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의 옷장과 만나다] 리부트 열풍
[이재윤의 옷장과 만나다] 리부트 열풍
(나니아의 옷장 대표)
  • 박용미 기자
  • 승인 2019.09.24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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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2000년대, CCM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김수지 씨를 기억하리라. 아이돌 못지않게 출중한 외모와 청량한 목소리로 특히 남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그녀. 2004년 5집 음반 <초대>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갔다는 소식이 들려왔었는데, 15년 만에 6집 음반 <나뭇가지>를 발표하며 컴백한다고 한다. 벌써부터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그 시절을 추억하는 오랜 CCM 팬들에게는 너무 반가운 소식이라고들 한다. 얼마 전에는 걸출한 CCM밴드로 한 획을 남겼던 ‘얼터’가 10여 년 만에 다시 공연을 하면서 팬들 사이에 술렁임이 있기도 했다.

오래된 팬들을 기쁘게 할 CCM 가수들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곧 6집을 발매할 김수지 씨.
오래된 팬들을 기쁘게 할 CCM 가수들의 귀환이 이어지고 있다. 곧 6집을 발매할 김수지 씨.

사람들은 추억 속에 남아있는 음악, 영화 등을 다시 만나게 될 때 특별한 기쁨을 느낀다. 할리우드에서는 예전에 인기 있었던 영화들의 ‘리부트’(기존의 캐릭터와 설정 등을 이어서 새롭게 다시 만드는 작업) 버전을 만드는 작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터미네이터2>의 정식 후속편이 28년 만에 제작되어 올 해 말 개봉될 예정이다. 트릴로지 3편으로 완벽하게 마무리된 줄로 만 알았던 <매트릭스>도 20년 만에 4편이 곧 제작된다고 한다.

매일매일 새로운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수십 년 전 작품들이 이렇게 끊임없는 생명력으로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너무 옛날 것들을 우려먹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기에는 상상력이 빈곤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 시절에 우리가 사랑했던 문화콘텐츠는 오래된 친구와 같다. 친구라는 건 그 사람이 꼭 잘났기 때문에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과거의 어떤 시간을 함께 했고 나의 추억의 일부분이 되었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견하는 것보다, 오래된 친구 같은 익숙한 문화가 오늘의 방식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반기는 지도 모르겠다.

올해 초 10여 년 만에 공연을 열었던 얼터의 모습.
올해 초 10여 년 만에 공연을 열었던 얼터의 모습.

기독교문화 관점에서 보자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작업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2000년 전 교회 역사에 우리는 이미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문화콘텐츠의 요소들을 갖고 있다. 역사상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는 <천로역정>이라든지,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같은 작품들이다. 이런 1차 저작물들을 우리 시대의 언어와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나간다면 기독교문화 콘텐츠 창작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설교도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언어와 문화로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전해주는 작업이 아니겠는가.

다들 기독교문화의 침체기라고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90년대 CCM 부흥기, 문학의 밤 등을 중심으로 한 교회문화의 전성기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기억 속에 좋은 친구와 같이 남아 있는 그 시절의 콘텐츠들을 2019년 버전으로 리부트 해보는 것도 시도해 봄직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다시 돌아 온 김수지, 얼터 등의 움직임이 무척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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