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 소장
·교회문화연구소
·전 국민대 교수

교육역량 강화하고 미래세대 집중한 교회가 살아남는다

교회교육 목표는 ‘말씀으로 삶의 변화’ 일구는 것 … 부모교육과 교사역량 강화해야           
다음세대와 소통하며 학생 중심 교육으로 혁신하는 ‘미래형 교회’가 한국교회 희망

이의용 소장·교회문화연구소·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소장·교회문화연구소·전 국민대 교수

교회학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그 원인이다. 그 원인 중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적인 것도 있지만, 우리가 자초한 것도 있다.

상황적인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출생률의 저하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0.8명대로 떨어졌다. 2021년엔 0.81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인 수와 교회학교 인원수가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다.

둘째 원인은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다. 주일 예배와 교회학교 예배가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모든 사역 활동이 2년 동안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회의 방역 소홀로 교회가 ‘위험한 곳’으로 인식된 것이 참 아픈 대목이다.

셋째 원인은 교회학교 학생들의 일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말 가족 행사 증가, 휴일의 학원 수업 등으로 주일 지키는 게 더 어려워졌다. 교회보다 더 매력적인 세상의 문화도 교회를 향하는 발걸음을 막아서고 있다.

비호감 교회, 방향 잃은 교육

교회가 자초한 가장 큰 원인은 교회에 대한 비호감과 불신이다. 갤럽의 비종교인 대상 개신교 호감도 조사 결과를 보면 2004년 12%, 2014년 10%, 2021년 6%로 17년 사이에 절반이 됐다. 지난 부활절 직후 개신교의 호감도는 가톨릭이나 불교의 3분의 1 수준(국민일보 설문조사)을 조금 넘는다. 교회를 싫어하고 불신하면서 자녀를 교회에 보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둘째 원인은 교회가 맹목적으로 해온 ‘학교 따라하기’ 때문이다. 일반 학교가 부족하던 시절에 ‘주일학교’로 시작된 교회학교는 언젠가부터 학교처럼 연령별로 학년을 편성하고 운영했다. 교회학교는 먼저 ‘신앙 공동체’로서 ‘어린이교회’여야 하는데, 어설프게 지식 중심의 학교 따라하기를 해온 것이 아쉽다. 그러면서도 교회학교는 학교에 비해 집회 시간대, 장소와 환경, 교수방법이 낙후돼 있다. ‘의미’만 중시하지 ‘재미’가 없다. 교사도, 담당 목회자도 ‘교육’을 공부하지 않은 아마추어다.

교육목표 명확히 하고 신앙영역 넓혀야

교회학교는 지금 이러한 상황의 한복판에 서 있다. 교회학교가 처한 어려움은 상당히 복합적이어서 교회학교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본다.

첫째, 교회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어떤 사람을 키워낼 것인지 교육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교회의 가장 고질적인 병은 장년이든 교회학교든 ‘몇 명이 출석했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교육의 생명은 ‘어떤 변화를 이루느냐’에 있다. 교회학교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교육목표를 명확히 맞춰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 지금은 담당 교역자가 바뀔 때마다 이것이 흔들리고 있다.

둘째,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 신앙이라면, 그 분의 말씀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것은 신앙생활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신앙’만 강조했지 ‘신앙생활’은 소홀히 해왔다. 그 결과 신자들이 실제 삶에서 비신자와 별 차이가 없는 정체성을 보여 왔다. 이것이 가장 큰 위기 원인이다.

지금이라도 교회학교는 성경 지식을 넘어 ‘공동체의 삶’을 다뤄야 한다. ‘교회학교’를 ‘어린이교회’, 또는 ‘000교회’로 개칭하고 관심사를 ‘나’에서 ‘너’로, ‘우리’로 넓혀야 한다. 개인적인 삶에서, 가정 공동체에서, 학교나 학원에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화목하게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 따라서 반 편성도 다양한 학년, 성별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지식 교육에서는 ‘아는 것이 힘’이지만, 삶의 교육에서는 ‘하는 것이 힘’이기 때문이다.

셋째, 신앙생활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모인 교회’는 주일에, 예배당에서, 목회자 중심으로, 교인들끼리 활동하는 구심력 공동체다. 그러나 ‘흩어진 교회’는 평일에, 삶의 현장에서, 내 주도로, 내가 활동하는 원심력 공동체다. 교회는 구심력 공동체와 원심력 공동체가 균형을 이뤄야 우리 삶 속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나갈 수가 있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상점에서, 놀이터에서, 오락실에서 어떤 태도로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부모학교 개설해 교육주체로 세우라

넷째,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녀의 인격에 영향을 주는 사람 1위는 부모다. 부모는 성경을 읽지만, 자녀는 부모의 삶을 읽는다. 자녀의 신앙교육 1차 책임자는 교회학교 교사가 아니라 부모 자신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이 신앙교육을 교회학교에 맡기고 있다. 신앙교육은 지식 교육이 아니라 삶의 교육인데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부모가 신앙인이 아니거나, 자녀 신앙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 초등학교는 부모들을 초청해서 자녀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간담회를 자주 갖는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82%의 부모가 자녀 신앙 교육 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교회는 적어도 월 1회 부모학교를 개설하고 자녀와 대화법, 부모 역할, 성교육, 자녀와 함께 하는 신앙 프로그램, 부부 관계와 대화법, 가정예배 드리는 법, 자기주도 학습법, 미디어 사용능력, 성경 공부하는 방법, 청소년 이해하기 등을 가르쳐줘야 한다.

다섯째, 신앙의 골든타임을 잡아야 한다. 크리스천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러 조사결과를 보면, 교회에 처음 출석한 시기는 65%가 유치원 이전인 걸로 나타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출석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그리고 신앙생활에 영향을 미친 사람은 부모라는 응답이 압도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독교가 이미 ‘가족 종교’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가족 종교’ 현상조차 흔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회가 영유아, 그리고 부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영유아기 이후 전도는 쉽지 않다.

달라진 다음세대, 교육방법 혁신해야

무엇보다 교육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오늘날 학생의 의식, 가치관, 생활방식 등이 급하게 변하고 있다. 예배 시간에 경험하겠지만, 요즘 학생들은 집중력과 인내력이 매우 약하다. 흥미 없는 일은 거들떠보려 하지 않으며,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소통에 익숙하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자괴감과 함께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학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교육 방법을 개선해나가야 하는데,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봐야 한다.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들을 깊이 연구하고, 교수방법에 대해 물어봐야 한다.

필자가 초등학교 4, 5, 6학년생들에게 ‘싫어하는 선생님’에 대해 물어봤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다. 말이 많다, 권위주의, 자기 말만 한다, 지시한다, 혼낸다, 언행 불일치, 꼰대 같다, 내 말을 안 들어준다, 소통이 안 된다, 강요한다, 일방적이다, 재미없다, 본인 신앙 자랑, 지루하다 등. 일반 학교 교사들은 연간 수 십 시간의 연수를 받으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한다. 교회학교 교사들은 어떤가.

교수학습은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교육 대상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방식으로 학습법이 바뀌었다.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변했다. 억지로 빵을 먹으라고 지시하는 것에서 왜 빵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나아가 재료를 주고 원하는 빵을 스스로 만들어 먹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제 일방적인 주입식은 통하지 않는 시대다. 우리 교회교육의 방식도 혁신해야 한다.

다음세대 위한 교회가 살아남는다

끝으로 교회학교 운영 주체들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이대로 좋은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다음세대 문제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교사의 역량 강화다. 총회, 노회, 개교회가 교사의 역량 키우기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출석 인원, 행사 등을 점검하는 업무형 교사회의는 ‘스터디 미팅’으로 전환하면 좋겠다. 우리 교회 사정, 우리 학생들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이 책을 읽고, 유튜브 강의 듣고, 학생 지도 사례나 다른 교회 사례 연구해서 토의하고 토론하는 학습조직을 운영하면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땅에 세워진 유형의 교회는 영원하지 않다. 터키, 로마를 가보라. 초대교회들이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본질만 남기고 방법은 다 바꿔야 생존한다. 교회학교의 개혁은 한 마디로 다음세대에 맞는 ‘미래형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에게 어색하더라도 다음세대에 맞는 교회를 개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이의용TV‘ 중 <굿티칭>과 저자 이의용의 <말이 통하는 교사>(두란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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