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의 옷장과 만나다] 먹고사니즘과 기독교 문화사역
[이재윤의 옷장과 만나다] 먹고사니즘과 기독교 문화사역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9.10.2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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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의 옷장 대표)

침체되었다고들 하는 CCM시장에 최근 반가운 흐름들이 있다.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통해 수년간 CCM을 다뤄온 ‘CCM공방’이 직접 음원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주창훈 PD가 곡을 쓰고 Jin이 부른 <폭풍 가운데>는 진득하면서 깊이 있는 메시지와 품위 있는 음악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풀타임 사역자가 아닌 직장인 겸 CCM 가수 염평안 씨의 <요게벳의 노래>.

또 작년에 발표한 염평안 씨의 <요게벳의 노래>는 유튜브 조회수 600만이라는, CCM으로써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했다. 염평안 씨는 음원만이 아니라 해마다 ‘같이 걸어가기’라는 이름의 브랜드 콘서트를 성황리에 열어오고 있다. 이런 웰메이드 CCM의 약진은 기독교문화계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청신호라 생각한다.

그런데 두 사례에 대해 약간은 새로운 시각에서 공통점을 뽑아 보려 한다. 바로 소위 말하는 ‘풀타임사역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염평안 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방학 등의 짬을 내어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한다. CCM공방을 이끌어 온 주창훈 씨는 일반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생활인이다. 하지만 수년간 그들이 내어 놓은 결과물들은 CCM계에 무시하지 못할 자산이 되었다.

최근 CCM계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장을 가진 CCM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팟캐스트 ‘CCM공방’을 방송하면서 꾸준히 음원을 내고 있는 주창훈 PD.
최근 CCM계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장을 가진 CCM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팟캐스트 ‘CCM공방’을 방송하면서 꾸준히 음원을 내고 있는 주창훈 PD가 곡을 쓰고 Jin이 부른 <폭풍 가운데>.

이런 부분은 90년대나 2000년대 CCM 호황기에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당시에는 CCM가수는 기획사에 속해서 음반을 내고 전국으로 집회를 다니며 사역을 하는 ‘전업 CCM가수’가 대부분이었다. 기독교문화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이제는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하나님나라의 문화사역도 중요하지만 그것으로 생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속하기가 참 어렵다. 다들 결국에는 이 ‘먹고사니즘’의 문제에 걸려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만만치 않은 문화사역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생업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문화사역에 탁월한 결과를 내고 있는 사례들은 집중해 볼 가치가 있다. 물론 ‘나는 세속적인 직업으로 돈을 버는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사역에만 올인하겠다’는 사명감은 귀하다. 하지만 시대적으로도 이미 한 개의 직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일들을 통해 풍성한 삶을 채워가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긱 경제(Gig Economy)’라는 용어가 대중화되면서, 하나의 고정된 직업만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10년 후 인구 절반이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살 거라고까지 전망한다.

어찌 보면 하나님나라 사역에 대해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이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대학졸업생들이 ‘하나님의 일(사역)을 할지’ , ‘취직을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기도했하는 일은 이제 의미가 없는지도 모른다. 둘 다 하면 된다.

최근 교단별로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해서 논의가 뜨겁다. 한국적 상황에서 목회자의 경우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화사역자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사역자들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염평안 씨의 <요게벳의 노래>, 콘서트 ‘같이 걸어가기’, 주창훈 씨의 ‘CCM공방’과 ‘음원프로젝트’ 등 탁월한 결과물들이 좋은 예이리라.

먹고사니즘이라는 만만치 않은 장애물을 넘어,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태어날 탁월한 기독교문화사역자, 문화콘텐츠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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