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의 옷장 대표)

해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 김난도 교수가 펴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한 해를 내다보고 준비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많이 활용

최근 트렌드인 ‘세분화’와 ‘다양성’ 등은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작지만 획일화되지 않은 문화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전영훈 목사 음감회에 참석한 이들이 함께 CCM을 들으며 교제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세분화’와 ‘다양성’ 등은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작지만 획일화되지 않은 문화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전영훈 목사 음감회에 참석한 이들이 함께 CCM을 들으며 교제하고 있다.

되고 있다. 교회 역시 사회의 흐름과 분리되어 있지 않고, 특히나 문화영역은 더욱 밀접한 영향을 받기에 참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2020년 키워드는 ‘세분화’, ‘양면성’ 등이 선정되었는데, 기독교문화공간 <나니아의 옷장>을 운영하면서 피부로 체감했던 부분과 상당히 일치했다. 예를 들어 최근 CCM 시장이 매우 침체되었다고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 해에 1500여 개의 음반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음원 사이트 기준). 어떻게 된 일일까. 분석해보자면, 예전처럼 누구나 아는 굵직한 CCM 가수는 점점 줄고 있지만, 오히려 작고 다양한 모습의 CCM 음원이 엄청나게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말한 ‘세분화’는 소비자의 니즈가 갈수록 파편화되어 간다는 뜻이다. 현대인은 취향과 정체성으로 흩어지고 모이며 자기만의 작은 부족을 형성한다. 기독교문화계에서도 예전에는 굵직한 몇 개의 콘텐츠를 모든 교회가 좋아하고 소비했다면, 이제는 더 세분화된 형태로 다양하게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키워드인 ‘양면성’은 현대인들의 하나의 직업, 역할로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역할과 활동을 겸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1년에 1500여 개 이상 쏟아져 나오는 찬양음원을 만드는 주인공들은 전부 다 풀타임 찬양사역자들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생업을 갖고 살아가며 재정을 마련하고 시간을 내어 찬양음원을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은 편이다. 이제는 수동적으로 듣는 데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찬양을 만드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 세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흐름에는 긍정적인 면과 주의해야 할 점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세분화’, ‘양면화’, ‘다양성의 존중’ 등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개개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릴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하겠다. 인간은 원래 각자가 독창적인 예술작품으로 창조되었는데, 산업사회의 규격화와 집단교육방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획일화된 삶을 강요당해 온 걸지도 모르겠다. 연장선상에서 교회도 자유케 하는 복음이 아닌, 정형화된 율법적인 삶만을 강조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개인의 다양성이 부각되는 시대의 흐름은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부합하는 면이 있다 하겠다.

하지만, 극도로 개인화된 시대에 따라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사람들은 점점 공동체로 모이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나 아닌 다른 사람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교회에 젊은 세대가 모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이러한 세대들에게 교회는 어떤 문화를 제안해줄 수 있을까? 세상이 줄 수 없는 유일한 가치, 복음이 담긴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을까? 2020년을 시작하는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