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준 공동대표​​​​​​​​​​​​​​좋은교사운동
한성준 공동대표
좋은교사운동

최근 서울 모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먼저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토록 기대하던 교사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교단을 떠나게 된 젊은 교사의 비극이 왜 일어났는지, 그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비극에 이르게 된 책임 소재와 구조적인 문제를 가려내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의 학교폭력과 교육활동 침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등은 교사 혼자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모든 민원과 책임을 교사 개인이 떠맡고 있다.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대응 인력이나 시스템도 없고, 이들 학생을 지도할 전문성 있는 교사도 없이 담임교사 혼자서 모든 문제를 감당하고 있다. 학생이 심각한 문제행동을 해도, 학부모가 과도하게 민원을 제기해도 교사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사들은 점차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헌신된 교사들이 병가를 쓰다가 휴직을 하고, 휴직을 하다가 퇴직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교육 당국은 하루빨리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제기 문제와 정상적 교육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학생들의 심각한 문제행동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 또한 학교가 이들 문제에 학교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심각한 문제행동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 교사들 중에 전문가를 양성해서 교육활동과 문제행동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 조치를 가능하게 하고, 외부 전문 기관과의 연계도 확대해야 한다.

둘째, 폭력을 동반한 교사 공격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교실 안에서 학생의 감정 폭발과 폭력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교사와 학교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안내하는 행동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으로부터 주변 학생을 분리시키는 일부터, 물리력 없이 학생을 제압하는 수준과 물리력을 동반한 제압의 수준까지 세세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도 시급하다. 교육 과정에서 학생에 대한 훈계는 꼭 필요하다. 타인의 배움을 방해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훈계로서 경계를 세우는 것이 학생에게도 필요한 교육이다. 자녀에 대한 훈계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부 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이 교육 현장을 얼마나 어렵게 하고 있는지를 우리 사회는 직시해야 합니다.

넷째, 학교 안에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민원을 처리하는 공식적인 창구를 만들고, 교육활동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을 경우 시정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 조치를 해야 교사들이 소신을 가지고 교육활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교사 사망 사건을 통해 한국 교회와 성도들도 공교육과 교사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길 바란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학교의 교육활동에 침해한 일은 없는지, 자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교사들에게 과도한 민원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바꿔가야 한다. 나아가 교회와 성도들이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다음세대를 위해 헌신하는 교사들을 응원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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