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며 위로하는 목회적 돌봄으로 건강한 지지 보내자

‘함께한다’는 안정감과 정서적 지지 중요 …
효과 큰 소그룹캠프 활용, 자부심과 소속감 얻게 도와야

▲ 김형민 목사(청소년전문사역자)

최근 여성가족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자녀가 부모 혹은 조부모 중 한 명하고만 사는 한부모가구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부모가구의 원인은 대부분 부부의 이혼 때문이다. 전체 가구 중 한부모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8.9%(147만 가구)에서, 2010년 9.2%(160만 가구)로 증가했다. 2014년에는 9.4%인 171만 가구를 차지했다. 이 통계자료는 한국사회의 가정형태에서 1인가구 증가와 더불어 이혼가정 및 재혼가정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교회 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많은 크리스천 가정들이 이혼으로 깨지고 있으며, 기독 청소년들이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글에서 교회의 청소년부서에서 이혼가정의 자녀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다루어보고자 한다.

결혼의 목적과 신결혼의 중요성

필자가 사역하는 우리들교회는 ‘결혼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거룩’이라고 말한다. 결혼제도를 통해서 두 사람은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면서 거룩해져야 한다. 그래서 결혼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거룩이다.

안타깝게도 교회 안의 청소년들은 세상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결혼을 위해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 역시 세상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다. 믿음이 아닌 외모와 재력과 학벌 같은 세상적인 기준으로 이미 설정이 되어 있다. 외모와 재력과 학벌을 갖춘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세상의 행복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이며 조건적이다. 행복만을 쫓는 결혼은 오히려 불행을 가져온다. 역설적으로 믿음을 배우자의 선택 기준으로 정하고 거룩을 목적으로 한 결혼은 기대하지 않았던 행복을 선물로 줄 것이다.

필자는 청소년들에게 예방적 차원에서 결혼의 목적과 신결혼의 중요성을 주일 설교나 강의 등을 통해 매우 강조하고 있다. ‘신결혼’은 믿음(신)을 배우자 선택의 조건으로 하는 결혼, 같은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과 결혼을 의미한다. 이런 신결혼은 믿음의 중요한 열매이다. 우리는 결혼을 통해서 믿음의 분량을 확인할 수 있고, 믿음의 여부에 따라서 배우자 선택이 드러난다. 믿음의 배우자를 선택해도 결혼관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기가 어렵다. 가치관이 다르고 인생의 목적도 다른 불신자와의 결혼 생활이 결코 쉬울 수 없다.

크리스천 가정의 이혼을 막는 첫 번째 단추는 바로 결혼 전 단계에서 결혼의 목적과 배우자 선택의 기준을 청소년기 때에 분명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은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

결혼은 하나님 앞에서 서로에게 평생을 헌신하고 사랑하겠다는 거룩한 서약이다. 그러나 이 서약을 지키지 못하고 거룩한 서약을 깰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성도들이 많다. 결혼해서 낳은 자녀가 청소년으로 자랐을 때, 부모의 이혼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 부모의 이혼으로 청소년 자녀가 겪는 스트레스는 부모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 다음으로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알려져 있다.

결혼 생활의 어려움으로 많은 남편과 아내가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청소년 자녀가 있음에도 이혼을 고려중인 성도의 가정을 심방하여 이혼을 말린 경험이 수없이 많다. 부모에게 자녀를 봐서라도 그렇고 하나님 앞에서도 가정을 지켜내는 것은 너무나도 귀하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혼을 고민하는 성도 중에서 배우자의 폭행과 외도, 주식실패와 도박 같이 이유가 충분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배우자의 구원과 자녀의 구원, 나아가 본인의 구원을 위해서 가정은 지킬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인내하면서 연단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면한다. 자녀에게 깨끗한 호적을 물려 줄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도 귀하게 여기실 것이라고 호소한다.

이혼하고 재혼을 하면 행복이 찾아올까? 재혼 생활은 초혼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이혼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가정은 지킬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혼가정을 위한 목회적 돌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의 가정이 이혼으로 깨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교회는 목회적 돌봄 사역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이혼한 부모에 대한 목양적 가르침을 제공해야 한다.

부부가 이혼을 하면, 한쪽이 자녀를 맡아 양육하게 된다. 이때 이혼한 배우자 곧 친부나 친모를 만나지 못하게 하거나,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교회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당부해야 한다. 비록 이혼을 했지만 자녀에게 여전히 아버지와 어머니이다. 부부가 서로 맞지 않아서 이혼을 했지만, 자녀에게 소중한 부모라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또한 이혼하기 전 자녀에게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피치못한 선택이라는 점을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심리상담이나 소아청소년정신과와 같은 전문가와 치료의 자리를 마련해 주고, 자녀가 이혼을 통해서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혼 가정의 자녀는 남은 한부모 역시 자신을 떠나거나 버리지 않을까 걱정과 두려움을 느낀다. 비록 이혼을 했지만 자녀에게 꾸준히 정서적으로 지지를 해주고 “나는 너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질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다시 안정감을 찾게 된다.

이혼가정의 청소년을 위한 돌봄

둘째, 이혼 가정의 자녀에 대한 목회적 돌봄에 집중해야 한다.

우선 이혼 가정의 자녀라는 현실이 부끄러움과 상처로 자리잡지 않도록, 마음을 나누고 위로 받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필자가 사역하는 우리들교회는 이혼 경험이 있거나, 어릴 때 이혼가정에서 자란 성도들을 청소년부서 교사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누구보다 이혼가정 청소년들을 잘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를 갖고 있는 청소년이 교회에 와서 같은 고난을 경험한 선생님을 만나는 것을 큰 의미가 있다. 그 청소년은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하면서 공감을 받고, 울고 웃을 수 있다. 나아가 선생님에게 이혼가정의 청소년들에게 나타날 문제들을 미리 듣고 그에 대한 처방까지 제시받을 수 있다. 이런 교회의 청소년부서와 선생님들이 힘든 이혼가정 청소년들에게 도피성과 안식처가 되지 않겠는가!

불행히도 많은 교회들에서 이혼을 한 성도들은 달라진 시선과 수근거림으로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교회에 남아 있다고 해도 주변인으로서 겉도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상황을 접하면 정말 안타깝다. 물론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피치 못할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이혼을 했을 때, 교회 공동체는 이혼한 부모와 자녀들이 계속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덧붙여 따가운 시선과 수근거림 때문에 부모의 이혼을 숨기는 청소년들이 있다. 이런 모습도 건강하지 않은 것이다. 교회 공동체와 청소년부 사역자는 이런 청소년들에게 부모의 이혼을 자신의 환경과 구별시키도록 조언하고, 현실적인 대처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혼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실제 사역

마지막으로 세번째, 이혼가정의 청소년을 위해 교회와 청소년부서가 해야 할 돌봄 사역은 그들만을 위한 소그룹캠프를 개최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달에 반드시 1~2번씩 주말 놀토를 이용해서 1박2일로 이혼가정 청소년들과 캠프를 한다. 캠프는 15명 이하 소그룹으로 진행한다. 이 소그룹캠프 이름을 ‘빕스캠프’(VIPS camp)라고 정했다. 말 그대로 이 학생들을 VIP로 대접해 주는 캠프이다. 지난주에도 이혼가정의 청소년 자녀들과 빕스캠프를 떠났다. 1박2일 캠프에서 아이들은 가슴에 품고 있었던 이혼가정의 상처과 아픔과 슬픔을 나누며, 서로를 체휼하고 눈물을 흘리고 기도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들교회 청소년부서는 빕스캠프를 위해서 아예 풍경이 좋은 지역에 위치한 펜션과 장기계약을 맺었다. 청소년 사역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맛있는 음식이다. 캠프를 위해서 요리솜씨가 훌륭한 주방팀 선생님들이 고기와 음식을 싸와서 아이들을 대접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음이 열리면, 필자가 나눔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혼가정 자녀 그룹상담을 진행한다. 활동간사 선생님들의 조력을 받아 함께 숙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큐티로 말씀을 함께 나눈다. 큐티 시간에 격려와 권면, 처방을 하고, 역시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마무리를 하고 헤어진다.

빕스캠프의 프로그램은 단순하지만, 효과는 매우 크다. 우선 이혼가정 청소년은 교회와 선생님들이 나에게 관심을 갖고 돌봐준다는 자부심과 소속감을 느낀다. 또한 이혼가정의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다’는 생각이 바뀐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나보다 더 힘든 친구들도 있구나’라고 자기를 객관화하게 된다. 나아가 같은 상처와 고난을 가진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선생님과 담당 목회자의 지지와 공감을 받으면서 치유 효과를 얻게 된다.

이혼은 부모가 만들어 놓은 자녀들의 고난이다. 이혼가정이라는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교회 청소년부가 품어야 한다. 그들이 일탈과 방황으로 소중한 십대 시절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우리가 돌봐주어야 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