여금 총신대에 대한 희망을 품게 했다. 지난 4월부터 두 번째 법인이사장 임기를 맡은 화 목사는 교단의 주요 정책적 결정을 다룬 제110회 총회에서도 총회와 원만한 협력을 이끌어냈다. 목회 이양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그가 품고 있는 학교와 목회에 대한 소망을 들었다. <편집자 주>
▲법인이사장 연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총신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던 관선이사체제가 물러가고 정상적인 이사회가 구성됐을 때 제가 법인이사장을 맡은 것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인도하심이었고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직분을 맡겨주신 것을 귀하게 생각하고 학교를 건강하게 잘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한 회기동안 좋은 이사님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모든 이사님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고 대학 교육과 운영 구조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학교에 대한 진단과 과제를 파악하셨을 텐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신학교인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가 올해 말로 일리노이주 캠퍼스를 완전히 폐쇄하기로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신학교의 쇠퇴가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 10년 후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앞으로 총신이 불행한 전철을 밟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교단 신학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단의 가장 우수한 인재라 할 수 있는 총신의 교수진이 좋은 여건 속에서 충분히 연구할 수 있어야 하고, 신앙 양심과 학문적 소신을 가지고 학생들을 헌신적으로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교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에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직원들은 타 직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여건 가운데서도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줘야 합니다. 학교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낄 때 학교의 안정과 발전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제110회 총회에서 총회와 학교의 관계를 원만하게 정리하셨습니다. 총회와 △정관 개정 △법인이사회 인선 방법 △후원이사회 구성 등 세 가지 합의를 이루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총회와 총신대 대표들이 6인위원회를 구성해 머리를 맞댔고, 총대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이제 6인위원회는 총회의 정신을 받들어 올해 안에 합의 사항의 이행을 마무리할 것입니다. 총신대학교는 총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학교가 성장하려면 교단의 지원과 함께 적절한 견제도 있어야 합니다. 총신대 존폐나 재산권 행사 관련 조항 개정 시 총회 인준을 받도록 한 것과 법인이사회 과반인 8명을 총회 추천 인사 중에서 선임토록 한 조항 등은 모두 총회 소속 학교임을 인정하는 응답입니다. 총회와 잘 협력해 교단과 학교 모두에게 유익한 결실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교육부에서 총신대를 비롯한 여러 종교사학을 일반사학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지난 8월 교육부가 총신대와 장신대 등을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법인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일반사학으로 지정될 경우 총신대학교가 교단 신학교로서 목회자와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데 정체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총신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교직원을 선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총회에서 법인이사 8명을 추천하는 일도 불가해집니다.
이 때문에 여러 경로를 통해 총회와 함께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현재 교육부가 입장을 유보한 상태입니다. 제 생각에는 교육부가 ‘종교지도자’의 개념을 지나치게 협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라고 봅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숙사 건축이 총회의 관심 속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현황은 어떻습니까?
=총신대학교 기숙사는 지어진 지 51년이 됐습니다. 이 한마디로 기숙사 건축의 필요성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이 비좁고 냉난방, 환기, 세면장과 화장실 등 여러 면에서 불편이 많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기숙사 건축을 위한 후원의 밤을 연 이후 전국 교회에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후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국 교회의 기대가 큰 만큼 총신대는 최고의 기숙사가 지어질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착공, 2027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국교회 성도들의 귀한 헌금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신앙과 학문을 연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제110회 총회에서 편목교육을 총신대에서 맡도록 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셨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타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분들 가운데 본 교단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편목교육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편목교육의 수요가 끊이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총신대학교가 교육대상자 선발부터 프로그램 운영까지 책임지고 감당하자는 의도였습니다. 편목교육을 통해 좋은 인재가 교단에 영입되기도 하지만, 수년에 한 번 열릴 때마다 잡음이 있기도 했습니다.
편목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대상자의 선발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총신에 맡겨주시면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목사님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강해설교가이신데, 평소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하십니까?
=목사는 설교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 옥한흠 목사님은 제자훈련을 강조하셨지만, 설교가 되지 않으면 제자훈련도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실 만큼 설교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물론 설교에 특별한 은사를 받은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목회자는 꾸준한 연구와 묵상을 통해 설교를 준비합니다. 저 역시 새벽기도 후 도시락을 먹고 목양실에서 오전 동안 성경 본문 묵상과 말씀 연구에 집중합니다. 설교 준비 과정은 목회자에게 복된 일입니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설교 준비를 통해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고, 영성과 경건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날마다 말씀 준비를 성실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교단을 위해 기도하시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교단의 신학적 자세는 매우 건전합니다. 성경에 가장 가깝고, 하나님의 마음을 잘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 우리 교단은 세계교회를 인도할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아직 미국교회가 세계 선교를 선도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한국교회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세계교회를 따라가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세계적인 리더 교회가 돼야 합니다. 순전한 마음으로 복음 앞에 서고, 모범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또한 세계교회를 품고 사랑하며 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진리의 아름다움은 보편성에 있습니다. 넓은 품으로 세계교회를 품는 지도자적 역할을 감당하는 교단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케이컬처의 세계적 확산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절호의 시기입니다. 의젓한 형과 같은 품격을 지닐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목회 이양 과정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서울교회에 2012년 부임해 이제 14년째가 됐습니다. 남서울교회에 부임한 것은 교회의 필요와 제 은사가 잘 맞아서였습니다. 저는 평생 설교와 예배에 에너지를 쏟아온 사람이고, 교회 역시 그 점을 원했습니다. 이전 제자들교회 담임 시절부터 제 역할은 드러나기보다 묻혀 있는 것, 원리를 지키며 순종하는 목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기조를 지키면서 남서울교회를 통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세계선교와 북한사역에도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역을 하며 하나님께서 저를 이런 일에 쓰시고자 남서울교회로 보내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내년 12월 은퇴를 예정하고 있으며, 교회가 후임목회자를 선임하는 과정 중입니다. 결정이 되면 동사목회를 거쳐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이양할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목회자들을 돕는 사역을 하려 합니다. 목회자가 현장에서 배우는 경험이 절반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목회자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성경공부와 설교 준비를 돕고, 설교 코칭이나 컨설팅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남서울교회에서의 사역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총신대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와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