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함의 성경번역사>(해리 프리드먼/브니엘)
<잔혹함의 성경번역사>는 성경 번역을 위해 목숨을 걸고 고난과 박해를 견뎌야 했던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책이다. 16세기 영국에서 최초로 영어 성경을 제작한 윌리엄 틴들과 동료들은 왕권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투옥과 사형 등 혹독한 운명을 맞았고, 종교의 도구로 성경이 이용되는 과정 역시 여러 형태로 펼쳐진다. 이 책은 성경 번역의 역사를 신학적 관점이나 기술적 분석보다 당시 사람들의 시선과 믿음, 정치·종교적 갈등 속에서 해석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깊이를 가진다.
성경번역은 진보적 교육과 자유, 문명사의 핵심 요소들이 종교와 맞물려 발전했다는 점을 보여주며, 번역의 권리가 특정 종교집단과 권력자들에게 독점되던 시대를 넘어 대중에게 전달되고, 그 과정에서 종교개혁과 사회 변화, 신앙의 옹호와 배제, 다양한 논쟁과 갈등이 반복된 역사를 담았다. 번역된 성경은 중세 종교논쟁, 정치적 조작의 도구가 되기도 했으며, 유럽 각지에서 폭력과 모함, 이단 처벌을 동반한 사건들이 벌어졌다. 이 책은 단순히 성경번역의 과정이나 결과물을 다루기보다, 번역을 둘러싼 인간적 복잡함과 신앙의 의미, 그리고 신구약의 경계와 교파별 성경 정의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결국 <잔혹함의 성경번역사>는 성경의 본질과 그 가치를 되새기며, 번역의 역사가 곧 신앙의 역사이자 인류의 문화사임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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