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원 교수, 엔데믹시대 교회방향 제시
"예배 회복 만큼 공적 신뢰 회복 중요해"

신국원 교수가 2022 국민미션포럼에서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의 과제로 '공적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신국원 교수가 2022 국민미션포럼에서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의 과제로 '공적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공적 영성, 공적 제자도의 결여로 공적 영역에서의 판단이 느리고 행동 방식이 무지하며 무기력해진 교회는 대사회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사회로부터 주변화되고 단절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도들이 책임있는 시민의 역할을 다하도록 도와야 하는 교회가 오히려 그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한국교회를 이끄는 주요 교단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노신학자는 한국교회의 아픈 현실을 진단하며 진심 어린 당부를 전했다. 다만 따끔한 지적 이후에는 “그럼에도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실 뿐 아니라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께서 계시기에 기대와 용기를 가져야 할 근거는 충분하다”는 소망의 메시지가 뒤따랐다.

10월6일 서울 여의도동 CCMM빌딩에서 열린 ‘2022 국민미션포럼’에서 신국원 교수(총신대 명예)는 “코로나19 속 한국교회는 텅빈 예배당을 바라보며 피부에 와닿는 위기를 느꼈다”면서도 “재난은 우리를 깨운다. 코로나19를 단지 그간의 삶의 방식에 대한 심판으로만 여기지 않아야 한다. 엔데믹은 전세계적인 새로운 영적 각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그 속에서도 새 일을 행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을 지나며 교계 안팎에서 ‘반성의 시간’이라 규정하고 예배 회복과 더불어 교회 안의 회복을 외치고 있는 현실 가운데, 그것 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로 사회 속에 교회의 위상을 되찾는 일을 제언했다. 소망의 근거를 공적 신뢰 회복에서 찾은 것.

신 교수는 세상이 바라본 교회의 이미지가 ‘배타적’, ‘세속적’, ‘물질적’, ‘이기적’, ‘위선적’으로 나온 최근 한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펼쳐가야 하는 주님의 공동체로서 가장 치명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공적 신뢰 회복을 위해 사회의 연약한 사람들을 향해 가셨던 주님을 좇아 세상 속 선한이웃으로서 공동체의 역할, 소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소망 있음’을 보여주는 교회의 모습을 주문했다. 더 나아가 물질주의와 상업주의, 자유주의, 개인주의 등 이념 갈등 속에 화해자로서 ‘샬롬’을 추구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조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규삼 목사(충현교회)는 “사회가 교회를 강하게 거부하는 상황 가운데 한국교회는 그동안 너무 ‘교회’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들어가는 일에 몰두하지 않았나 싶다”며 “빛과 소금으로 침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이 아닌 개인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한 명 한 명이 성도로서 바르게 사는 일이 더 중요하며, 교회는 그들을 돕고 훈련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 목사는 이어 “교회가 이웃사랑을 할 때 고질적인 문제는 높은 자세에서 주변 약한 이들을 돕는다는 태도”라면서 크기와 능력, 재정적 충분함을 믿고 세상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모습을 반성하고, 더불어 함께함으로 시대를 섬기는 교회의 자세를 기대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도 기다리는 목회가 아니라 찾아가는 목회로 공공의 선을 만들어가는 교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청했다. 조 교수는 “결코 복음은 다른 세계에서 사람들을 불러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 오히려 그들의 곁으로 달려가서 그들에게 응답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복음으로 채워 나갈 때 부흥할 수 있었다”며 세계에 맞는 복음의 틀을 준비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 앞에 놓인 진정한 회복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특별히 교회의 틀을 깨고 나서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는 목회자들을 향해 새로운 사역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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