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외국인을 향한 사역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복지를 넘어, 교회의 정식 성도로 세우고 직분까지 맡기는 장면이 낯설지 않다. 이는 외국인을 선교의 통로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과 함께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려는 변화의 징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인구는 260만명에 달하며, 그중 상당수는 농촌과 지방 도시에서 장기 거주하며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머물다 떠날 이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속에 뿌리내린 또 다른 주민이자 교회의 구성원이 됐다. 따라서 외국인들을 향한 전도와 돌봄을 넘어, 신앙 교육과 제자 양육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은 시대의 요청이자 교회의 사명이다.

최근 교회 현장에서도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평택 남부전원교회는 필리핀·중국 성도들을 집사로 임명하며 ‘한몸의 교회’를 선포했다. 부산 대청교회는 네팔 이주민 사역을 통해 ‘역파송’의 열매를 거뒀다. 안산양무리교회는 지역 이주민들을 사랑과 실천으로 섬기며 복음의 실재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외국인들이 ‘함께 섬기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칼빈대학교나 대신대학교 등 기독교육기관들도 외국인 유학생을 선교적 자원으로 바라보며 미래 사역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강도사고시에도 외국인 응시자들이 참여해 전원 합격하는 등, 교단 차원에서도 다문화 목회자 양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처럼 외국인을 신앙공동체의 일원으로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다. 국내에서 복음을 들은 외국인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나누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한국에 정착해 가정을 이루고 2세, 3세를 낳고 있다. 이들의 자녀가 주일학교에 다니고 신앙 안에서 성장하는 현실은, 교회가 더 이상 그들을 ‘외부인’으로 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그들을 교회의 일꾼으로 세우고, 나아가 세계선교의 동역자로 성장시키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 과제다. 서로 다름 속에서 하나됨을 이뤄가는 일, 그것이 오늘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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