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환 목사(군산 동광교회)

주님 인도하시는 길 따를 때, 복음 문 열립니다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행 16:14)

 

문성환 목사(군산 동광교회)
문성환 목사(군산 동광교회)

하나님이 여시는 문

저는 지난겨울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한 땅들을 밟으면서,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하셨던 숨결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여정 중에 특히 제 마음을 뜨겁게 한 장소는 빌립보 지역이었습니다. 빌립보는 유럽에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한 곳입니다. 바울과 루디아가 만났던 빨래터와 루디아 기념교회, 그리고 바울이 갇혔던 빌립보 도성의 감옥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빌립보 도성은 다 무너졌는데, 루디아기념교회는 여전히 아름다운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바울의 복음전도 여정 속에서 특별한 성령의 개입하심을 통해 세워진 이 교회에 관한 성경의 기록을 떠올리자 제 가슴에도 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주님이 이끄시는 그 길에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루디아였습니다. 주님께서 열어주신 루디아의 마음은 전도자들의 열린 문이 되었으며, 그 열린 문은 마게도냐의 생명들을 살리는 열린 길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유럽 복음화의 문을 열어준 빌립보교회가 이렇게 세워졌습니다.

우리가 걷는 비전행전 또한 하나님께서 그 길과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실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여실 때

첫째, 하나님이 마음을 열어주실 때 그 열린 마음은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통로가 됩니다.

루디아는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빌립보에서는 회당이 없어서 예배드릴 곳도, 기도할 곳도, 자기의 마음을 둘 곳도 찾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루디아는 얼마나 마음이 어려웠겠습니까?

바로 그때 빌립보에 도착한 바울의 전도팀과 외로운 루디아가 빨래터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계속해서 성경은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행 16:14)라고 합니다. 루디아의 마음 깊은 곳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그 능력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그녀의 힘으로 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주께서 그 마음을 여셨다’고 말합니다.

열린 마음은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이 마음을 여시면 복음이 들어가고, 복음이 들어가면 삶이 변화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을 여실 때, 우리는 복음 앞에 반응하게 됩니다.

비단 루디아뿐만이 아닙니다. 빌립보 감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가 찬양할 때, 지진이 나고 옥문이 열렸습니다. 간수는 죄수들이 도망간 줄 알고 절망했습니다.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어서 그만 칼을 들어 자결하려 했습니다. 그때 바울이 외쳤습니다. “우리가 다 여기 있노라!”

그 순간 간수의 마음이 열렸습니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 유명한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 16:31)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마음을 여실 때, 구원의 문이 열립니다. 그 삶이 변화됩니다.

둘째, 주님은 우리의 마음을 열린 문이 되게 하십니다.

루디아가 바울로부터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집 문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머물게 하니라”(행 16:15)

루디아의 열린 마음은 자기 집의 문도 열게 하였습니다. 그녀의 집은 빌립보 지역에 복음이 들어가는 구원의 열린 문이 되었습니다. 바울이 빌립보 감옥에서 풀려난 후, 당시의 간수와 그 가족과 친척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세례를 베풀고 나서 다시 찾아간 곳도 루디아의 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을 여십니다. 주님이 열어주시는 그 마음, 그 열린 문은 단순한 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생명을 주관하시는,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는 축복의 통로입니다.

주님께서 마음을 열어주시면 각자의 가정과 일터와 교회에서 우리가 열린 문, 열린 집, 열린 삶 즉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구원의 문이 될 수 있습니다. 빌립보를 축복의 도시가 되게 하는 복음 전파의 문으로 루디아의 집이 사용된 것처럼 우리의 가정도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으로 사용되기를 원합니다.

셋째, 주님께서 마음의 문을 여시면 그것은 열린 길,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 됩니다.

바울이 빌립보에 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원래 아시아로 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그의 길을 막으셨습니다. 어느 날, 바울은 환상을 봅니다.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행 16:9) 바울은 이 부르심을 따라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루디아를 만났습니다.

하나님이 여시는 길은 우리가 예상한 길이 아닙니다. 때로는 막힌 길이 우리를 더 좋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열어주신 길을 믿고 걸어갈 때, 우리는 자기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됩니다. 반대로 신뢰하지 못하고, 따지고 계산하고 따라가지 못하면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없게 됩니다.

바울을 따라서 전도여행을 시작했던 마가는 도중에 자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마가에게는 이 여행이 추운 겨울 만년설이 덮인 산을 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고 죽음을 자초한 일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길을 뚫어주시고, 문을 열어주신다는 사실을 신뢰하지 못하고 떠나버렸습니다.

만약 바울이 아시아 사역만을 고집했다면 지금의 유럽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바울이 아닌 다른 이들을 들어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셨겠지만, 유럽의 복음화는 훨씬 더 지체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 생각, 자기 신념, 자기 경험을 고집하면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이루는 열린 길로 갈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길 위에서 우리는 온유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들 마음의 문을 열어 역사하실 때, 루디아도 바울의 전도팀도 온유하고 겸손하게 순종하였기에 유럽의 수많은 나라들이 기독교국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 생명은 더욱 살아나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온 세상 미전도종족에 복음이 전파되는 역사를 이루게 됐습니다.

유럽이 미국을, 미국이 우리나라를, 우리나라가 인도와 필리핀과 동남아와 아프리카를 향하여 복음이 열린 길을 걸어왔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열어주신 길을 주저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사랑 가득한 성도들 되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길 따라

하나님께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는 길로 걸어갑시다. 주님께서 루디아의 마음을 여셨을 때 그녀의 집이 교회가 되고, 도시가 변화되며, 온 유럽에 복음이 전파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처럼 성도 여러분의 가정도 성령님이 이끄시는 열린 문, 열린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빛 가운데 살아가며, 열린 마음과 열린 문과 열린 길을 따라가는 성도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