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환 목사(명성교회)

하나님은 정결한 입술의 남은 자를 통해 회복하십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습 3:17)

 

김인환 목사(명성교회)
김인환 목사(명성교회)

스바냐 선지자의 첫 메시지는 무겁습니다. 1장과 2장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선포합니다. 예루살렘은 부패했고, 열방은 교만했으며, 모든 인류가 하나님의 진노 앞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은 파괴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심판은 정화의 과정이며, 새롭게 하시려는 구원의 도구입니다.

본문은 스바냐서의 절정이자 결론입니다. 무너짐 뒤에 주어지는 소망, 심판 뒤에 열리는 구원, 교만이 무너진 자리에 서게 될 겸손한 남은 자의 축복을 보여 줍니다. 구약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속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 때문에 기뻐하시며 노래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남은 자에게 정결한 입술을 주십니다

9절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 때에 내가 여러 백성의 입술을 깨끗하게 하여…” 여기서 ‘입술’은 단순한 말뿐 아니라 존재 전체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심판을 통해 불순한 것들을 제거하시고, 남은 자에게 새로운 언어, 곧 하나님을 찬양하고 의지하는 정결한 언어를 주십니다. 바벨탑 사건에서 인류는 교만으로 언어가 흩어졌지만, 마지막 날에는 하나님께서 다시 입술을 정결하게 하시어 한마음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십니다.

11~13절은 남은 자의 특징을 말합니다. 교만하지 않고 겸손합니다. 거짓을 행하지 않고 정직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두려움 없이 살아갑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이 은혜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언어가 혼잡합니다. 거짓 뉴스, 상처 주는 말, 자기 자랑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남은 자는 정결한 입술을 사용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우리의 입술이 하나님을 높이고 이웃을 세워 주는 통로가 돼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로마 제국의 박해 속에서도 “예수는 주님이시다”라는 고백으로 살았습니다. 그 정결한 고백은 로마를 무너뜨릴 만큼 강력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입술도 남은 자의 입술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남은 자 가운데 계시며 기뻐하십니다

“시온의 딸아 노래할지어다… 이스라엘아 기뻐하라” 심판의 두려움이 지나간 자리에 이제 기쁨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더 이상 슬픔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구원의 기쁨을 노래합니다.

17절은 스바냐서의 복음적 정점입니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구원을 베푸시는 전능자이십니다. 우리가 스스로 구원받을 수 없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놀라운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기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기뻐해야 마땅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보며 기뻐하시고 노래하십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께 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때문에 기뻐하신다고 하십니다. 부모가 자녀를 바라볼 때 이유 없이 웃음 짓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보시며 기뻐하시고 노래하십니다.

미국에 딕 호이트(Dick Hoyt)라는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는 중증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수많은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에 함께 출전했습니다. 아들을 안고, 밀고, 끌면서 결승선을 통과할 때 아버지는 아들을 보며 행복해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는 눈빛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부족해도, 연약해도, 하나님은 우리를 보며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흩어진 남은 자를 모으시고 회복시키십니다

18~20절에서 하나님은 약속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그 때에 모으고 그 때에 너희를 모아 너희의 사로잡힘을 돌이킬 때에 너희로 천하 만민 가운데서 명성과 칭찬을 얻게 하리라” 흩어진 자들을 모으십니다. 수치를 당한 자들을 회복시키십니다. 남은 자를 통해 열방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납니다.

이스라엘이 포로로 끌려가고 흩어졌지만, 하나님은 반드시 다시 모으신다고 하셨습니다. 수치를 당한 자를 영광으로 바꾸십니다.

오늘 한국교회도 이 약속을 붙들어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에서 비난받고 조롱받지만, 하나님은 남은 자를 통해 교회를 새롭게 하십니다. 가정이 깨어지고 흩어져도, 하나님은 믿음의 남은 자를 통해 다시 회복시키십니다. 우리 개인이 실패와 상처로 무너졌을지라도, 하나님은 다시 세우십니다.

한국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일제강점기와 전쟁, 가난 속에서도 남은 자들이 모여 기도했습니다. 새벽마다 울려 퍼진 기도의 소리가 한국교회를 살렸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남은 자를 통해 회복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스바냐 선지자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분명한 진리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심판하시지만, 남은 자에게는 새로운 미래를 주십니다.

남은 자란 특별한 능력이나 조건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겸손히 하나님을 찾는 사람, 넘어져도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 정결한 입술로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그 사람을 기뻐하시며, 그 가운데 거하시고, 그로 인해 노래하시며 즐거워하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신 복음의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부족해서 하나님이 나를 기뻐하실 리 없어.” “나는 연약하고 자주 무너져서 하나님이 나를 쓰실 수 없을 거야.”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네가 완벽하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다. 네가 겸손히 나를 찾기 때문에, 네가 나의 은혜를 붙잡고 있기 때문에 나는 너를 기뻐한다. 너는 내 사랑하는 자녀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실 때, 우리는 실수투성이지만, 주님의 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덮인 거룩한 자녀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 때문에 즐거워 노래하십니다.

세상은 우리를 무시할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기뻐하십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연약함을 비웃을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흔들리고 교회가 비난받을지라도, 하나님은 남은 자를 통해 반드시 회복의 역사를 이루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와 가정이, 바로 그 남은 자의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입술이 정결하여 하나님을 높이고 서로를 세우는 공동체,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 흩어졌던 자들이 모이고 깨어진 것들이 회복되는 공동체.

그때 우리도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주님을 기뻐하기 원합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주님께서 저희 때문에 기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 은혜 안에서 오늘도 담대히 살아가겠습니다.”

이 약속의 말씀을 마음에 품으시기 바랍니다. 남은 자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기쁨이 오늘 우리 가운데도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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