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긴급 대토론회
‘정체성 훼손’ 우려 및 공동 대응 모색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왼쪽 네 번째)이 ‘사립학교의 시각에서 본 고교 학점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왼쪽 네 번째)이 ‘사립학교의 시각에서 본 고교 학점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고 있다.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현장에서는 학생의 참여와 주도성 향상이라는 교육의 본질 회복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학교의 특색을 무시해 건학이념 및 정체성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별히 기독 사학들에도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 예상되는 만큼, 현장의 고민을 나누고 대응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가 2월 7일 서울 혜화동 경신중·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와 기독교학교의 대응’을 주제로 긴급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교목전국연합회와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가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 시행이 불러올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처음으로 발제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 박상진 교수(한동대 석좌)는 고교학점제가 기본적으로 학생의 교육선택권을 강조한다고 하지만 학교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교육정책이라는 점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축소시키고 이로 인해 사립학교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학교는 단지 건물이나 시설이 아니라 교육이념과 목적을 구현하는 교육과정 공동체로써, 다양한 사립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학교 단위의 교육과정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고교학점제가 아닌 ‘고교학교제’가 돼야 하고, 학교의 다양성을 기초로 한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이 수립돼야 함을 피력했다.

교목으로서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기독교사립학교의 위기와 대책’을 발표한 김종화 목사(명지고)는 “국가는 사립학교 커리큘럼의 자율성을 확대, 설립목적에 의거해 세워진 자율적 교육과정을 보장하고 특성 있는 건전한 교육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기독교사립학교의 활발한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목실이 운영하고 있는 채플, 종교교육, 인성교육, 생명 존중, 다양한 문화 공연 및 나눔 봉사 활동 운영을 위한 인력 및 재정적 후원과 교육과정의 자율적 운영 및 육성 보장을 촉구했다.

김성천 교수(한국교원대) 역시 고교학점제의 부담과 현실적인 어려움,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성찰을 바탕으로 학교교육과정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다만 고교학점제를 단순히 편제 차원의 논의로 국한하지 말고 철학과 목표, 비전, 인간상, 역량, 핵심 성취기준 등에 주목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 설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교육 3주체(학생·학부모·교사)가 민주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교육과정 문해력 극대화 △교육과정-수업-평가 질 향상 △학교 간 연대 △교과목 개발 △학교 대상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지원(서비스) 기능 강화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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