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교수·목회자 중심 포럼 개최
성경·조직·역사신학 관점에서 발제
연구자료 추후 총서로 출간할 예정

‘축소사회’는 인구감소로 인해 지역사회가 위축하는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의 장례인구추계 보고서(2023년)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 인구는 현재보다 450만명 감소한 4700만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감소는 각종 인프라를 위축시키고 사회 시스템 전반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각계 전문가들은 ‘축소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축소사회’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무엇을 제시해야 할까. 총회의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이 질문에 대답했다. ‘포럼(FORUM) 빛’은 9월 30일 충현교회 두란노홀에서 ‘축소사회에서 교회론을 다시 말하다’란 주제로 첫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빛  회장 정창욱 교수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포럼빛  회장 정창욱 교수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포럼(FORUM) 빛’(이하 포럼빛)은 총신대 교수들과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연구모임이다. 사회의 이슈를 개혁주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목회현장에 방향과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사역을 시작했다. 세미나를 위해 충현교회(한규삼 목사) 원주중부교회(김미열 목사) 개포동교회(이풍인 목사)가 지원했다.

포럼빛 회장을 맡은 정창욱 교수(총신대)는 “개혁신학을 추구하는 합동교단은 사회 흐름이 변해갈 때 답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세미나를 통해서 성경과 개혁신학의 답을 찾아가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발제자들. 한규삼 목사(왼쪽부터) , 정명호 목사, 박재은 교수, 김요섭 교수.
세미나 발제자들. 한규삼 목사(왼쪽부터) , 정명호 목사, 박재은 교수, 김요섭 교수.

‘축소사회’를 주제로 개최한 첫 번째 세미나에 한규삼(충현교회) 정명호(혜성교회) 목사,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의 신현우 박재은 김요섭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발제자들은 성경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그리고 목회현장의 관점에서 축소사회 시대에 교회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세미나에 앞서 정창욱 교수 사회로 개회예배를 드렸다. 총신대 박성규 총장이 말씀을 전했다.  

세미나의 시작은 한규삼 목사가 열었다. 한 목사는 ‘축소사회를 대비하는 신학과 목회의 융합’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한 목사는 “교회에 들이닥친 축소사회의 압박은 종교적인 요인은 물론 경제 침체와 인구 감소라는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축소사회는 인구 감소로 인해 사회의 전반적인 생산기반이 약화하고 경제가 침체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교회도 이와 같은 사회적인 악순환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한국인의 종교성과 다음세대의 급감의 ‘종교적 압박’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한규삼 목사는 “축소사회는 교회를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더욱 견고하게 세워갈 수 있다”라며 “그러기 위해서 교회는 본질을 더욱 겸손하게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성경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목회적용 관점에서 본격적인 발제가 진행됐다.

신현우 교수는 ‘하나님 나라와 교회: 축소사회 시대의 도전에 응전하는 교회론’을 발표했다. 신 교수는 “축소사회 속에서 우리는 시대에도 성경에도 부합하지 않은 통속 교회론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회를 사회 속 종교의 하나로 인식하던 통속 교회론을 허물고, 교회가 세상 나라와 대조돼 존재하는 거룩한 나라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교회의 본질회복을 강조했다.

박재은 교수는 ‘축소적 확장: 축소사회 속에서 교회론을 다시 논하다’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교회가 사회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파악해 건설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축소사회 문제는 교회의 존립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며 교회론의 본질을 해칠 위협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회는 본질로 회귀를 통해 본질적 차원에서의 축소를 지향해야 한다. 본질적 차원의 축소가 올바르게 이뤄질 때, 비로소 교회는 축소적 확장을 할 수 있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요섭 교수는 ‘축소사회 시대 교회의 정체성 정립: 칼빈의 비가시적 교회 개념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20세기 후반 급속한 발전 과정과 함께 놀라운 부흥과 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축소와 위축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주의적이며 축소 지향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신자들에게 교회란 무엇이며 왜 교회 안에서 일치를 이뤄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축소사회가 던지는 도전은 한국교회에 새로운 개혁과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통계에 따른 진단과 실질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정명호 목사는 ‘축소사회에서 지역교회 목회론’을 다뤘다. 정 목사는 “축소사회는 교회가 발 딛고 있는 ‘상황’이고, 목회는 해야 할 ‘사명’이다”라고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정 목사는 “아무리 축소사회라고 해도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뿐, 결과와 열매에 초점이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축소사회 속에서 담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첫 번째 포럼빛 세미나를 마친 정창욱 교수는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연 2회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목회자와 성도들을 위해 세미나에서 발표한 연구자료를 총서로 제작해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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