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재목 목회자와 선교사로 키워
신대원 등록금 전액 지원하며 독려
감격이 넘쳐흐르는 예배 통해 결단

다음세대를 사명자로 인도하는 김근영 목사(앞줄 가운데)를 비롯해 총신신대원에서 사명자의 길을 걷고 있는 청년들과 사명자가 되기로 결심한 청년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다음세대를 사명자로 인도하는 김근영 목사(앞줄 가운데)를 비롯해 총신신대원에서 사명자의 길을 걷고 있는 청년들과 사명자가 되기로 결심한 청년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과거 한국교회에서 목사 안수받거나 선교사로 파송되면 하나님의 축복이자 가문의 영광으로 여겼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교회 안에서도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사회적 성공을 부러워하는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다수의 신학대학원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지방 교회는 부교역자 수급마저 어렵다. 지난해 기준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 중 20대 선교사는 0.46%에 불과하다.

반면 이러한 현상에 휩쓸리지 않고 신앙적 성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다음세대를 사명자로 키우는 교회가 있다. 청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은사를 꺼내주는 수원제일교회가 그렇다.

현재 수원제일교회에는 총신신대원생 6명, 신대원 후보생 1명, 총신대 학부생 1명, 선교사를 준비하는 청년 2명이 있다. 김근영 담임목사 부임 이후 지난 9년간 목회자나 선교사가 된 청년은 수십명에 이른다.

김근영 목사, 조성진 전도사, 원성인 전도사.
김근영 목사, 조성진 전도사, 원성인 전도사.
이온유 자매, 김지나 전도사, 김기쁨 전도사.
이온유 자매, 김지나 전도사, 김기쁨 전도사.
박진서 형제, 송보석 전도사, 오정민 전도사.
박진서 형제, 송보석 전도사, 오정민 전도사.

수원제일교회 청년들이 목회자나 선교사의 길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비결은 김근영 목사가 사명자가 될 재목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헌신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사명감이 있어야 영혼을 돌볼 수 있어요. 사명감이 탁월한 청년들이 눈에 띄면 신대원 진학을 권하고 전적으로 지원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총신신대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기쁨 전도사가 김근영 목사 시야에 들어온 재목이다. 그녀는 선교사 부모님을 둔 MK지만 애초에 신학을 공부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해외에서 오래 살다 와서 3년 전 한국에서 처음 경험한 공동체가 수원제일교회입니다. 당시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는데 담임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영혼이 회복되는 걸 체감했어요. 저 또한 누군가의 회복을 돕고 싶은 맘이 커졌고, 그래서 신대원에 진학했어요. 담임목사님에게 받는 깨달음으로 사명과 확신이 커지고 사역이 기쁩니다.”

한국교원대생으로 요즘 교생 실습 중인 이온유 자매는 교사라는 안정된 미래를 뒤로하고 총신신대원 진학을 결정했다. “교사가 되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훈련받고 싶어서 신대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우리 교회 제자훈련을 통해 이런 마음을 갖게 됐어요. 세상적인 지식만 전하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김근영 목사로부터 역대급 찬양인도자라고 칭찬받는 원성인 전도사는 수원제일교회에서 은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육군 대위 출신입니다. 군 복무 중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뜨거움이 넘쳐흐를 때 수원제일교회를 소개받았어요. 뜨거운 마음을 안고 청년들과 예배하면서 전역 후 신대원 진학을 결정했어요. 또한 예배를 드리면서 제 은사가 찬양 인도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우리 새벽이슬 청년부가 부흥하는 이유는 청년들이 주님 안에서 기뻐 뛰어놀며 함께 찬양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총신신대원에 들어간 오정민 전도사가 원성인 전도사의 인도에 따라 주님 안에서 기뻐 찬양한 청년이다. “저는 모태신앙도 아니고 고향도 광주예요. 홀로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원제일교회를 다니게 됐어요. 이곳에 와 예배와 찬양에 감격했고 담임목사님이 하나님께서 어떠한 삶을 원하는지 말씀해주셔서 신대원에 가게 됐어요.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신대원에서 같이 공부하는 동기들 너무 귀합니다. 또한 교수님들 말씀이 큰 은혜가 돼 녹음해서 받아적고 있어요. 제가 받은 것들을 흘려보내고 싶어요.”

총신대 영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박진서 형제도 수원제일교회에서 은사를 찾았다. “교사가 꿈이긴 한데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해요. 우리 교회 뮤지컬팀 ‘흔적’에서 공연 및 예배를 하면서 제 은사가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학교 연극동아리 ‘페르소나’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수원제일교회가 사명자를 세운 두 번째 비결은 확실한 지원에 있다. 수원제일교회는 총신신대원 재학생 전원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웬만한 교회도 전액 등록금 지원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힘겹게 신대원을 졸업했던 김근영 목사가 결단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김근영 목사는 신대원 재학 당시 작은 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시작했다. 중고등부에 청년부까지 맡아 사역했지만, 교회 사정상 장학금 하나 받은 것 없이 자비로 신대원 3년을 버텼다. 하도 힘들어 신대원 뒷산 기도굴에서 펑펑 울면서 기도하면서 다짐했다고 한다. ‘내가 목회하면 신대원생들에게 풀타임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담임목사의 결단과 교회의 지원 아래 신대원생들은 학비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다.

조성진 송보석 전도사는 원성인 전도사와 총신신대원 기숙사에서 한방을 쓰는 절친이다. 소년부를 담당하는 조성진 전도사는 아이들이 하나님과 만나는 접촉점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기도하고 입술로 고백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청소년기에 고백의 기억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결국엔 그 고백이 아이들을 주님과 만나도록 인도하리라 믿습니다.”

대학청년부를 맡고 있는 송보석 전도사는 목자의 마음으로 청년들을 품고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의 개척교회 출신이라서 수원제일교회처럼 큰 교회를 섬기는 게 나에게 맞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한 영혼을 강조하는 담임목사님의 말씀이 들어오면서 걱정은 사라지고, 청년 한명 한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한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수원제일교회가 첫 사역지라고 밝힌 김지나 전도사는 선교하는 교회를 섬긴다는 자부심이 크다. “교회에서 진행하는 사역이 많다 보니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축복이 있어요. 사역지를 구할 때 선교를 열심히 하는 교회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우리 교회가 바로 그런 교회입니다. 담임목사님부터 성도들까지 선교에 진심입니다.”

김지나 전도사의 말처럼 수원제일교회는 선교에 강점이 있는 교회다. 파송 선교사가 아홉 가정이나 되고, 협력 선교사도 열두 가정에 이른다. 김근영 목사는 얼마 전까지 GMS 부이사장을 지냈다.

이같이 선교하는 수원제일교회에서 선교사의 꿈을 키우는 청년들이 있다. 김지은 이예람 자매가 그들이다.

김지은 자매는 올해 키르기스스탄 여행 중에 선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여행이었는데 동행한 현지 선교사의 삶을 보면서 결국엔 비전트립이 됐다고 말했다. “선교사님의 삶을 보면서 내가 내딛는 걸음마다 함께하는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그 은혜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것만큼 가치 있는 삶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이에 앞서 교회 안에서 선교를 꿈꾸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명자의 길을 걷기로 작정한 청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 삶을 드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어요.”

이예람 자매는 MK다. 다만 부모님이 선교사가 될 것은 권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원제일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고 비전트립을 경험하면서 선교사가 되기로 다짐했다. “우리 교회는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잘 구축돼 있어요. 저도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기반을 다졌어요. 또한 교회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신앙을 단단하게 유지하고 있어요. 청년부 안에 선교부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어요. 선교단체에서 훈련받고 여러 선교사님의 조언을 받으면서 방법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이들 열 명의 사명자와 대화하면서 나온 결론이 있다. 수원제일교회가 사명자를 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까닭은 복음의 감격이 넘쳐흐르는 예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감격 없는 예배는 청년들 마음속에 가라앉아 있는 소명을 끄집어내지 못한다. 감격과 눈물이 넘치는 예배를 드릴 때야말로 비로소 결단하는 이들이 나온다.

김근영 목사는 말한다. “결국 복음입니다. 예배를 통한 복음의 감격이 있어야 헌신과 결단이 나옵니다. 저는 예배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아요. 예배를 목숨을 걸듯이 까다롭게 준비합니다. 왜냐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람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통한 복음의 감격에 주체하지 못할 때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사명자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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