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대표회장 취임 김종혁 총회장
총회장 김종혁 목사가 한국교회총연합 제8회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추대됐다. 취임사에서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도전과 문제들을 되돌아보겠다고 밝혔다. 마침 취임과 동시에 비상계엄 사태를 마주한 가운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그의 견해를 들어봤다. 대담 진행은 본지 주필 장창수 목사가 맡았다. <편집자 주>
▲먼저 한교총 대표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한교총 대표회장이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고 특별한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종을 세워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추천해 주신 총회에 감사드립니다.
▲취임사에서 ‘복음의 본질 회복’ ‘대한민국 통합·화합 마중물’ ‘교회 하나 됨과 민족 통일 초석’ ‘교회 거룩성·순결성 회복’ ‘소외 이웃 섬김’ 등 한국교회 미래 비전 5가지를 제시하신 바 있습니다.
=복음의 본질 회복은 오늘날 한국교회에 가장 시급하고도 절실한 과제입니다. 역사적으로 사회적 혼란과 도덕적 타락, 그리고 말씀의 변질 등이 극에 달할 때마다 하나님 말씀을 붙든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듯이,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고 희석하려 할 때 방향을 바로 잡도록 하고, 각종 집회나 행사 혹은 대사회적인 문제를 대처할 때도 복음의 본질이 흐트러짐 없이 할 것입니다.
더불어 지역과 이념, 계층 간 갈등과 분열이 극에 이르고 있는 사회 현실 가운데 복음 안에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고 십자가 안에서 국민의 저력과 역량을 하나로 묶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려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십자가의 은총으로 화해와 평화를 이룸으로써, 이 하나 됨이 민족의 하나 됨으로 이어져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을 이루는 초석을 놓길 소망합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이웃들과 죽음의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에 안착한 탈북민들, 해외에서 온 다문화 가정들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관심을 두겠습니다.
▲내년은 복음 전래 14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한국교회가 함께 의미와 가치를 기념할 수 있는 자리를 고민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이미 총회적으로는 기념사업특별위원회를 꾸려 준비를 하고 있고, 예장통합 임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양 교단이 공동으로 기념 행사를 갖기로 했습니다. 이제 범교단적 기념행사를 진행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일단 이른 시일 내에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한국교회가 함께 복음 전래 140주년의 은혜를 감사하는 기념행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서 한교총의 도약과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소망하며 동시에 200년을 향한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기독교의 대사회적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도 눈앞에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빛이 되고, 사회와 국가를 선지자적 사명으로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회에서 발생하는 주요 이슈에 대해서 수시로 입장을 발표해 국가와 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무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나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고조하고, 재난 구호를 비롯한 각종 사회봉사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해 한국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도 찾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한교총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은 건 안타까운 게 사실입니다. 신임 대표회장으로서 현안에 대해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조만간 현재 혼란 상황에 대한 입장문을 낼 것입니다. 포괄적인 면에서 현상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사태를 지켜보는 한국교회의 입장으로 어느 정파를 지지하는 입장을 배제하고 교회의 선지자적 기능을 다하면서 동시에 국가의 안정과 화합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교단을 대표하는 것을 넘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습니다. 기도와 협력을 당부하는 한 말씀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대한민국에서 교회의 위상을 대변할 수 있도록, 국가를 상대로 종교와 국가의 균형을 이루는 데 기여하고, 정교분리의 원래 취지와 이념 및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직무를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리=정원희 기자 whjung@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