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철 목사(태평양법률협회 한국어부 코디네이터)

▲ 주성철 목사(태평양법률협회 한국어부 코디네이터)

그동안 전 세계는 미국의 선거유세를 지켜봤다. 사상 유래 없이 지저분하고 어이없는 유세라는 평가다. 미국 언론들도 최악의 결전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이 미국의 앞날과 세계의 흐름을 결정한다.

한인들의 입장에서 이번 미국 대선은 힐러리가 당선되어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가 안정될 것 같아 보이고 트럼프가 선출될 경우 한국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힐러리 역시 정직하게 공약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은 높지 않다. 그것은 이미 그의 정책에 허술한 점들이 있고 그도 역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한국 문제를 손쉽게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것은 대통령의 공약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고 무엇보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를 선호하는 미 국민은 “미국을 살리자”라는 슬로건 때문이다. 막판 지지도가 요동치는 것도 힐러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미국은 일어날 가망이 없다는 보수층들의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 크리스천 진영에서는 선거결과에 따라 아합과 이세벨의 시대를 맞을 것이라 예측하면서 트럼프의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민자들은 노골적인 표심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고국에 대한 애국심 때문에 힐러리를 선호하는 성향은 분명하다.

특히 이번 대선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미국이 진정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 정치 분위기는 바뀐다. 전 세계 패권국가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든 내치강화를 통해 자국의 유익을 고려하든 미국의 앞날은 적잖은 변화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이번 선거 후 미국 대법원 판사 2~4명을 선정하는 이유도 있다. 현재 대법원 판사는 모두 고령이기에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새로운 법관들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입법, 사법, 행정의 공평성이 기울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자유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나라이기에 균형을 맞춰나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미국 시민이자 유권자로써 새롭게 마음을 다지고 있다. 그동안 한인들은 미국 정치에 별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그것은 먹고 살기에 바쁜 일상 때문이기도 하고 소수민족이라는 한계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자녀들이 뿌리를 내려야 하고 미국의 생리도 알기에 적극적인 관심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위정자들은 자신들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 그간 이민자들이 불이익을 당한 것도 그들을 위해서 한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을 통해 한인들이 더욱 힘을 받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인교회들 역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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