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차 교사가 말하는 공교육 활용법
하나님 뜻 분별하는 믿음의 자녀 양육
학교 공동체 성경적 가치 교육 훈련장
반성경적 세상 풍조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자녀로 양육하길 바라는 크리스천 부모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이에 기독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교육하는 기독교 대안학교를 찾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물리적, 재정적으로 기독대안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은 한정적이다. 그러면 세상에 속한 학교는 희망이 없는 곳일까? 공교육을 받는 나의 자녀에게는 큰일이 난 것일까? 오랜 기간 공교육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온 한 현직 교사는 이러한 질문에 “공교육을 받으면서도 믿음의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경기도의 한 공립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김병화 교사가 새 학기를 맞아 공교육을 향한 불안의 마음과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크리스천 부모들을 위해 <슬기로운 공교육 생활>이라는 책을 써냈다. 14년 차 교사인 그는 이 책에서 공교육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같은 크리스천 학부모의 관점으로 현재 공교육을 진단하는 한편, 많은 유익과 순기능을 갖고 있는 공교육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김 교사가 이 책을 쓴 데는 기존 공립학교를 잘 다니던 자녀를 그곳에서 그만두게 하고 기독 대안학교로 보낸 한 학부모를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이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를 옮기려는 이유는 앞으로 잘못된 것을 학습할까 봐 염려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발생한 일도 아닌 공립학교 교육 과정에 대한 걱정과 불신으로 학교를 떠나는 상황을 마주하자, 그 오해와 두려움을 해소해야겠다 싶었단다.
물론 그 역시도 오늘날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지닌 문제점에 대해선 인정한다. 특히 근래에 들어와 기독교적 가치에 기반한 튼튼하고 건전했던 공교육의 기준을 흔들려는 시도가 잇따르는 현실을 우려했다. 또 사회나 과학 시간에 나오는 진화론적인 내용들과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 아닌 4대 성인 정도로 서술하고 있는 점 등 공립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 중에는 성경과는 다른 가르침이 담겨 있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대응이 그러한 내용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서며 기도와 실천적 행동을 취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지, 앞선 사례와 같이 공교육이 오염됐으니 도망가자는 식의 대처는 마치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처지와 같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세속의 가치와 교육들이 밀려와도 학부모들만 깨어 있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성경적이며 세속주의 교육들은 오히려 우리 아이들이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무엇이 성경적이고 반성경적인지를 올바로 분별해 볼 수 있는 좋은 학습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진리의 빛이 비치면 우리 아이들은 진짜가 무엇인지 더 명확히 알게 될 것입니다.”
김 교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성경 인물 다니엘을 들었다. 우리가 흔히 다음세대의 롤모델로 이야기하는 다니엘도 우상이 가득했던 타락한 바빌로니아 제국의 공교육에서 키워진 사람이었다는 것. 즉 다니엘처럼 하나님의 가치관만 분명하게 서 있다면, 공교육을 받으면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의 사람으로 주님의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 공교육 시스템 안에 여러 세속적 가치와 반성경적 내용이 들어와 있는 것처럼, 바벨론 교육 시스템 안에도 하나님을 대적하는 여러 사상과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다니엘은 꿋꿋하게 믿음을 지켜나가며 당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통로가 됐고, 빛과 소금으로 살아갔다는 것에서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공교육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크리스천 학부모들에게 격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다만 공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다니엘처럼 세상 속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우상에게 절하지 않는 믿음이 전제돼야 함을 피력하고, 그 믿음을 자녀들에게 전수하는 것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 부모들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그러할 때, 아이들이 공교육 안에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고 아닌지 분별하는 지혜를 갖춤으로써 행동하는 믿음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병화 교사는 더불어 공교육을 통해 성경을 배울 수는 없어도 성경적인 가치는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정직함과 신실함, 근면함, 타인 존중과 배려, 이웃 사랑, 규칙과 질서, 권위 존중, 협동심 등 성경에서 말하는 다양한 가치를 학생들은 수업에서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매 순간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훈련받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독교는 세상에 전염될까 두려워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들어가 도를 닦는 종교가 아니”라며 다시 한 번 다음세대 교육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크리스천들의 메시지가 ‘공교육을 떠나라’라는 메시지가 되지 않길 요청했다. 끝으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도 공교육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공교육을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 약 520만명의 공립학교 학생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이 공교육에 당신의 생기를 불어넣기를 원하신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