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의 옷장과 만나다] 우리에게 있었던 기독교 문화공간
[이재윤의 옷장과 만나다] 우리에게 있었던 기독교 문화공간
  • 박용미 기자
  • 승인 2020.02.1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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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의 옷장 대표)

올 해로 기독교 문화공간 ‘나니아의 옷장’ 문을 연지 6년차가 되었다. 50여 평의 작은 지하공간이지만, 해마다 100회 이상의 기독교문화행사가 열렸고 1만명 이상의 관객이 다녀갔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쉽지 않고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게 솔직한 상황이다.

그동안 기독교 문화공간을 표방한 곳들이 심심치 않게 있어왔지만 경제난, 인력난 등으로 수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경우가 많았다. 문화사역은 수익을 얻거나 열매를 직접적으로 얻기보다는 씨를 뿌리고 토양을 가꾸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나니아의 옷장이 개최한 금요라이브 100회 기념행사 ‘백회무익’ 참석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백회무익’은 ‘100회를 했건만 남는 게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일을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나니아의 옷장은 벌써 6년 째 기독교 문화공간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나니아의 옷장이 개최한 금요라이브 100회 기념행사 ‘백회무익’ 참석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백회무익’은 ‘100회를 했건만 남는 게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일을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나니아의 옷장은 벌써 6년 째 기독교 문화공간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교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반적 문화구조가 취약한 한국에서 작은 문화공간들은 수명이 그리 길지 못하다. 예전에 홍대 앞 라이브 공연장이 10년 만에 문 닫으면 ‘호상’이라는 농담도 있었다. 누군가 좋은 취지로 문화공간을 만들지만 오랫동안 지속해가기는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요즘은 지자체 등에서 지역별로 크고 작은 문화공간을 꽤 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다. 반면 교회 쪽은 여전히 척박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대학로에 위치한 모 교회가 오랫동안 문화사역의 일환으로 운영해왔던 극장(연극)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그 건물은 교회가 재건축하기 전 쓰던 예배당인데, 대학로라는 위치 특성상 연극인들을 후원하고 문화사역을 한다는 취지로 꽤 오랫동안 극장으로 운영되어 왔다. 많은 기독교극단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상 이제 극장으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교회교육관으로 활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교회가 이렇게 문화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과 헌신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섬김만으로도 한국교회 문화선교에 큰 축을 감당했다는 마음에 참 감사하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신촌의 창천교회가 있다. 2000년대 전후로 10여 년간 매주 목요일에 ‘문화쉼터’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행사는 당시 대학가 문화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쳤다. 하덕규, 송정미 등 CCM 사역자부터 윤도현, 안치환 등 대중가수까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역할을 해왔다. 당시 담임목사가 ‘문화쉼터를 통한 차세대 선교’라는 가치를 붙들고 매년 1억원 정도의 재정을 썼다고 하니(장소 제공은 물론이고) 교회 입장에서는 대단한 헌신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10년 이상을 꾸준히 해온 사역은 기독교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안타깝게도 현재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크고 작은 기독교 문화공간들이 있어왔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이 문화의 영향력이 강력한 시대에 기독교문화는 더욱 소멸해 버릴지 모르겠다.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면이 많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하고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제2, 제3의 문화쉼터가 나오고 복음을 기초로 한 문화가 흘러넘치는 공간들이 생겨나고 지속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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