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전광훈 목사 이단성 조사 헌의안 상정
고신, 손현보 목사 설교·정치활동 신학 검토

교단의 한 해 살림을 결산하고 새로운 일꾼을 세우며 나아갈 길을 정립하는 정기총회가 9월 일제히 열린다. 일부 교단 총회에서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목회자들에 대한 검증 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보여 교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이하 예장) 통합(총회장:김영걸 목사)은 9월 23~25일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 제110회 총회를 개최한다. 주제는 ‘용서, 사랑의 시작입니다’(사 55:7, 엡 4:31~32)로, 분열과 상처를 넘어 하나 된 교회를 이루고 복음의 영광을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첫날 진행되는 임원 선거에서는 109회기 목사부총회장 정훈 목사(여천교회)가 총회장직을 자동 승계한다. 목사부총회장과 장로부총회장에는 각각 단독 후보로 나선 권위영 목사와 전학수 장로의 당선이 유력하다. 예장통합은 임원선거조례에 따라 부총회장 후보가 단일 후보일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격 사유가 없다고 인정하면 투표 대신 박수로 추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사람 모두 큰 문제 없이 추대될 전망이다. 총회 현장에서 모든 임원을 선출하는 예장합동과 달리 예장통합은 서기 이하 임원들의 경우 총회장이 추천한 인물이 인준을 받아 임명되는 구조여서, 올해 총회에서는 모든 후보가 경선 없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헌의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노회에서 총 44건의 헌의안이 접수됐다. 이 중 8건이 이단·사이비 관련으로, 특히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 헌의안이 포함돼 주목된다. 전 목사는 극우 정치 행보와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으며, 이번 총회에서는 교단 차원의 공식 검증 여부가 다시 논의된다. 앞서 예장통합은 3년 전 전 목사의 집회 참여 자제를 결의한 바 있으나, 이번 안건은 보다 강력한 교단적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 인터콥, 전태식 목사에 대한 조사 요청도 함께 상정돼 있다.

위원회 청원 사항 중에도 주목할 내용이 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오늘날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해 “명백한 이단이므로 ‘이단’으로 결의해 줄 것”을 청원하기로 했다. 예장통합은 현재 통일교를 ‘사이비종교’(제56회 총회), ‘기독교 아님’(제64회 총회)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제109회 총회 당시 여성위원회가 청원한 ‘총대 10명당 여성 1인’ 규정을 명문화하는 헌법 개정안이 1년간 헌법위원회 연구를 마치고 이번에 상정됐다. 평신도위원회 역시 같은 취지의 청원을 제출하면서, 여성 리더십 확대가 총회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이 외에도 매년 총회 때마다 논란이 된 연금규정 개정안 역시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예장고신(총회장:정태진 목사)은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엡 2:22)를 주제로 9월 23~26일 충남 천안시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제75회 총회를 연다. 개회 직후 진행될 선거에서 현 목사부총회장 최성은 목사(남서울교회)가 큰 무리 없이 총회장직을 이어받을 예정인 가운데, 목사부총회장과 장로부총회장 선거는 모두 2파전으로 치러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목사부총회장 후보에는 강영구 목사(마산동광교회)와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가, 장로부총회장 후보에는 김정수 장로(압량중부교회)와 장상환 장로(잠실중앙교회)가 각각 나섰다. 총회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선거도 이상선 목사(경산드림교회)와 제인호 목사(가음정교회)의 대결 구도로 전개된다.

예장통합이 전광훈 목사의 이단성 조사를 다룬다면, 예장고신은 교단 소속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의 설교 및 정치 활동을 신학적으로 검토한다. 손 목사는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에서 ‘세이브코리아’를 조직해 전국적으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주일예배 설교에서 특정 정당 정치인의 이름이 들어간 제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설교의 정치 도구화’와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한 신학적·성경적 입장을 묻는 질의가 세 노회에서 올라왔다. 앞서 헌의위원회에서 기각됐으나, 안건을 제출한 노회들의 항의와 반발로 기각이 철회돼 총회 안건으로 다뤄지게 된 만큼 현장 논의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예장고신 총회에서는 매년 빠지지 않고 제기되는 목사·장로 정년 연장 관련 청원이 올해도 다섯 노회로부터 상정됐다. 또한 목회자 은퇴 문제가 한국교회 전체 교단의 공통 관심사인 만큼, 예장고신 역시 은급 제도의 안정적 운영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밖에 ‘저출생 대책 활성화’, ‘교회 내 이주민 사역 교사 양성 및 총회교육원 교재에 다문화 이해 내용 포함’, ‘이주민교회 개척 시 국내전도부의 개척지원금 지원’ 등 사회적 이슈와 맞닿은 청원들도 결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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