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현재이 제14회 말씀깃발전 개최
교회 등 길거리 깃발전과 전도 병행
다가가는 복음, “말씀이 문화 품다”

좁은 골목 사이 바람이 분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월드컵시장 골목에서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다. 성현교회(조보섭 목사) 앞에 걸린 말씀 깃발이 시선을 붙든다.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또 다른 이는 한참을 서서 말씀을 읽는다. 교회 앞 작은 테이블에서는 성도들이 조심스레 전도지를 건넨다. 거리 위에 말씀이 선명하게 살아 있다. 이것은 단지 전시가 아니라, 도시 속 ‘복음의 통로’다.

성현교회 앞에 걸린 말씀 깃발이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성현교회는 복음의 간편한 접근 방법인 말씀 깃발과 함께 자연스러운 전도를 병행하고 있다.
성현교회 앞에 걸린 말씀 깃발이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성현교회는 복음의 간편한 접근 방법인 말씀 깃발과 함께 자연스러운 전도를 병행하고 있다.

청현재이 말씀그라피선교회(대표:임동규)의 말씀깃발전은 올해도 어김없이 부활절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3월 21일부터 4월 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깃발전은 교회, 선교 단체는 물론 지역 거리까지 이어지며,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선교’의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전국 교회는 전시용 깃발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자체적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각 지역 교회들은 거리 전도, 야외 전시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에 위치한 성현교회는 거리 전도를 겸한 깃발 사역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조보섭 목사는 “망원동은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상인이 혼재된 지역”이라며, “이곳에서 깃발은 복음의 첫인상으로 작동하고 있다. 교회를 향한 경계심 없이 다가올 수 있는, 말씀이 주는 부드럽고도 강력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임동규 대표가 말씀 깃발전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벽 한쪽에 걸린 묵상의 결과물이 적힌 말씀을 소개하고 있다. 임 대표는 말씀깃발이 복음의 언어가 되는 매개체라고 강조한다.
임동규 대표가 말씀 깃발전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벽 한쪽에 걸린 묵상의 결과물이 적힌 말씀을 소개하고 있다. 임 대표는 말씀깃발이 복음의 언어가 되는 매개체라고 강조한다.

이번 깃발전에는 6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대부분 부활 사건을 중심으로 한 신약 말씀들로 구성됐다. 특히 요한복음 14장 19절 말씀은 올해 대표작 중 하나다. “조금 있으면 세상은 다시 나를 보지 못할 터이로되 너희는 나를 보리니 이는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겠음이라”는 이 말씀을 작업한 이른비 말씀선교사는 “주님께서 십자가 고난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건낸 절절한 위로”라며, “이 시대에야말로 죽음을 넘어선 부활의 소망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살랑이는 바람, 피어나는 들꽃, 흘러가는 구름에도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담겨 있는데, 그것을 느끼기 위해선 우리가 하나님과 교제하려는 감각이 깨어 있어야 한다”며, “깃발은 그런 감각을 다시 일깨우는 도구”라고 말했다.

임동규 대표는 “우리가 거리에서 광고 배너를 보듯 깃발을 본다면, 그것은 선교의 새로운 방식이 된다”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 깃발을 주신다는 시편 말씀처럼, 이 깃발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복음의 깃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말씀을 듣는 시대를 넘어, 말씀을 ‘보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며, “눈에 보이는 말씀은 단지 정보가 아니라, 마음에 남는 이미지이자 복음의 감정적 설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깃발을 통해 복음을 경험한 시민들이 언젠가 그 말씀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며, “이 깃발은 시각언어로 복음을 전하는 매우 효과적이고 영적인 도구”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특히 한국 사회처럼 다원화된 시대에는 복음을 전하는 방법도 다양해져야 한다”며, “청현재이 말씀깃발전은 단순히 미술 전시를 넘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복음의 언어가 되는 매개체”라고 밝혔다.

깃발전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며, 4월 19일에는 부산 온천천 거리 말씀깃발 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와 연계되고 있다. 조보섭 목사는 “부활의 말씀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흐름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말씀이 다시 거리의 중심에 서야 한국교회가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현교회 앞에 걸린 말씀깃발은 단지 홍보물이 아니다. 그것은 묵상의 결과이며, 믿음의 고백이다. “깃발이 글씨가 아니라, 기도처럼 보여요.” 부활절을 앞두고, 거리에는 살아 있는 말씀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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