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2주기 앞두고 추모집 발간
63인의 동역자들 그리움 표현해
<선한 의사 박상은>(최재일 외/물맷돌)
2023년 11월 베트남에서 의료 선교 활동 중 세상을 떠난 고 박상은 박사(1958~2023)를 추모하는 책이 나왔다. <선한 의사 박상은>. 이 책은 박 박사를 그리워하는 63인이 그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박 박사가 맡았던 이력은 너무도 많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 샘병원 대표원장, 누가회 회장,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회장,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한국생명윤리학회 고문,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공동대표, 국제보건의료확회장, 샘물교회 장로….
박 박사는 이러한 많은 직책을 통해 생명윤리를 확산하고 기독교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의료 선교의 비전을 갖고 샘병원을 기독교 선교병원으로 자리 잡게 했으며, 북한 선교와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다방면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박 박사와 지근거리에서 동역해 온 이들이다. 이들의 글은 한결같이 다시는 이 땅에서 볼 수 없게 된 박 박사를 향해 짙은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글에서 고인이 그들에게 어떠한 본을 보인 인물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선망의 직업인 의사였으나 늘 겸손함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신실한 신앙 덕분이었다. 그는 믿는 바와 살아가는 바를 일치시키며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고자 최선을 다했다.
박 박사는 1958년 가난한 목회자의 가정에서 7남매 중 다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형제 가운데는 목사가 세 명, 의사가 두 명 배출될 정도로 신앙의 명문가가 되는 축복을 받았다. 이 책에 나오는 박 박사가 남겼던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이야기와 여러 글들을 종합해 보면, 그는 대학 시절 예수님을 뜨겁게 만나고 일평생 신앙의 길을 정진했다. 그는 유명한 의료인이 되기 이전에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고자 변함없이 노력했다.
부산복음병원에서 신앙인으로 훈련받은 뒤 미국 유학과 신장내과 교수로서의 커리어, 복음병원과 고신의료원 등에서의 봉사와 리더십 경험을 쌓으면서도 항상 인류애와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에 중심을 뒀다. 의학 지식을 토대로 의료 선교 사역에 헌신하며, 북한, 베트남, 케냐, 탄자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의료 소외 계층을 위해 병원 설립, 무상 진료, 에이즈와 말라리아 환자 치료 등 다양한 일을 실천했다.
특히 그는 생명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외에서 연명 의료 결정법, 생명 존중 운동, 호스피스 관련 법안 제정 등에 앞장섰고, 낙태 반대 운동과 생명 사랑 교육, 환자의 인간 존엄성 수호에 큰 역할을 했다. 아프리카 미래재단 설립 등 국제 NGO 활동도 병행했으며, 각종 재난과 분쟁 지역, 감염병 확산 현장 등 도움이 필요한 곳마다 헌신적으로 달려갔다.
평생 의료선교 현장에서 그가 실천한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삶(환자 치유, 생명 사랑, 인권 옹호, 의료 윤리)은 박상은이 남긴 가장 큰 발자취다. 이 책을 통해 박상은 박사를 생각하며 그가 생전에 쏟았던 의료선교의 발자취가 그의 동료와 제자들을 통해 이어지고, 제2, 제3의 박상은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