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곤 목사 (안양석수교회, 총회통일목회개발원 원장)
김찬곤 목사 (안양석수교회, 총회통일목회개발원 원장)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관계의 완화를 위해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여러 견해가 나뉠 수 있다. 북한은 표면적인 모습으로 보면 통일에 대해 매우 강경한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2023년 12월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듬해 1월엔 북한 헌법에 ‘영토 조항’이 신설됐다. 그것을 보면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 유훈인 ‘통일 노선’을 뒤집었다는 해석도 많았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적대적 두 국가론은 ‘감성형 통일전선전술’에서 ‘전쟁형 통일전선전술’로의 전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견해를 통해 차후 남북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북중 회담을 하면서 점점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여겨진다. 과연 통일 담론이 가능할 것인가? 

먼저 역사를 통해 살펴보아야 할 것은 북한의 태도 변화는 과거 동서독 분단 시기의 동독이 취한 입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동독은 1972년 체결한 ‘동서독기본조약’을 항구적인 분단 조약으로 해석하고, 1974년 헌법 개정을 통해 통일 조항을 삭제했다. 이 상황은 우리나라와 평행이론을 보인다고 여겨진다. 두 국가론을 주장했던 입장은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통일 주도권을 잡을 수 없고 흡수통일이 될 것 같은 불안감 속에서 몸부림치는 형태로 보인다. 북한의 이 모든 행동 또한 지난 시간 상실한 남북 관계 주도권을 되찾고, 미국과 강대강 구도를 형성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유리한 국제정세를 조성하고, 경제난에 따른 내부 불만을 잠재우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담을 통하여 실리적인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를 과거에도 했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랄 것이다.

이에 반해 당시 서독은 동서독기본조약 체결 이후에도 동독을 국제법상 국가로 승인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처럼 서독의 확고한 입장이 독일 통일을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서독교회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음을 알아야 한다. 멀어지려고 하는 동독을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족애로 감싸안았고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하면서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약속하신 말씀의 열매를 거두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에 우리 한국교회는 먼저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하면서 기도해야 한다. 이 땅에 다시는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나아가 우리나라의 통일은 세계선교의 마지막 주자로서 하나님의 역사가 우리를 통해 나타날 것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에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이 상황을 통전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바른 대비를 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준비되지 못한 통일은 재앙이며, 준비된 통일은 축복임을 기억해야 한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이에 앞서 대북 전단 살포를 규제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등 긴장 완화 조치를 취했다. 이는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과의 협력 구도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단순히 수구보수적인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선교적 시야로 봐야 한다. 한국교회는 통일을 위한 통로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각오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에서는 북미대화 재개 움직임이 감지되며, 국제정세에도 새로운 변화의 기류가 일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대화와 진취적 행동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미간의 대화만으로 가기를 원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통일담론의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거북한 일일 것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의 잘못된 행태들은 싫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최소한 한국교회와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해 왔던 통일을 위한 기도와 담론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하나님의 뜻이다. 사람들은 점점 마음이 식어가고 있고 우리끼리만 잘 살기를 바라는 욕망이 우리에게는 큰 대적임을 바로 알아야 한다.

특히 우리 교단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이루는 일에 선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성경에 기초한 바른 통일정책과 통일선교사를 준비해야 한다. 통일을 이루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통일을 이룬 후에 한국교회가 함께 민족복음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의 설계도를 가져야 하며, 그와 함께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마지막 주자로서 지상명령 성취를 위해 달려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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