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남 교장
·서울영문초등학교
·숭실사이버대학 겸임교수

무한 잠재력 가진 아이들, 티칭 아닌 코칭으로 양육해야

학습, 인성, 행복에 영향 주는 전두엽 “선택하고 지지받고 성공감 느껴야 활성화”
10세까지 부모 역할과 영향 중요…자녀 의견 묻고 존중하는 것이 코칭의 시작

이유남 교장·서울영문초등학교·숭실사이버대학 겸임교수
이유남 교장·서울영문초등학교·숭실사이버대학 겸임교수

뇌 과학자인 폴 맥린(Paul D. MacLean)은 인간의 뇌를 3층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제1의 뇌를 ‘파충류의 뇌’, 제2의 뇌를 ‘포유류의 뇌’, 제3의 뇌를 ‘영장류의 뇌’로 구분했습니다.

신비한 인간의 뇌의 구조와 하는 일

3층의 뇌 중에서 파충류의 뇌는 주로 생명에 관련된 호흡, 혈압, 심장 박동, 체온 조절 등의 일을 합니다. 포유류의 뇌는 감정, 식욕, 성욕, 기억에 관련된 일을 합니다. 배가 고파지고 식욕이 왕성해지면 포유류의 뇌가 활성화된 겁니다. 성욕을 담당하고 있는 포유류의 뇌가 활성화 되어 성욕이 왕성해지면, 영장류 뇌가 충동 조절과 이성적 판단을 해 주어 절제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장류의 뇌가 고장이 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브레이크 기능이 없어져 그 사람은 성범죄자가 됩니다. 포유류의 뇌에서 활성화된 욕구와 충동이 조절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뒤 목덜미 위쪽 쏙 들어간 부분 안쪽에 주먹만한 크기로 있는 것이 파충류의 뇌입니다. 이곳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생명의 뇌이기 때문에 이 곳을 다치면 생명이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이 뇌를 포유류의 뇌가 한 번 더 둘러싸고 있습니다. 한번 둘러싸서는 약간 불안하니 한 번 더 둘러싸고 있는 것이 영장류의 뇌입니다. 딱딱한 머리뼈 바로 밑에 있는 부분은 모두 영장류의 뇌가 되는 것이지요.

‘부모 유효기간’이 중요합니다

영장류의 뇌 중 앞부분이 전두엽, 뒷부분이 후두엽, 옆부분이 측두엽, 그리고 맨 위 정수리 부분을 두정엽이라고 부릅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들어본 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전두엽입니다. 전두엽은 바로 이마 위부터 정수리 부분까지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곳을 뇌의 사령관이라고 합니다.

전두엽은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3가지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학습능력을 우수하게 해주며, 인격이 훌륭하게 해주고,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전두엽이 손상되면 학습능력과 인격이 떨어지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며 우울증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들의 학습, 인성, 행복에 관여하는 전두엽을 활성화 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놀이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이전의 아이들은 부모와 자연과 함께 놀이를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때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다이돌핀이라는 뇌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되어 전두엽이 활성화됩니다. 이때 잘 놀아주고 좋은 추억이 쌓이면 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단단한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또한 부모와의 좋은 추억이 많은 아이일수록 훗날 힘든 일, 나쁜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러니 이 중요한 시기를 절대 놓쳐서는 안됩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유효기간이라 함은 부모가 함께 있고 놀아줄 때 자녀가 좋아하는 기간입니다. 제 경험과 주변사례를 보면 부모의 유효기간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입니다. 이때까지는 부모가 함께 있어주기만 해도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때를 넘기면 부모보다는 친구들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아주 중요합니다.

코칭의 3요소: 선택, 지지, 성공감

전두엽을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활성화 시키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코칭입니다. 코칭이란

‘코치와 코칭을 받는 사람이 파트너를 이루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효과적으로 달성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한국코치협회:KCA)으로 코칭의 기본 철학은 ‘모든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에노모토 히데다끼:마법의 코칭)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코칭의 핵심3요소는 ‘스스로 선택, 지지적 피드백, 성공감’입니다.

첫 번째,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는 것은 아이를 믿고 선택권도 아이에게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밥 먹고 1시간 놀다 와라”라는 말을 아무리 부드럽게 말한다고 해도 이것은 코칭이 아닙니다. 코칭은 “밥 먹고 뭐 할래?”라고 물어봐 주는 것이 바로 코칭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코칭입니다. 스스로 선택할 때 생각을 하게되니 전두엽이 활성화 됩니다.

두 번째, 아이가 선택을 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 주어야 할까요? “그거 하고 싶구나. 그거 하면 뭐가 좋아? 그거 하면 어떤 점이 좋은데?”라고 격려하고 ‘지지하는 피드백’ 즉 다가가는 말을 해 줘야 합니다. 이렇게 지지를 받을 때 전두엽이 또 활성화 됩니다.

아이들에게 “너 밥 먹고 뭐 할래?”라고 물으면 아이는 “게임 좀 해도 돼요?”라고 물을 겁니다. 거기에 “허구한 날 게임이냐? 지금 게임할 때니? 내가 배운 것 실천 좀 해보려고 해도 네가 이러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고 한다면, 이런 말은 원수 되는 대화, 즉 ‘학대적 피드백’이 됩니다.

그러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 우선 “게임하고 싶어?”라고 감정을 받아 줍니다. 그리고 “너는 요즘에 어떤 게임을 하니?”, “게임을 하면 어떤 점이 좋아?”, “네가 그 게임을 다시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어 보고 싶어?”, “만약 엄마가 게임을 한다면 무슨 게임이 어울릴 것 같니?”라고 대화를 시작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처럼 대화를 이어나가 보세요.

“게임 얼마나 하고 싶니?”

“한 시간.”

“그런데 네가 지금 한 시간 하면 숙제도 해야 되는데 늦게 자면 내일 아침에 늦게 일어날까 봐 걱정이 되네. 엄마는 우리 아들(딸) 시간을 조금 조정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런 대화로 아이가 원하는 걸 조정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걸 전부 하도록 하는 게 코칭이 아닙니다. 아이가 원하는 걸 다 허락해 주면 방임형 부모입니다. 방임형 부모들은 억압형 부모들보다 더 나쁩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게 하니 차라리 억압형 엄마들이 나을 수 있습니다. 코칭을 잘못 이해해서 아이가 원하는 걸 다 해 주는 실수를 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감정을 받아주고 행동은 한계를 주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감정코칭입니다.

셋번째는 ‘성공감’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해 지지적 피드백을 자주 해준다면 그런 아이들은 자주 ‘성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아주 작은 성공감에 중독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 성공감이 자주 느껴져야 자존감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지지적 피드백을 해주어 성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코칭의 3요소입니다.

선택 없는 교육은 어리석습니다

사교육 자체가 나쁜 것이 절대 아닙니다. 아이들 공부 도와주는 것이 뭐가 나쁘겠습니까? 선택이 없는 사교육이 나쁜 것이지요. 저는 아이들 사교육을 이렇게 시켰습니다.

“수학경시대회 금상 못받았으니 수학학원 가자. 중학교 가면 미술 수행 평가에 필요하니 미술도 좀 하고, 우리나라 것도 좀 알아야하지 않니? 그러니 사물놀이도 베우자. 물에 빠지면 떠야 하니 수영도 배우고, 스케이트는 있어 보이니 배우고, 가족끼리 스키 타는 것 괜찮아 보이더라. 그러니 스키도 좀 배우고. 피아노는 기본이지.”

이런 것들은 사실 어떤 것들일까요? 사실 제가 해보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 해보지 못해 한이 맺힌 것들입니다. 특히 피아노는 저에게 가슴 아픈 기억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피아노 구경도 제대로 못한 제가 교육대학교를 갔더니 1학년 1학기 음악 시험이 애국가 4부를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도레미파’도 제대로 모르는 제가 학기 내내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음악점수 D학점을 받았고, 한 맺힌 점수가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피아노 자유자재로 연주할 수 있게 해주어야겠다 싶어서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습니다. 3, 4학년이 되자 아이들은 피아노학원에 가기 싫다고 “엄마 피아노 좀 끊어줘, 피아노학원만 가면 머리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등을 하소연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너희들 여기 앉아봐. 엄마 말 잘 들어. 엄마는 피아노 없는 동네에 살았어. 너희는 엄마를 잘 만나 피아노 구경도 하고 비싼 피아노학원 다니며 배우는 줄 알아. 피아노는 초등학교 졸업하는 2월 28일까지 쳐. 잔소리 말고.” 그래서 저희 집 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하는 2월 28일까지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한 2월 28일 이후 단 한 번도 피아노 앞에 앉지 않았습니다. 그 피아노는 나중에 지방에 있는 조카에게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당장 아이들에게 물어 보세요. “네가 다니는 학원이 네가 원해서 다니는 것이니? 아님 억지로 다니는 것이니?” 억지로 다니는 학원은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인간관계 버리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아이에게 물으세요 “뭐 할래?”

여행갈 때 아이에게 어디 가고 싶은지 물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다 프로그램을 짰어요. 그리고 아이들을 그냥 차에 담아서 갔습니다. 아이들은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가서도 혼나는 건 똑같으니 어디를 가나 크게 재미가 없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방학 끝나고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다녀온 곳을 발표시키면 대부분 시골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어느 시골인지 물으면 모른다고 합니다. 또는 바닷가, 산을 갔다 왔다고 하는데 무슨 산인지, 어느 바닷가인지 모릅니다. 심지어 외국에 다녀왔는데도 어느 나라를 다녀왔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가 생각하고 계획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니 잘 모르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선택할 때 스스로 생각을 하다보면 어떤 뇌가 활성화 될까요? 비교 분석하며 정보를 찾다보면 전두엽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됩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기 위한 모든 것이 전두엽을 활성화 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코칭은 선택을 통해 아이들이 전두엽을 쓰게 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오늘부터 아이들에게 어떤 선택을 하게 할까요? “저녁 뭐 먹을래?” “몇 시에 잘래?” “내일 아침에 무슨 옷 입을래?” “이번 주말에 어디 갈래?” “우리 여름방학에는 어디로 갈까?”, 이렇게 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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